안녕하세요 서진쌤 그리고 내담자분들!!!

저는 서진쌤께 1월 초에 상담받았던 20대 중반 사회초년생입니다! 서진쌤한테 왜 크리스마스날 남자 안 만나고 상담신청했냐고 혼났....던 내담자라고 하면 기억하실까요?


키워드는 고프저신 / 1년 2개월 / 60% / 남자는 순한 캐릭터, 여자는 프레임만 높이고 남자를 괴롭히는 마약 같은 여자라고 하셨네요


재회가 되어서 배부른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그 때 생각하면 정말 제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워요. 왜 그렇게 호들갑 떨고 녹음파일 들어보면 차분한 서진쌤 목소리에 비해서 저는 정말 그냥 팔랑대기만 하는 게 너무 없어보이고 목소리는 왜 그렇게 울먹거리는건지

복수하고 싶다했더니 남자가 얼마나 사랑했는데 복수 타령이냐고 팩폭을 듣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별통보한 남친이 잘못한건데 왜 내가 생각을 바꿔야하지?? 왜 내가 상담 받아야하지?? 남자는 진짜 고집 세고 내 말도 안 들었는데?? 억울함도 있었어요. 심지어 친구로 지내자고 해놓고서 제가 자꾸 연락하니까 친구도 못하겠다고 말을 바꾸기까지 하던 나쁜놈이었는데ㅜㅜ

하지만 지금은 정말 서진쌤께 감사드립니다. 그런 반성의 시간이 없었다면 또 남친 연락 왔을 때 제 버릇 못 버리고 그냥 짜증내고 자존심만 부리고 이중모션에서 탈락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남자가 왜 순한 사람인지 사연을 같이 읽으면서 차근차근 설명해주셨는데, 자존심이 강한 저의 심리와 자존심이 강하지 않고 순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의 심리를 비교해서 설명해주시니까 혼난다는 생각에 억울해도 납득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ㅎㅎ

제가 워낙 남자를 제가 원하는대로 주도권을 꽉 잡고 이끌고 싶고, 남자가 나에게 내가 원하는 모습만을 보여주길 바라다보니 저의 높은 기준에 맞추지 못하는 남자친구가 고집이 세 보이는거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정말 뭔가 깨달음을 얻은 기분이었어요 ㅋㅋ 역시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서진쌤은 모자라지만 착한 친구니 똑똑하고 영리한 제가 너그럽게 대해주셔야 한다고 결론지어 주셨습니다ㅋㅋ


상담 끝나고 지침 문자를 보내고 1달 뒤에 전화가 한 번 왔었는데 못 받아서 어떡하나 패닉이 왔었는데 오히려 안 받은 게 잘 하신 거라고 하셨고, 또 오면 받아주면 된다고 하셔서 기다렸어요.

공백기가 끝난 뒤에 2차 지침을 언제 보내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제가 보내기로 결심한 전날 연락이 왔더라구요? (공백기의 중요성..) 전화 걸었더니 만나고 싶다고 해서 튕길까 하다가 그냥 만났고 만나서는 그냥 친구처럼 신나게 수다 떨고 놀았네요. 재회에 대한 얘기는 그냥 안 했어요. 왜냐면 쟤가 안 하면 저는 할 생각이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잘 놀고 집 가려는데 쿨하게 가는 저를 다시 부르더니 사실 그동안 많이 보고싶었고, 얼굴 보니까 너무 흔들리고 좋아했던 감정이 되살아나더라고 고백을 받았어요. 저한테 자존심 안 부려도 남자는 저를 매우 사랑한다고 말해주신 서진쌤이 생각나서 이제와서 왜 이러냐고 쏘아붙이려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맙다고, 생각해보고 말해주겠다고 했어요

하루도 못 참고 연락오는 남친을 보면서 왜이래? 생각도 했지만 그만큼 제가 그리웠다는거겠죠 그렇게 다시 만나고 지금 2주 정도 됐습니다


남친이 이쯤되면 화 내야하는데 왜 화 안 내냐고 눈치 볼 정도로 달라졌네요 예전 같으면 저 말에도 그래서 내가 뭐 화가 많다는거야? 니가 잘못해서 화가 나는건데 뭔 소리야? 발끈했을텐데 지금은 니가 평소에 잘 하니까 나도 화 낼 일이 잘 없네~ 하고 말았습니다.

저 진짜 많이 발전한 거 맞죠!?!? 한가지 죄송한 건 서진쌤 지침 덕분에 재회했는데 배은망덕하게 이제서야 후기를 남기는 점입니다ㅜㅜ 서진쌤이 지나가는 말로 보라색향기님 같은 내담자분들이 재회도 잘 되는데 후기는 제일 안 쓴다고 했던 말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이마저도 소름돋는 통찰력이었습니다. 서진쌤 당신은 대체.

그래도 이제라도 안부 메일도 드리고 후기 썼으니 너무 나쁘게 생각하진 말아주세요!!!


목소리도 좋고 말씀도 너무 조리있게 차분하게 잘 해주시고.. 결과적으로 저를 정신차리게 해주신 서진쌤께 온 마음을 담아 다시 한 번 감사 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