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프저신/ 갑질연애/ 후회하는 내담자입니다.

자존심이 지나치게 높으면 자존감이 낮다고 하죠. 저는 자존심과 자존감이 완전 극과 극인 사람입니다. 뒤는 생각도 안하는 것처럼 질러 놓고 사실 속으로는 후회하고 초조해하는 사람이죠. 남들에게는 상냥하고 쿨한 이미지로 어느 정도 포장되어 보여지는데 남자친구에게만 유독 이런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게 이별까지 왔고, 남자가 가차없이 떠나자 멘탈이 박살이 나 버렸습니다.

자책, 후회, 눈물로 무한히 반복되는 5개월째를 보내고 있네요. 하루도 그 남자를 잊은 적 없고 하루도 울지 않은 날이 없는데 어떻게 버텨왔는지 신기합니다. 그래도 친구들 만나고, 카톡 사진 올리고, 소개팅도 조금이지만 나가고 하면서 그런 날들을 보냈네요.

로맨스 소설에 후회하는 남주 캐릭터처럼 4개월 넘게 매일 후회한다고 하니 제가 얼마나 그 사람에게 모진말과 행동을 한 지 아시겠죠?

자책하면 안되는데도 뷸구하고 저는 쓰레기짓을 너무 많이 했고 남자는 잘못한게 하나도 없습니다. 나를 너무 많이 이해해주고 참고 지나간 게 잘못이라고 하면 잘못이겠네요.

이런 저에게 남자가 지침문자에 대한 답을 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미안하다는 마음을 가져야 했습니다.

속으로는 답장이 없으면 어쩌지? 그러면서도 막상 답장을 주면, 텀이 왜이렇게 길지? 왜 그냥 덕담이지? 라는 부정적인 생각만 계속 하였습니다.

물론 객관적으로 생각하여야 하기에, 부정적인 면도 무시할 수는 없으나 긍정적인 부분은 전혀 보지 못했어요.

제 이 감정적인 모습,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모습에 예나쌤께 애프터 메일로 어마무시하게 혼났습니다. 상담을 2번을 받고 애프터메일도 벌써 여러번인데 발전이 없는 거지요.

자기를 원망해도 저의 인생을 위해서 꼭 말을 해야겠다며 그런 마음 가짐으로는 앞으로의 연애는 물론 인생을 낙오자처럼 살 수밖에 없다는 피드백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지침에 대해 애프터메일을 받았습니다. 엄청 신경을 써주신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제가 한 행동과 현재 상황을 냉철하게 봐야 하는데 저는 감정에만 매몰되어 있었습니다. 자책, 비난, 우울 등등

재회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관계를 회복하기에는 단계가 필요하죠. 심지어 저같이 한쪽이 100퍼센트, 오랫동안 잘못한 경우는요.

저는 1차 지침에서 덕담을 받았고, 2차 지침에서도 덕담을 받았습니다. 선연락, 대화를 이어나가려는 의지는 전혀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요.

차근 차근 긍정적인 요소는 더 발전시키고 부정적인 요소는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를 생각해야하겠지요.

저는 지침미스도 했습니다. 친구나 지인에게 우울한 이야기를 풀다보면 같이 욕도해주고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지요. 거기서 끝내는 게 좋은데 대부분 주변 사람들은 끝났다. 망했다.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훈수를 많이 둡니다. 사실 상황이 진전된 게 없으니 그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렇 수 밖에 없지요. 결국 중심을 잡아야 하는 건 접니다. 한귀로 흘려들어야겠지요.

저는 2차 지침에 대한 덕담을 받고 무시를 해야하는데, 굳이 그사람의 답장에 대한 내용으로 한번 더 답장을 보내버렸어요. 프레임이 낮아졌겠죠.

주변지인이 한마디 정도는 더해봐라라고 하는 조언에 흔들려버렸습니다.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소망적 오류였겠죠. 3차 지침 전 공백기가 엄청 길어졌습니다.


예나쌤 정말 감사합니다. 방대한 양의 따끔한 조언으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저를 포기하지 않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침미스는 많은 후회가 되지만, 제가 많은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들은 훈계, 조언들은 전혀 후회가 되지 않습니다. 몇년이 지나고보면 내가 저렇게 많은 노력과 실패하는 과정을 거쳤지라고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다음 목표! 그 사람과 대화 이어나가기를 위해 내프 다지기 하면서 살아가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