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프저신 / 1차지침 완료 / 확률 90% 이상 / 1년 연애

남자친구와 헤어지자마자 상담을 신청해서 손수현 상담사님께 상담을 받은 루나틱입니다. 1차 지침을 보냈고, 현재 지침에 따라 가능성 제시까지 해 놓은 상태입니다. 프레임을 살짝 뿌린 신뢰감 지침을 보낸 후 상대는 저를 읽씹 + 차단했다가 가능성 제시 후 차단도 풀린 상태이나, 찔러 보는 등의 연락은 그 전에도 후에도 오지 않았습니다. 지침을 보낸 지는 2주가 조금 안 되었네요.

저는 (현재와는 다른 상대로) 19년 2월 첫 상담을 받은 내담자입니다. 3개월 단기연애로 사귄 사람과의 재회를 위해 신청했었고, 50% 확률을 받아 1차 지침을 진행하였으나 공백기 도중 객관적 가치와 프신이 모두 높은 현재의 대체자를 만나 이후의 지침을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워낙 글 읽는 것을 좋아하는 탓에 시간이 날 때마다 휴대폰으로 이론과 상담사님의 지침/칼럼, 후기 등을 꾸준히 읽어 왔었고 어느 정도 이론에 대한 이해는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모두가 그렇듯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이 사람은 다를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죠. 사실 이 사람은 뭔가 다르다고 생각했고 차별화된 가치를 느꼈기 때문에 그 사람과 연애를 시작하게 되는 거잖아요. 뭔가 우리 둘의 연애는 더 특별했던 것 같고, 이 사람은 이런 지침에 흔들리지 않을 것 같고.

그래서인지 머리로는 이론에 따라 좋은 시그널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따금씩 내프가 흔들리더라구요. 그래서 어제 손수현 상담사님께 1차 애프터를 썼습니다.

애프터를 적으면서도 서두에 이렇게 썼어요. '이론으로는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이렇게 애프터를 낭비하는 게 스스로 멍청이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혼자 생각하기보다는 상담사님의 판단이나 확신을 듣는 게 흔들거리는 내프 안정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피같은 애프터를 쓰게 되었습니다. 이론은 머리로 숙지하였으나 내재화가 되지 않아, 잡생각이 듭니다'.

사실 보내면서도 '이론 숙지가 덜 되어 있습니다' 하고 혼날 거라고 생각하고 보낸 메일인데, 서두부터 'XX님 안녕하세요 ^^ 오실 줄 알았습니다' 라고 쓰신 부분을 보고 울 뻔 했어요... 제 거친 내프와 불안한 멘탈과 그걸 지켜보는 손쌤 그건 아마도 전쟁같은 상담... 아마 상담 때 잡생각이 넘치는 제 상태를 이미 알고 계셨던 것 같아요.

상담 이후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적은 것들, 그리고 제가 궁금했거나 이론상으로는 알지만 상담사님 입으로 다시 한 번 확신을 받고 싶었던 부분들 하나하나에 대해 문단을 나눠서 엄청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셨고, 상황이 좋다고 판단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이론으로는 ~~일 거야. 하지만 아니면 어쩌지!!!' 하고 흔들리던 마음을 굳게 다잡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장 궁금했던 '상대가 흔들리고 먼저 연락이 올 지'에 대한 질문의 답도 받았기 때문에, 당분간 저는 마음을 여유롭게 가지고 후기방을 떠나 있을까 합니다.

매일 여기 와서 글을 읽고 다른 분들의 사연을 공부하는 게, 내프 안정에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제 일상이 '재회' 하나에 너무 매몰되는 듯한 느낌이 있었어요.

상담 때 들었던 대로 리바를 만들기 위해 소개팅도 여러 개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있지만, 이게 '좋은 사람을 만나고 내가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만남보다는 '재회까지의 공백기를 심심하지 않게 채우는' 용도가 되어 버려 누구를 만나더라도 이전 상대가 생각이 나고, 진심을 다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저도 내프가 흔들릴 때마다 여기서 글을 쓰며 멘탈을 다스리긴 했지만, 공백기가 적어도 반 이상 끝날 때까지는 잠시 여기를 떠나 있으려구요. 좋은 일이 생기면 다시 나누러 찾아뵙겠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그리고 상담사님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