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그리고 5월에 걸쳐 2번, 각각 다른 사람으로 썸붕 상담을 받았던 내담자입니다. 어제 마지막 남은 애프터 메일까지 다 소진하고 느낀 점과 바뀐 점에 대해 간단하게 남기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어요.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는 아트라상을 통해 배우고 느낀 게 많고 그게 제 연애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온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제가 가지게 될 변화에 비하면 비용은 1도 안 아까운 것 같아요 :)

상담을 통해 깨달은 점

1. 평정심

여러 이야기와 자잘한 지침을 들었지만,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 '평정심'인 듯합니다. 툭 치면 산산조각 나는 쿠크다스보다는 칼로 베어내도 베어지지 않는 물과 같은 멘탈이 되어야 합니다. 한 베스트 후기에서는 이러한 마음가짐을 '회복 탄력성'을 갖춘 마음이라고 표현하던데, 정말 정확한 비유인 듯합니다.

실전에서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이 있을 것 같습니다. 서로 존중하면서 예쁘게 만나는 게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여성 분과 만나다 보면 갈등이 생기거나 상대방이 저를 긁으려고 할 때가 있잖아요. 이때 보육원 교사가 귀여운 아이를 놀아준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하듯 하는 게 가장 좋은 듯합니다. 아이가 시비를 건다고 해서 진심으로 긁혀서 싸우는 보육원 교사는 없을 테니까요. 결국, 감정적으로 동요하고 상대방을 긁고 차단하고 sns 언팔하는 등, 모든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는 행위는 '상대가 나를 마음에 들어해서 그런 거다'라는 걸 깨닫고 나니,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평정심을 가지는 게 가능해지더라고요.

2. 안 되면 말고

과거 저는 항상 여자의 대쉬를 받아 연애를 시작했었습니다.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는 내프가 낮은 남자 특징이죠 ㅋㅋㅋㅋ 자존심이 강해서 상대방에게 먼저 잘 못 다가갔던 것 같아요. 하지만, 사람이 살다 보면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다가갔다가 까일 수도 있는 거고, 별 이유 없이, 혹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인해 저를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뛰어난 인재도 국민 10명이 있으면 5명한테는 미움을 받기 마련인데, 제가 뭐라고 모두에게 사랑을 받나요 ㅋㅋ

요즘 제가 속으로 가장 많이 하는 말입니다.

'안 되면 말고.'

어차피 제가 만들어나가는 사건들은 이 광활한 우주에서는 먼지만도 못하다고 상담사님이 말씀하시더라고요. 남자라면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연애도 그렇고, 인생사도 그렇죠. 저도 저희 아버지가 20대 때 어떤 사람을 만나왔고 누구한테 차였고 이런 건 1도 모릅니다. 제가 20대 때 하는 연애, 사랑, 실패와 실수 또한 3~40년, 더 먼 미래에는 아무도 기억조차 못할 겁니다. 상대에게 다가가기 두렵고 망설여진다면 이 마음가짐을 가지는 게 도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남녀가 서로 알아가는 과정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너는 내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할 만큼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기도 한 것 같아요. 당연히 프레임 싸움을 하고 서로 테스트도 하며 간을 봅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자아를 보호하려는 방어 기제가 올라올 때도 많죠.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있는 심리 기제지만, 이게 정도가 심해지면 아예 마음에 드는 사람한테 다가가지도, 표현하지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안 되면 말고'의 마음으로 무던하게 넘기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3. 신뢰감

아직 저에게 부족한 덕목인 것 같습니다 ㅠㅠ 최근 연락하던 분들과 어떻게 깨졌나 돌이켜 보면 상대방 여자 분 입장에서 조금은 가벼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너무 남자의 입장에서만 관계를 바라보고 생각했던 것 같네요. 다음 번에 누군가와 만날 때는 지금 우리가 하는 데이트를 장인 어른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해볼까 합니다. ㅎㅎ

4. 마무리

전보다는 메타 인지도,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는 능력도 성장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다음 번에 또 상담 받으러 올 땐 좀 더 성장해서 돌아올게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