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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저주- 내가 아는 것은 남도 안다.


​과거에 어떤 재수학원에는 '서울대 출신의 선생님'만 뽑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학원을 보면서 '서울대 출신 선생님'이라는 타이틀로 얻는 이득은 있겠지만, 결국엔 업계에서 1위는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지금 이것저것 검색을 해 본 결과, 역시나 1위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 압도적으로 전교 1등을 하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 친구에게 한 번은 뭔가를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정말 설명을 못 했습니다. 저의 수준을 고려하지 못하고, 자신의 수준으로 설명을 했기 때문입니다. 대학 시절에 저와 이 친구는 과외를 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그 친구는 구하는 것마다 안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저는 상대적으로 그 친구보다는 공부를 못 했지만, 과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공부를 완벽히 잘 해 온 사람들은 남을 가르치는 일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지식의 저주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지식의 저주란 '내가 아는 것을 상대방도 알 것이다'라고 편향적인 사고를 하게 되는 '저주'를 말합니다.


1. 종종 똑똑한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영어를 섞어서 사용합니다 (당연히 상대가 뜻을 알 것이라 가정하고).

2. 학계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 쓴 대중서적들은 인기가 없습니다. 그 사람의 이름값으로 책을 구매는 하지만 읽히지 않습니다. 자신 수준에서는 매우 매우 쉽게 썼지만, 대중 입장에선 너무너무 어렵게 느껴집니다. 

3. 나는 전문용어를 모르는데, 어떤 블로그 글을 보면 전문 용어들이 난무합니다.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4. 재회상담사들은 상담할 때, '프레임에 대한 개념 정도는 알 것이다'고 가정하고 상담을 해 버립니다. '아니 왜 이런 기본적인 것을 모르지?'라고 생각은 들게 됩니다. 자신이 내담자 시절 처음 이론을 접할 때, 당혹스러웠던 것들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지식의 저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재밌는 심리 실험이 하나 있습니다. 1990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 전공 대학원생이던 엘리자베스 뉴턴(ElizabethNewton)은 간단한 실험을 통해 ‘지식의 저주’를 보여주었습니다.


A라는 집단에게 매우 대중적인 노래를 들려줍니다(예를 들어, wish you a merry christmas). 이 노래를 박자에 맞춰 손바닥으로 칩니다. 이것을 반대편에 있는 사람에게 묻습니다. 내 손바닥 비트에 맞는 노래를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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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치는 비트를 상대방이 알 확률은?"이라고 물었을 때 대부분 50%는 된다고 이야기했지만, 실험 결과 상대방은 거의 맞추지 못하였습니다. 자신이 비트를 손바닥으로 칠 때는, 음악이 머릿속에 맴돌기 때문에 자신은 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상대방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게 됩니다. 친구를 만나게 되면, 이 퀴즈를 내 보세요. 맞추지 못할 겁니다. '내가 알기 때문에 상대방이 알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지식의 저주라 부릅니다.



배운 것을 바탕으로 이것저것 적용해 볼까요? 재회심리학, 혹은 재회상담이라는 분야에 이 주제를 접목시켜 보겠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재회컨설팅이라는 분야를 만들어내고 1위를 압도적으로 지켜내온 결과가 '이 차이'라고 보는 게 있습니다. 저는 몇 가지 부류로 나눕니다.


1. 지식의 저주에 걸린 상담사

2. 아예 지식 자체가 없고 대중성만 있음.

3. 지식은 있으나 지식의 저주에 걸리지 않으려 노력함.


1번은 이론적으로 아주 풍부합니다. 하지만 상담은 못 합니다. 마치 '학문적으로 아주 뛰어난 교수들이 대중책을 냈을 때 안 팔리는 결과'와 같다고 봅니다. 만약 한국 심리학에서 가장 뛰어나고 똑똑한 사람이 재회상담을 하면 잘 할까요? 저는 저희보다는 잘 할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아트라상보다 학문적인 지식, 지능은 훨씬 뛰어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저주 때문에, 대중성 있는 글을 쓸 수가 없다 보니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가 없고, 내담자는 이해하지 못할 확률이 큽니다.


이건 처음 밝히는 건데, 생각난 김에 재밌는 얘기를 해 드릴게요. 아트라상이 재회상담의 선구자라는 식으로 항상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2010년 처음 이 분야를 만들 때, 사실 아예 경쟁자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재회상담이라 하기는 뭐하지만, 비슷한 곳이 딱 하나 있었습니다. '서울대 심리학 석박사 출신의 상담사 10명이 연애상담을 해 드립니다!'라는 슬로건이었습니다. 각자 학위와 얼굴을 사이트 첫 화면에 공개하고 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분들이었습니다.



반대로 저의 사이트는 그 당시 어떠한 정보도 없고 사기 사이트 같았습니다(관련 후기 링크).



'유료상담의 가치를 모르시는 분들, 상담을 위해서 몇 만원 쓰기 아까운 분들은 이 사이트에서 조용히 나가주시면 됩니다'라는 말도 안되는 문구와 칼럼과 후기 몇 개를 가지고 대성공을 거두고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모든 새로운 경쟁 업체들이 저희 문구와 디자인을 따라하기 시작합니다. 둘의 대결은 어떻게 됐을까요? 지금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2011년 사라집니다.



2번 '아예 지식 자체가 없고 대중성만 있음' 부류는 연애 칼럼으로 꾸준히 오래 써 온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이론적이거나 학문적인 느낌은 전혀 없지만, 대중적인 글을 씁니다. 바닐라 xxx, 무한의 xxxx와 같은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은 오로지 대중성만 있기 때문에 전문성이 없습니다(주관적 견해). 작가 중에는 '이지성'씨와 같은 부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분들을 비하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대중성있게 아주 성공한 분들이기 때문에 존경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정말 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지식은 있으나 저주에 걸리지 않으려 노력함' 어떻게 보면 이도 저도 아닌 부류입니다. 학문적인 척은 하는데, 엄청 학문적인 것도 아닙니다. 대중성 있게 글은 쓰는데 또 엄청 쉬운 글은 아니고 뭐 그런 곳입니다. 바로 아트라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상담사는 너무 이론에 매몰되어 살아가서는 안됩니다. 대중성도 있고, 처음 이론을 접하는 사람에게 아주 쉽게 설명도 해야 합니다. 자신이 많은 이론, 재회 경험이 있다고 해서 내담자에게 '이정도 이론은 알겠지'라고 생각해선 안됩니다. 항상 이런 오류를 재회상담사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오늘은 지식의 저주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 개념은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친구들과 대화할 때 '나는 이거 아는데 얘는 왜 이것도 모르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해야 합니다. '아 저주에 걸렸구나'라고 생각하세요.


2. 만약 글을 쓰게 된다면, 쉽게 써야 합니다. '중학생이 이 글을 읽을 때 이해가 갈까?'라고 생각하면서 써야 합니다. 전문 용어들은 최대한 배제하는 글을 써야 합니다.


3. 자신의 남자친구, 여자친구를 대할 때도 좀 더 친절해 지세요. 자신이 아는 것이 많다고 해서, 상대방도 꼭 내 지식들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친구는 내가 모르는 자신만의 분야를 훨씬 더 잘 알 수도 있는 것입니다.'너 왜 이것도 몰라?'라는 식의 태도는 상대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고, 이별을 유발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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