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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낮은 연애, 왜 나는 이 사람과 헤어지지 못할까? (1)
아트라상
2025. 10. 21
이강희 상담사입니다. 오늘은 한번쯤은 칼럼으로 꼭 풀어내고 싶었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번 칼럼은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처음 아트라상을 찾으신 분이라면 다른 칼럼을 먼저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15년간 10만 건이 넘는 사연 그리고, 51,265명 이상의 내담자 분들을 상담하며 발견한 것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많은 분들이 비슷한 패턴을 반복합니다.
"왜 맨날 같은 놈한테 끌리고 똑같이 당할까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맨날 똑같아요."
"이쯤되면 제가 제 팔자를 꼬는 것 같아요."
파괴적인 관계란 무엇일까요? 저와 친한 내담자분들 중에는, 이런 잔소리를 들은 분들도 있을 겁니다. 아니, 솔직히 많을겁니다 ^^;
"파괴적인 관계에 중독되지 마세요"
단어가 살벌하죠? 파괴적인 관계란 다양하게 정의됩니다.

1. 막말하고 소리 지르고
2. 물건을 집어던지는
3. 이혼숙려캠프에 나올만한 막장 상황들도 포함되지만,
4. 저는 조금 더 넓게 정의합니다.
나 자신이 작아지다 못해 초라해지는 연애.
상대방의 무례함을 참고 또 참아야하는 연애.
매일 불안하기만 한 연애 등등.
내 마음이 가시밭길이 되는 모든 연애,
주변에서 말리는 모든 자존감 낮은 연애를 저는 '파괴적인 관계'라 칭합니다.
상담사님,
전 근데 왜 이런
막장인 사람을 놓을 수 없을까요? ㅜㅜ
이런 질문을 하루에도 수도 없이 받습니다. 사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는 바로 파괴적인 관계에 중독되었기 때문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나의 내적프레임을 상대방에게 맡긴 결과인 것입니다.
내적프레임이 막장으로 흔들리는 과정
상대방이 내게 무례하게 굴거나 막장 행동을 합니다. 이 때 내 마음이 바로 서 있지 않으면, 우리의 뇌는 이렇게 착각합니다.
"이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 대한다는 건,
이 사람이 나보다 가치가 높다는 뜻인가?"
해석이 과하다고요? 인간의 본능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상대방에게 받은 스트레스, 원망, 분노는 '생각 투자'가 됩니다. 이 생각 투자는 상대방을 점점 고프레임으로 만들어갑니다. 밉지만 놓을 수 없습니다. 화나지만 다른 사람을 생각하면 눈이 돌아갈 것 같습니다. 상대는 내게 그렇게 고프레임 저신뢰감이 되었습니다.
악순환의 시작, 보상 심리
우리는 억울해집니다. 내가 이렇게 감정을 투자하는데 상대방에게선 충분한 애정과 보상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느껴지니까요. 그렇게 보상 심리가 생깁니다.
유명한 실험이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이 쥐 두 마리를 준비했습니다. A 쥐에게는 레버를 누를 때마다 항상 먹이를 줬습니다. B 쥐에게는 가끔씩만 먹이를 줬습니다. 어떤 쥐가 더 먹이에 더 집착했을까요?

예상대로 B입니다. '가끔씩만' 받는 쥐가 미친 듯이 레버를 누릅니다. 다음엔 먹이가 나올까? 그 다음은? 끊임없이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이게 바로 도박꾼이 슬롯머신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파괴적인 관계를, 자존감 낮은 연애를 끊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상대방이 가끔씩만 잘해줄 때, 당신의 뇌는 B 쥐처럼 됩니다. '다음엔 사랑받을 수 있을까?' 기대하며 집착하게 되는 거죠. 상대방의 마음을 확인받아야만 '보상'을 받게 되는 시스템이 생깁니다. 그리고 나의 내적프레임은 상대방에게 완전히 종속됩니다.
상대방이 내게 표현하면 = 나는 가치 있는 사람
상대방이 내게 표현하지 않으면 = 나는 가치 없는 사람
상대방에게서 애정을 받고, 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내 가치를 결정하게 만들게 됩니다.

악순환의 2가지 형태
파괴적인 관계에는 두 가지의 악순환 형태가 있습니다.
첫 번째, 상대방을 갈구하는 경우. 떠보기, 화내기, 홧김에 이별 통보, 울기 등이 있겠죠. 하지만 이 모든 행동은 '나를 더 사랑해달라'는 외침일 뿐입니다. 결국 내가 보이는 모든 감정적인 모습이, 상대에게 사랑받기 위함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됩니다. 상대방은 우리를 더 낮잡아보게 됩니다. 프레임과 신뢰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나는 점점 더 사랑을 갈구하게 되고, 상대는 더 마음이 식어가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두 번째, 내담자가 상대방을 공격하는 경우. 상대방이 1을 줘도 나는 10을 바랍니다. 10을 받아도 20을 바랍니다. 20을 받아도 계속 갈증이 납니다. 이 또한 상대방의 애정에, 이 관계에 내 가치를 뒀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실은 내 마음의 항아리에 구멍이 난 것인데, 상대에게 '넌 날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 '날 사랑한다면 ~~해야 한다' 라며 윽박을 지르게 되죠.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으로 계속 사랑을 갈구하며 채찍을 때리고, 상대방은 지쳐갑니다. 그렇게 이별 후 나는 '사랑받지 못했다' 라는 착각에 오랫동안 괴로워하게 됩니다.
그럼 이 파괴적인 관계, 자존감 낮은 연애 중독의 끝은 어떻게 될까요?
이어지는 2편에서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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