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칼럼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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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침 때문에 상대가 나를 포기할거라는 생각
아트라상
2026. 10. 12
하서영입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이런 질문들을 받습니다.
'프레임을 높이는 것은 알겠어요. 근데 유일하게 남아있는 끈을 제가 끊어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상대가 자존심이 상해서 마음이 편해지고 저를 잊으면 어떡하죠?'
질문을 하는 내담자들이 있습니다.
오늘 칼럼을 쓰는 이유가 있겠지요? 답은 뻔하지만 '그럴 일은 없다. 확률상 매우 희박하다' 입니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익숙하실 예시를 하나 가져와 봤습니다.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아래에 짤막한 퀴즈가 있으니, 스스로 심리학에 자신이 있거나 이론을 파고드는 타입이라면 풀어보면 좋습니다.
한 여우가 있습니다. 여우는 우연히 포도를 발견합니다. 포도는 높은 덩굴 끝에 매달려 있어 먹기가 힘든 높이에 있습니다. 여우는 포도를 먹기 위해 뛰어 오릅니다. 발을 뻗지만 닿지 않습니다. 계속 포도를 따기 위해 도움닫기를 하지만 포도는 발에 여전히 닿지 않습니다. 여우는 몇 번이고 시도했지만 결국 포도를 따는 것에 실패합니다.
여우는 결국 포기하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차피 시어서 못 먹을 거야'
여기서 퀴즈입니다.
여우는 정말 포도가 먹기 싫어진걸까요?

사실 여우는 포도가 계속 먹고 싶었을 겁니다. 하지만 발이 닿지 않으니 '저 포도는 어짜피 신 포도였어. 안 먹어도 괜찮아' 하고 자존심을 부립니다.
프레임 이론을 빗대어 설명해보겠습니다. 포도는 여우에게 고프레임의 존재입니다. 먹고 싶고 계속 생각나고 간절하지만 현실적으로 발이 닿지 않아 먹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지침을 쓰기 전, 매달리거나 저자세를 크게 보이고 온 상태라면 상대방은 내담자의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상대방은 내담자를 간절하게 생각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만약 과하게 프레임을 낮췄다면 좀 비유가 그렇지만, 여우에게는 '흙' 같은 존재라 생각하면 됩니다.

지침을 써서 프레임을 높이는 것은, 내담자를 일단 '먹고 싶지만 발이 닿지 않는 포도' 로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갑자기 프레임이 높아지고, 나보다 내담자의 가치가 나보다 높아보이기 시작합니다. 닿지 않는 곳에 있는 포도처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한순간 생긴 이 괴리감을 풀기 위해, 뇌에서는 '어차피 저 포도는 시어서 먹지 못하는 포도일거야!' 라는 '신포도 회로'가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 내담자의 지침을 무시함
- sns에 잘사는 모습을 보여줌
- 지침을 보고 마음이 정리되었다고 말함
- 일시적으로 다른 매력이 없는 이성을 만들어버림
- 덕담을 하면서 놓아주는 연락을 함
하지만 상대의 이런 행동은 '신포도군. 나도 원래 먹기 싫었어' 생각하는 여우처럼 합리화일 뿐입니다. 애초에 흙이었을 땐? 여우는 관심 자체가 없기 때문에 흙에 대한 생각을 이어가는 일조차 별로 없습니다. 위와 같은 반응이 나온다면 '아, 내가 포도가 되었구나' 하고 웃어야 합니다.
내담자의 말대로 누군가가 프레임을 높여 포기가 된다면, 사실 단호하게 내담자의 매달림을 거절하고 선을 그은 상대방을 우리는 잊었어야 합니다. 가능성이 없어보이니까 '어쩔 수 없이' 잠시 포기하는 상태가 되는 것과, 마음이 없는 것은 다릅니다.
재회에서 중요한 것은 일단 '먹고싶은 포도' , '계속 생각나는 고프레임 사람' 이 되는 것입니다. 일단 발이 닿건 말건 생각나게 만들어야 합니다.

P.S.
만약 덩쿨이 부러졌습니다. 포도가 발에 닿는 거리가 된다면 여우는 어떻게 행동할까요?
고프레임이 된 상태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정답을 아시는 분은 댓글로 ^^
(아트라상 내담자라면 다 이 정도는 아시겠죠?)
https://blog.naver.com/wishia/220798216937
https://blog.naver.com/wishia/220795446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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