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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에게 실망을 주는 이유
아트라상
2026. 10. 12
내담자에게 어떻게 실망을 줄 것인가?
어떻게 신적인 환상을 주는가?
이전 재회상담 창립자 시절에는 신비주의가 강했다. 내담자들은 항상 나에 대해 궁금해 했다. 교수같은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다. 후기에선 '교주님 교주님'이라고 놀리는 분들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번 블로그 개설을 하면서, 평범함을 보여주려고 애썼다.
요즘은 일부러 종종 '이건 막장 글인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블로그 글을 남긴다.
(막장이라는 단어 선정 자체도 상담사에 대한 환상을 깨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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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내 글들을 보다 보면, '좀 실망스럽다' '환상이 깨진다'는 느낌을 종종 받을 수 있는데 왜 그럴까? 6년간 잘 하던 인간인데 갑자기 왜..?
(물론 기존 내담자는 내가 무슨 행동을 하더라도, 실망하지 않을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막 하는 것도 있다)
어떻게 보면 나는 '가치를 지키는 것'에 전문가다. 내담자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유지하기 위해 6년간 그 생각만 하고 살았다.
내가 어떤 글을 썼을때 가치가 깎여 나가고, 신뢰가 깎여나가는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가치를 지켜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런 글을 쓰지 않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과거에 신비주의적인 이미지가 매우 강했던 비결은 뭘까? 칼럼을 쓸 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쓴다. 그다음 절대 소통하지 않는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환상은 쌓인다.
이 경우, 내담자들은 상담사에 대해 장점만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후기에서 칭찬 일색만 보이니 더 신뢰하게 된다. 단점을 보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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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6년에는 다르다.
중간중간 초딩같은 문구(막장, 쓰레기), 감정을 드러내는 부분, 화내는 부분 등이 담겨있다.
이 경우, 인간적으로 느껴지게 되고 '환상'의 이미지는 사라진다. 친밀감은 갖게 되지만, 상담사로서의 절대적 가치는 떨어진다.
왜 나는 알면서도 블로그에서 실망스러운 행동들, 감정을 드러내는가?
간단하다. 이렇게 말하기는 뭐하지만, '걸러내기'의 일종이다.
(이런 용어를 원래는 쓰지 않았을 것이다. 뭔가 그럴듯한 멋있는 단어로 포장했을텐데, 주제에 맞게 과감히 쓰겠다)
과거에는 내담자들에게 '상담사에 대한 환상'을 주는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겼다. 그래야 내담자는 상담사의 권위를 느끼게 되고, 지침을 확실히 따라간다. 그래서 환상을 주려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환상이 필요없을 정도로 실력적으로 자신이 있다. 거기에 내담자는 너무나 넘쳐난다. 계속 상담이 밀리고 있다.
여기서 내담자를 효율적으로 걸러낸다면, 내담자를 좀 더 확실히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100명의 내담자가 왔다고 가정 해 보자.
1. 여기서 50명은 절대적으로 칼럼과 이론을 신뢰한다.
2. 30명은 애매하지만, 그래도 여기가 최고인거 같으니 적당히 신뢰한다.
3. 10명은 '남녀관계에 이론이 어딨어. 그냥 진심이면 최고야'라고 생각하며 떠나간다.
여기서 30명의 애매한 내담자들은 지침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내담자가 시간, 돈낭비를 할 바에는 사실 상담을 하지 않는게 낫다.
이 애매한 30명이 어차피 지침도 안지키고 상황을 망칠거라면, 신뢰를 갖는 60명을 상담하는게 좀 더 효율적이다.
상담이 계속 밀려버리는 상황에서, 내담자를 확실히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확실히 상담을 잘 받을 수 있는 사람'만 남겨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두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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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방법- 상담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기-
프레임 이론을 이해하려면, 사실 어느정도 머리는 필요하다. 그런데 상담절차를 살짝 어렵게 만들면, 생각하기 싫어하는 내담자들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포기해 버린다.
글 읽기가 귀찮고, 생각하기 귀찮아 하는 내담자들은 상담을 포기하게 된다. 상담절차가 번거롭다며 포기하는 내담자라면, 사실 이론을 줘도 읽지 않는다.
그러면 당연히 지침도 이해가 가지 않으며, 지침은 망치고, 상담사에게 따진다.
상담사는 열심히 분석하고 생각한 지침들이 무효화 되면서 기력이 빠진다. 재회상담을 해도 발전 가능성이 없다. 상담사를 신뢰하면 말 하나하나를 따르게 되는데, 신뢰하지 못하니 듣지도 않는다.
결국 내담자가 금전적 시간적으로 손해만 본다. 상담사도 시간을 뺐기고, 보람이 없다. 결국 둘다 손해가 된다.
이럴 바에는, 걸러내기를 통해 서로의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인다. 뿐만 아니라 '다른 상담을 잘 받을 수 있는 내담자'에게 기회를 주면서 결국 3명 모두가 손해를 보지 않는 상황을 만든다.
두번째 방법- 실망을 주는 글 쓰기
완전히 실망스러운 글을 쓰지는 않지만, 중간중간 환상을 깰만한 부분을 넣는다.
상담사도 완벽하지 않다는 부분이라던가, 수준 낮은 단어들(막장), 드립, 막장 상담사 비판 등을 첨가한다.
가장 깔끔한 방법은 위에 것들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다. 아예 언급 자체를 안하는게 최고의 선택이다. 어차피 내 실력은 칼럼에서 모두 나오는데, 무리수를 두면서 이상한 글들을 올릴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저런 이상한 행동들을 함으로써 몇몇 내담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준다. 이 경우, 이론이나 칼럼, 후기에 대한 절대적인 이해가 없던 사람은 나가 떨어진다.
나에 대한 신뢰가 있는 내담자는 이렇게 적어도 생각한다.
'저렇게 하는건 상담사의 무슨 의도가 있겠지. 칼럼들 보니까 그렇게 생각 없지 않던데'
'인간적으로 덜떨어졌다 하더라도, 재회상담 실력 자체는 칼럼 보니까 최고긴 하던데 따라가 보자'
상담사가 가치를 깎였음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갖는 내담자를 우리는 원한다. 이 내담자들은 상담사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이론을 숙지하고, 지침을 잘 따르려 노력한다.
여자들이 연애하다가 일부러 실망스러운 행동을 하거나, 막장 행동, 이별통보를 하는 것도 '걸러내기'의 일종이다.
위 행동을 통해, 여자들은 '남자의 헌신도'를 측정한다. 자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실망을 주더라도 떠나갈지 안떠나갈지 테스트를 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전략이다.
끝으로-
'걸러내기???? 이런 건방진 상담사놈... 내담자를 다 도울 생각은 안하고 이런 비인간적인 생각을 하다니!!!'
'너무 머리를 굴러시는거 아닌가요...진정성이 없어보이네용'
'자기포장 쩌네욧!! 결국 상담 쉽게 하려는거잖아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면 다행이다. 잘 가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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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사실 걸러내기를 하면서 상담사로서의 윤리성?부분에서 딜레마가 생겼다.
머리가 부족하다고 해서, 진상을 부릴 것 같은 내담자들을 미리 걸러내는게 내가 맞는 것인가? 마음에선 그러면 안된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효율성을 따져 기다리는 내담자를 위해선 또 걸러내기를 해야 한다.
이 글은 걸러내기에 관한 글이었지만,
사실 ... '걸러지지 마세요!'라는 걸 내포한 글이다.
결국 걸러지게 된다면 오주원의 아류사이트/사기사이트에 가서 망하는 지침을 받게 된다. 그 생각을 하면 내 걸러내기는 양심적으로 문제가 있다.
아마 몇몇 분들은 최근 글에서 저에게 실망했던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을 보면서 저의 '가치'가 어느정도 회복되었을 것이다.
'나는 내 문제가 무엇인지 스스로 인식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만으로도 내 신뢰도는 높아진다.
나는 용어를 붙이길 '인식하며 말하기'라고 한다. '나는 내 잘못을 인식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만으로도 신뢰감은 회복된다. 재회 때나, 상담때도 자주 사용하는 스킬 중에 하나다.
'알고서도 하는 행동'이라면 내담자는 상담사에게 어떤 깊은 의도가 있다고 해석하게 되면서, 실망했던 것이 어느정도 사라지게 된다.
걸러내기와, 양심 그 두가지 속에서 고민하다가 생각이 흐르는대로 끄적여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