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잊고 살았네요ㅎㅎ 오랜만에 들어왔다 후기 남기고 갑니다!

저는 2살 연상 남친과 결혼 준비하다가 파혼이었어서 정말... 진짜 죽고 싶었었어요ㅎㅎ

신혼집 계약금도 날리고 예식장도 취소하고 부모님한테는 얼굴 들기도 민망하고.
제일 힘든건 7년이라는 시간이 그냥 사라진 기분?
20대 중반부터는 정말 모든 추억에 다 그 사람이 함께했었거든요..

헤어진 이유는 뭐 복잡한데...
결혼 준비하면서 서로 예민진 것도 있고 저는 왜 프로포즈도 제대로 안하냐고 따졌고 남친은 로맨틱한 것까지 신경쓸 여유가 없다고. 마지막에는 너랑은 못살겠다 이 말 듣고 저도 열받아서 반지 던지고 나왔어요.

한 달 동안 폐인처럼 살다가 아트라상을 알게됐어요. 솔직히 처음엔 상담 받을까 말까 고민 많이했는데 뭐라도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음성상담 받았는데 김도윤 상담사님이 되게 담담하게 분석해주시는거예요. 우리가 왜 헤어졌는지, 지금 남친 심리가 어떤지. 신기한게 제가 못봤던 부분들을 짚어주시더라구요.

선생님 말씀은 모두 맞는 말이긴 한데 그때는 인정하기 싫었어요. 팩폭 ㅜㅜ


상담 끝나자 마자 지침 보냈어요. 상담사님이 짜준 내용인데... 아 이거 말하면 안되는구나. 암튼 감정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었어요. 그냥 되게 사무적이고 담담한? 근데 마지막에 뭔가 여운을 남기는 그런 문자였어요.

답장 안왔어요. 근데 상담사님이 원래 답장 안올거라고 미리 말해주셔서 덜 힘들었어요.

공백기 5주 주셨는데 3주차에 남친이 먼저 연락왔어요. 근데 여기서 제가 실수를... 바로 답장해버렸어요. 약간 구질구질하게


두번째 상담 받을 때 상담사님한테 혼났어요 ㅠㅠ 공백기 깨먹었다고. 그래도 다시 전략 짜주셨는데, 이번엔 아예 다른 방법이었어요.

남친이 좋아하는 야구 시즌 시작하니까 거기에 맞춰서 뭔가 하는 아이디어였어요. 전 야구 1도 모르는데... 그래서 공부했어요 진짜. 선발투수 이름도 외우고.

야구장 가서 인스타 스토리 올렸더니 바로 연락왔어요. 너가 야구?
그냥 회사 사람들이랑 왔어. 생각보다 재밌네
이렇게 몇 번 주고받다가 같이 볼래? 이러더라구요.


5개월만에 드디어 야구장에서 만났는데 어색하면서도 편했어요. 맥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남친이 그러더라구요.

사실 결혼 준비하면서 너무 겁났어. 내가 너한테 좋은 남편이 될 수 있을까. 돈도 그렇고... 너희 집이랑 우리 집이랑 너무 차이나잖아.

처음 듣는 속마음이었어요. 7년 사귀면서 한번도 이런 얘기 안했거든요.


지금은 다시 만난지 6개월 됐는데, 예전이랑은 확실히 달라요. 서로 더 솔직해졌다고 해야하나. 결혼 얘기는 아직 안꺼냈어요. 그냥 지금처럼 천천히 가려구요.

아 그리고 상담사님이 마지막에 해주신 말이 아직도 기억나요.

건강한 관계가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럼 실제로 재회도 더 잘된다.

진짜 그 말이 맞는것 같아요. 예전엔 그냥 만나기만 하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지금은 관계 자체를 다시 배워가는 기분이에요.

제 인생 최대 위기에서.. 상담사님과 상담한 건 정말 최고의 행운이었다고 생각해요.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