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안녕하세요. 그다지 밝은 이야기를 전해드리지 못해서 먼저 사과드리고 싶어요.

내돈 내고 내가 상담받는데 왜 죄송하냐고 하실 분들도 있을테지만 서영쌤과 주고 받은 상담내용은 단순한 연애 상담이 아닌 남은 인생을 다시 설계할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그 가치에 못 미치는 저의 태도와 결정들에 서영쌤이 속상하실 것을 알아서 죄송한 마음이 커요.

두번째 메일에서도 강하게 지적하여 주시고 타일러 주시고 설득하여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메일의 한 문장 한 문장에서 서영쌤의 애정과 걱정이 느껴져서 읽는 내내 울었습니다. 살면서 누가 이런 지적을 해주고 나를 아껴줄까 싶은 마음에 눈물이 나더라구요. 감사해요 선생님 ㅜㅜ

저의 연애 패턴에 돌이키기 어려운 굴레가 있었는데 저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요. 이런 방식으로 연애하다보면 결국 시궁창으로 빠지고 말거라는거 느껴졌어요. 너무 슬프게도 저는 그런 습관이 이미 베어서 익숙하고 편했어요.

그런 가정에서 자란 탓도 있을거에요. 이런 남자 만날거면 평생 혼자 사는게 나을거라는 말씀이 맞아요. 그 사람이랑 같이 지내는 동안 저는 연민만 느끼고 행복은 별로 못 느꼈어요. 근데 이 모습이 우리 엄마가 우리 아빠에게 보이는 모습이랑 너무 닮아서 그렇게 좌절감을 들게 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점을 쌤이 너무 정확하게 짚어주셨어요

글과 한시간 음성상담으로 이렇게까지 통찰하시다니 역시 대단하세요ㅎㅎ

쌤 제가 엄마와 같은 모습으로 나이 먹지 않으려면 슬프지만 지금 이 시간을 견뎌내야겠죠. 애정결핍에 피해의식까지 갖고있던 그 사람 옆에서 계속해서 헌신하다 지쳐서 도망갔던건데 겨우 도망쳐놓고 왜 다시 되돌리고 하고 싶은지 저도 모르겠어요. 아마 2차 지침은 사용하지 못할거에요 그건 저를 또 구렁텅이로 들어가라고 하는 짓이잖아요.

에프터 메일 마지막에 해주셨던 말씀 정말 깊이 새기면서 잠시 연애 휴식기를 가질게요. 쌤께서 조심스럽게 다듬어서 말씀하셨지만 제가 정말 쌤 지인이었다면 아마 팩폭에 맞아서 병원 실려갔을거에요ㅋㅋ

서영쌤 정말 너무너무너무 감사해요 제가 평생 혼자 살아도 재회하는것보다 행복할거에요. 이걸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