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귀던 남자친구와 일주일전 대판 싸우고 바로 상담을 신청한 뒤 오늘 손수현쌤 상담을 기다리고 있는 내담자입니다. 저의 경우엔 남자친구와 조금 갈등이 있었을 때 얘의 심리는 대체 뭘까 해서 손쌤께 상담을 받은 적이 있어요.

당시 손쌤은 큰 문제 아니고 남자친구는 저와 헤어질 생각이 있지 않다. 다만 제가 초고프저신이라 남자친구를 감정적으로 학대했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뿐이며 신뢰감 카운터 한 방이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거다 해 주셨어요.

상담을 받고 마음을 놓고 정말 자연스럽게 잘 화해해서 6개월을 더 사귀었습니다. 당시 상담이 유지 상담이기도 하고 큰 문제 없는 상황이었다고 하셨기 때문인지, 저는 이 상담파일을 다시 들어보지는 않고 ㅠㅜ 사귀다가 이번에 헤어짐을 통보받게 되었습니다.

상담글을 구구절절하게, 얘는 왜 예전엔 안 이랬는데 저한테 이렇게 틱틱댈까요 전 저프인가 봐요 하면서 글을 쓰고 나서 상담을 기다리다 예전 상담 생각이 났어요. 자기 전 예전 상담 내용을 한번 쭉 들어 보았는데... 세상에...

그때 상담 시점이 세상 착하고 다 맞춰주던 남자친구가 저한테 서운하다고 자기 존중좀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화를 내기 시작한 그 분기점이었더라구요. 당시에도 손쌤은 남자가 절 너무 좋아하고, 힘들어서 이러는 거다. 자존심 발동할 때 칭찬해주면 된다고 얘기해 주셨었는데 전 그걸 잊고 상대가 틱틱대면 저도 같이 화내는... 행동을 하고 있었더라구요.

또 지금 남자친구는 헤어질 생각 없지만 이런 상황이 6개월 1년 지속되면 신뢰감 하락으로 남자친구가 이별을 얘기할 수도 있다고 하셨던 부분이 있는데 정말 그 상담 이후로 6개월, 사귄 지 1년 되는 달에 헤어졌구요...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서 상담을 복습하지 않아 벌을 받은 것 같으면서도, 1년동안 남자친구가 많이 힘들었겠구나 내가 얘가 나를 좋아하는 마음을 이용해서 학대를 했구나 생각이 들면서 너무 미안해지고 후폭풍이 더 왔어요...

헤어짐을 얘기한 건 처음이지만 싸웠을 때도 그냥 며칠 있다 뜬금없이 전화해서 보자고 하면 잘 나왔던 남자친구라 지금도 그냥 연락해서 보자고, 미안하다고 하면 나올 것 같은 생각이 있는데 이건 제 소망적 사고겠죠? 헤헤... 힘든 일주일 기다려서 오늘 손쌤이랑 상담하는데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너무 힘드네요. 어제 소개팅도 했는데 누가 봐도 조건 좋은 사람이 저한테 막 더 만나보고 싶다고 하고 굽히고 들어오는데도 내가 뭐 하고 있나 현타만 오고... 작년 3월 초 소개팅으로 걔를 처음 만나러 갔던 그 곳에 다른 사람과 소개팅을 하기 위해 작년과 같은 향수를 뿌리고 있는 제 모습이 참 블랙코미디 같았어요.

마음을 다잡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 쓴 예전 상담 후기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 모두 힘내시고 잘 되기를 빌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예전 상담내용 꼭 복습하세요. 전 전화하면서 필기도 했기 때문에 내용 다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스쳐지나간 말들 중에 제가 놓친 부분이 많더라구요 헤헤. 아무튼 손쌤 이번에도 정말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