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손수현 상담사님한테 두 번 상담받고 재회했었고 다시 헤어져서 최근에 한 번 더 상담을 받았습니다.

상담 결과, 저는 전형적인 고프저신이지만 헤어지고 나서 역대급 막장짓을 하면서 (상담사님 표현) 신뢰감은 물론이고 프레임까지 많이 날린 상황이었어요.
여기서 저만큼 막나간 사람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헤어진 이후 매달리는 거 포함해서 칼럼에서 하지 말라는 건 제가 다 해놨거든요.

저는 내적프레임이 낮고 자존심발동이 너무 잦아서 상대방을 엄청 공격하면서 신뢰감 관리가 정말 안 되는 스타일로, 신뢰감 관리 수준이 내담자들 중 거의 꼴찌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강박증도 있는 편이라고 하셨습니다. 약 먹으라고 하셨어요. ㅋㅋ

그래서 원래 같았으면 10~20%의 확률인데, 제가 상대방보다 객관적가치가 높다는 이유로 50%의 확률을 받았습니다. 제가 프신관리가 막장인 것에 비해 상대방의 반응이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셨어요.

지침은 카톡 프로필 사진 지침이랑 문자지침 1,2차 받았고, 1차 지침은 프레임도 높이고 제가 한 행동에 대한 합리화를 하면서 떨어진 신뢰감도 약간 회복시켜주는 지침이었어요. 그리고 헤어지고 나서 진상을 너무 부려놔서 ㅜㅜ 프레임이 회복될 시간이 많이 필요해서 그런지 공백기는 최소 세 달이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상담을 끝내고 1차지침을 보내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는 너무 신뢰감이 바닥이라 그런지 카톡 프로필만 바꿔놓고 가만히 있기만 했는데도 먼저 연락이 오더라구요 ㅋㅋ 잡는 내용은 아니었고 잘 지내라는 장문의 메세지였어요.
바로 애프터메일을 보내서 수정된 지침을 받은 후, 답장을 했고 다시 짧게 덕담이 오면서 좋게 마무리가 된 것 같네요.

그리고 나서 네 달 정도 공백기를 가졌습니다. 원래 세 달이었는데 자존심 때문인지 먼저 연락을 하기가 싫었어요.
또 2차지침이 프레임을 깎지 않으면서도 감성적인 내용이었는데 평소 제가 쓸 만한 내용이 아니어서 그런지 도저히 못 보내겠더라구요. ㅜㅋㅋ
사실 공백기 동안 운동도 하고 관리도 받고 바쁘게 살다보니까 나중에는 좀 무덤덤해지는 것도 있었어요. 살면서 미용에 돈 제일 많이 써본 시기였던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저는 원래 프로필 사진은 잘 안 건드리는 편이었는데 제 기주에서는 공백기 동안 프사 신경 많이 썼어요!
그랬더니 진짜 여기저기서 연락 많이 오더라구요. 남자들 뿐 아니라 남녀노소 한동안 연락 안 했던 사람들도 카톡 많이 왔었어요.
한번은 대학교 때 알던 몇 번 말도 안 해본 오빠한테 카톡이 왔어요ㅋㅋ
진짜 저는 이게 제일 신기했어요. 이게 이 정도로 효과있을 줄 몰랐거든요.

나름 잘 지내긴 했지만 상대방 프레임이 높아서 그런지 재회를 포기할 자신은 없었어요. 어쩌면 제가 잘 지냈던 게 진짜 내적프레임이 상승했다기보다 그게 다 재회를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결국 2차상담을 받았고 그때쯤에는 프레임이 많이 올라와서 먼저 연락을 해도 프레임이 떨어지지는 않을 거라고 하셨어요. 일단 카톡으로 가볍게 말을 걸고 여러번 만나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신뢰감을 주는 게 제일 좋다고 하셨는데... 저는 만나게 된 첫날 재회하게 됩니다.ㅋㅋ

저도 빨리 재회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나오다보니까 뿌리치기가 힘들더라구요. 그때 급하게 재회했던 게 약간 실수였던 것 같아요. 상대방이 헤어진 원인을 다 제 신뢰감 탓으로 돌렸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얘기를 하고 재회를 했어야 됐는데 그러지 못했던 게 좀 후회가 돼요.

사실 공백기 동안 상대방이 카톡 프로필로 약간 깔짝거리긴 했지만 먼저 연락을 해오거나 하는 액션을 취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만나자마자 적극적으로 나오는 게 약간 의외였어요.
2차상담을 신청한 이유도 뭐 이렇다 할 정황이 없어서 제 프레임이 어떻게 된건지 감이 잘 안 잡혀서 답답한 마음에 신청한 게 크거든요.

상담하면서 상담사님이 증거는 없지만 제가 객관적 가치가 상대방보다 더 높고 지침을 쓰게 되면서 마무리가 좋아서 프레임이 높을 거라고 하셨는데 그게 맞았던 게 너무 신기했습니다ㅋㅋ
그리고 상대방이 제 변한 신뢰감에 대해 궁금해하고 기대감이 있는 상황이라고 하셨는데, 재회하고 상대방이 진짜 똑같이 말을 해서 너무 놀랐었어요.
재회하기까지의 상황분석이 진짜 정확했습니다. 그래서 서로 다시 안 볼 사람처럼 막장으로 헤어져놓고도 재회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지침을 잘 지킨 것도 컸다고 생각합니다. 제 케이스는 확률이 높은 케이스가 아니어서 지침 어겼으면 아마 재회 못 했을 것 같아요.

특히 초반에는 지침 어기고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충동적으로 들 때가 많았는데 밤에 침대에 누워서 멍하니 있을 때 주로 그랬어요.
운동을 하든지 약속을 잡든지 해서 몸을 피곤하게 만들어서 누우면 바로 잘 수 있게, 잡생각 안 들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게을러서 매일 나가진 못하고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베개 붙잡고 울면서 잠들었지만 ㅜㅜㅋㅋ 다행히 강박증이 있어서 그런지 지침을 어길 엄두는 안 나더라구요.

아 그리고 갑자기 쓰다가 생각난건데, 제가 재회할 수 있었던 이유 중 상대방이 대체자가 없는 것도 컸던 것 같아요.

제 상대방은 객관적 조건이 뛰어나지도 않은데 사회적 지능이 정말 많이 떨어져서 여자한테 인기가 없는 타입이거든요. 그래서 저랑 헤어지고 나서 객관적으로 레벨이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재회가 비교적 쉽게 된 거라고 하셨어요.

사실 얼마 전 마지막 상담 때, 이번에는 재회확률이 어떨 것 같냐고 여쭤봤는데 의외로 처음보다 높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제 생각에는 재회하고 또 신뢰감 문제로 헤어졌고 상황이 저번보다 안 좋아 보였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약간 의아했었거든요.

그래서 이유를 여쭤봤더니 재회하고 난 후라서 얘기가 달라진다고 하셨어요. 그때는 잘 이해가 안 갔는데 쓰면서 생각해보니까 프신관리가 막장이었는데 재회가 한 번 됐었다는 게 상대방이 그만큼 대체자가 없다는 걸 반증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맞죠? 상담사님??)
다시 생각해보니까 상대방이 대체자 없다는 말은 상담 내내 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갑자기 뒤늦게 거기에 꽂혀서 뒷북치는 것 같긴 하네요.ㅋㅋ

아무튼 이번에 다시 헤어지게 된 데에 제 잘못이 없는 건 아니지만 상대방의 사회적 지능이 너무 떨어지는 거에 정말 지쳐서 상대방에 대한 신뢰도가 아주 많이 깎인 상태입니다.

예전에는 지도 신뢰감 높은 편도 아니면서 어떻게 신뢰감 떨어졌다고 나를 찰 수가 있나 하는 생각에 많이 억울했었는데... 상대방 신뢰도도 별로 안 좋았지만 프레임 때매 제가 놓지를 못 했거든요.ㅠ
상대방의 신뢰도가 바닥을 뚫은 지금은 아주 조금은 상대방의 입장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상대방이 첫 남자친구라 프레임이 너무나 높지만 그래도 제 신뢰감을 높여서 좀 더 괜찮은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해보기로 했어요!
상담사님이 원래 사람은 끼리끼리 만나는 건데 저는 신뢰감이 0이면 상대방은 사회적 지능이 0이라고 하셨거든요. 한마디로 막장끼리 만났다고 하셨어요. ㅋㅋ

근데 쓰다보니까 상담사님이 너무 저 까는 것처럼 써놓은 것 같은데 그런건 아니에요 ㅋㅋ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해서 하시는 말씀이지 기분 나쁘라고 하신 말씀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무섭게 말씀 안 하시고 친절하게 팩폭해주십니다 ^ ^
아무튼 좋은 분이에요 ㅋㅋ

특히 저 마지막 말은(끼리끼리) 정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충격이었습니다.
항상 상대방의 사회적 지능이 낮은 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절 덜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은연중에 생각했었는데, 제 신뢰감 관리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처럼 상대방도 그냥 사회적 지능이 아주 많이 낮은 것 뿐이더라고요.
뭔가 저 말을 들으면서 오랫동안 저를 괴롭혔던 미해결과제가 풀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번엔 저번처럼 재회만을 위한 내적프레임 올리기를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거나 아주 혹시 제가 상대방과 또 재회하게 되더라도 행복하게 연애할 수 있게끔 제 진짜 내적프레임과 신뢰감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요.

사실 이런 거 정말 안 쓰는 편이라서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 후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쓰고 나니까 의외로 마음도 편해지고 나쁘지 않네요.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또 써볼게요ㅎㅎ

다들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어요.

갓수현님도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