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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고민, 90%의 고민을 만드는 '첫 단추의 비극'
아트라상
2022. 06. 16
안녕하세요.
선임 상담사입니다.
매년 여름이 돌아오면 제가 처음 상담을 받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이맘때 한참 공백기를 보내고 있었겠네요.
그랬던 제가 이제는 저에게 상담을 받은 분들께 아래와 같은 말을 듣고 있다니,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상담사님은 연애고민이 전혀 없을 것 같아서 정말 부러워요"
"상담사님은 연애 정말 잘하실 것 같아요"

1년 전에 받은 내담자의 메일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머쓱해서 '중이 제 머리는 못 깎는 법이라고, 저도 가끔 뚝딱대곤 합니다^^;'라고 겸손하게 대답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를 빌려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내담자로 상담을 받은 이후로 여러 번의 만남과 이별이 있었지만 연애고민으로 고생했던 기억은 전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제가 내담자 시절 하서영 상담사님께서 말씀해 주신 '첫 단추의 비극'이 떠올랐습니다.
늘 첫 단추의 비극을 조심한 덕분에 연애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잘못 채워진 첫 단추의 비극
첫 단추를 잘못 채우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다음에 채울 단추들도 모두 어긋나게 됩니다. 결국 옷매무새가 완전히 망가지게 됩니다. 첫 단추는 다른 모든 단추의 '기준'이 되는 셈입니다.
연애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와 연애를 시작하기 전, 이미 첫 단추가 잘못 채워져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잘못된 기준'을 갖고 연애에 임하기 때문에 연애가 망가지고 있는 건데, 스스로 그 이유를 알아채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늘 연애고민으로 밤잠을 지새우면서도 매번 연애가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상처가 쌓여 갑니다.
'첫 단추의 비극'을 유발하는 원인은 크게 아래 두 가지입니다.
1. 연애에 대한 과도한 환상
2. 이성에 대한 과도한 불신
앞으로 일어날 비극을 막기 위해,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연애에 대한 과도한 환상
그동안 아주 순하고, 헌신적인 사람(대신 나를 아주 설레게 하지는 못하는 사람 - 저프레임)만을 만나온 사람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만의 기준이 아주 엄격합니다.
'왜 이렇게 연락이 없지? 이전에 만났던 남자는 이렇지 않았는데.. 나를 그만큼 안 좋아하나 봐'
'이렇게 표현이 없는 사람은 처음 만나봐. 그냥 외로워서 나를 만나나?'
'전남자친구는 내가 언제든 달려와줬었는데.. 그것도 못해?'
기대치가 너무나도 높기 때문에, 늘 불만족스럽습니다. 불만을 얘기할 때도 채찍이 과해집니다. 남자의 실제 잘못이 5점 정도라면, '나를 사랑하지 않은 죄' 5점이 추가되어서 늘 10점짜리 채찍을 때립니다.
남자는 매우 억울하고, 속상합니다. 그래서 가만히 듣고 있다가 '정말 미안한데,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일이야?'라고 한 마디라도 하는 날엔? '잘못해놓고 어디서 큰소리야!'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남자는 '아무리 노력해도 만족을 못 해..'라고 생각하게 되어, 여자친구에게 노력할 이유가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연애 경험이 적거나 없고, 매우 가정적인 아버지를 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늘 집에서 가정적이고 헌신적인 아버지를 봐왔기 때문에 '이런 남자를 만나야 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부모님은 '결혼을 할 정도'로 사랑한 사이인데다,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도 아버지의 모습에 포함되는 셈인데, 그런 사랑을 남자친구에게 기대합니다. 역시나 늘 사랑이 부족하다는 고민을 갖고 살아갑니다.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의 마음이면 연애를 시작하기 위한 최소한의 마음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연애를 시작하고 '서로 너무 잘 맞는다'라고 느끼면 80점, '이쯤 되면 서로 대체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라고 느끼면 90점이 되면서 점점 마음이 깊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시작부터 연인에게 90점을 바랍니다.
무엇이 나올지 모를 랜덤 박스에 전 재산을 걸 사람은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성에 대한 과도한 불신
이전 연애에서 연인의 바람, 배신 등으로 인해 크게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대표적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과거의 일로 인해 첫 단추가 잘못 채워지게 되면서 이어지는 연애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습니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마음을 열고 잘해주게 되면 배신당했을 때 상처가 너무 클 거야'라는 고민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연인에게 무뚝뚝하게 굴고, 표현도 안 하고 자신의 마음은 숨기면서 상대방에게는 '나에게 믿음을 줘'라는 명분으로 일방적인 헌신을 요구합니다.
그렇게 연애를 하다 보면 또 다른 '연애의 희생양'이 생기게 됩니다. 바로 상대방입니다. 결국 이런 연애의 마지막을 살펴보면, 거울처럼 서로에게 '내가 너한테 왜 잘해줘야 하는데? 너부터 잘해'라고 소리치고 있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합니다.
어릴 적 부모님의 불화나 이혼을 경험한 경우에도 비슷합니다. 세상에는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도 많은데, 어릴 때부터 봐온 게 있으니 '결혼을 결심한 사람도 이렇게 헤어질 수 있는데, 세상에 남자/여자 믿을 사람 하나 없어'라는 생각으로 첫 단추가 잘못 채워질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어릴 적 위와 같은 경험을 할 경우 늘 보험 같은 남자/여자를 두고 이별과 동시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나에게만 안전하게' 연애를 하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아니면 정 반대로 비혼주의/비연애주의를 선언하고 '이성 보기를 돌 같이'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늘 한 발을 빼두고 연애하거나, 미래를 기약할 수 없으니 '수준 있는 좋은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워 연애고민은 깊어집니다.
좋은 이성들도 반대로 좋은 짝을 만나 안정적으로 오래오래 연애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상담을 받았던 케이스는 1년 넘게 만났던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웠던 사연이었습니다.
하서영 상담사님이 말씀해 주신 '첫 단추의 비극'이 아니었다면? 이후에 만났던 여자친구들을 의심하고 믿지 못해서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릅니다.
그랬던 제가 지금은? 곧 5년 차 상담사가 됩니다. 연애고민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만남과 헤어짐에 아무런 감흥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일상이 흔들릴 정도로 괴로운 고민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게 된 것입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항상 첫 단추가 잘 채워져 있는지 잘 확인하고, 늘 설렘으로 연애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더 이상 '첫 단추의 비극' 대신 행복한 연애를 이어나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상담사이었습니다.
첫 단추를 잘 채우는 데 도움이 될 최애 칼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