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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프리미엄 칼럼] 리센느 유튜브 '오사카에서 생긴 일'을 보고 (고프고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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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칼럼은 지난 서바이벌 이론 글을 읽고 오면 더 재밌으실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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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화가 나 있었어요. 예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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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센느 원이 유튜브 '오사카에서 생긴 일' 편에서 멤버 미나미가 한 말입니다. 이번 편은 일본인 멤버 미나미를 위한 오사카 여행이었습니다. 5성급 호텔에 예산은 무제한이고, 멤버 넷은 미나미의 '분신'처럼 움직이는 설정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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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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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케줄에서 한 번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었다고 하니 선물 같은 날이었을 겁니다. 그런 하루였는데 왜 화가 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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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연애 상담사 김도윤입니다. 아트라상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예능을 봐도 사람이 사는 방식부터 보게 됩니다. 거두절미하고, 저는 평소에 상담에서 '상대방 인생의 장르를 확인하고 만나라'고 자주 말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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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로 사는 사람을 만나면 나도 로맨틱 코미디로 살게 되고, 긴장감 도는 전쟁물로 사는 사람을 만나면 내 하루도 그렇게 전쟁처럼 흘러가거든요. 결혼까지 해버리면 그 사람의 하루가 곧 내 하루가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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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컨대 아주 오랫동안 미나미의 장르는 서바이벌이었을 겁니다. 10대에 서바이벌 오디션 '방과후 설렘'에 나가서 최종 직전까지 올라간 멤버이기도 하고요. 놀러 간 여행인데도 미나미는 계획을 체계적으로 짭니다. 즐기긴 하지만 방송이 잘 찍히고 있는지를 계속 신경씁니다. 그런데... 아침밥과 모찌까지는 순조로웠는데 놀러나간 시내, 도톤보리에서 비가 오고 다음 계획의 시간이 촉박해지기 시작합니다. 미나미가 외칩니다. "자 뛰어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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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요? 마치 여행간 커플들의 흔한 갈등의 시작과 비슷하지 않나요? 상담하다 보면 이런 분들 꽤 봅니다. 쉬러 갔는데 못 쉽니다. 놀고 있어도 머릿속에서는 계산이 끊임없이 도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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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 40분엔 여기서 나가야 하고,

비오면 동선을 바꿔야 하고,

한 군데 꼬이면 뒤가 다 밀린다는 계산이 계속 돌아갑니다.

옆 사람들은 웃고 있는데 본인은 여유가 없습니다.

왜요? 서바이벌 중이니까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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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서 여기서 멤버들 반응이 또 다릅니다. "아니 왜 뛰어 갑자기?" "좀 천천히 가면 안 돼?" 어떤 멤버는 "나는 빨리빨리 안 맞는 거 같아"라고 하고, 타코야끼를 사오라고 보낸 멤버들은 가챠샵 앞에서 발견됩니다.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제 눈에는 이들의 장르가 다르게 보였어요. 미나미한테는 그날도 '서바이벌', 난이도 낮은 서바이벌 과정 중 하나였고 일부 멤버들한테는 '시트콤 한 편'이었던 거죠. 특히 리브는 그런 결이 더 있어 보였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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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낫다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다만 같이 살면 이런 장르 차이는 금방 드러납니다. 한 사람은 '놀러 와서까지 왜 이렇게 숨막히게 하지' 싶고, 다른 사람은 '이렇게 태평해서 어떻게 사나' 싶거든요. 둘 다 틀린건 아닌데 계속 부딪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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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여기서 몇가지 확인하고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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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바이벌로 사는건 나쁜 걸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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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로 사는 분들은 '머릿 속 노동'에 매우 강합니다. 머릿 속 노동은 눈에 안 보이는 준비입니다. 흔히 아내들이 전세 만기를 기억하고, 대출 이자율을 여기저기 알아보며 갈아타려고 하고, 아이 예방접종 날짜를 미리미리 챙겨두고, 정부 지원금을 꼼꼼히 알아보고 챙기는 등등의 일들이요. 여행 가기 전에 동선을 짜고 비 오면 대안도 생각해두죠. 이런 건 없을 때 바로 티가 납니다. 그날 오사카도 미나미가 계획을 안 짰으면 모찌 체험도 말차도, 그날의 장면 몇 개는 아예 없었을 겁니다. (단, 불안이 너무 심해서 집안의 분위기를 너무 해치는 경우는 또 예외. 뭐든지 중용이 중요합니다.) 이런 사람이 있는 집은 생활이 쉽게 무너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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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사카도 미나미가 계획을 안 짰으면 컨텐츠가 심심했을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분들에게 장르 변경을 굳이 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타고난 것은 바꾸기 어렵고, 굳이 바꿀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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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탈이 자주 나는 경우는 두 사람이 다 서바이벌일 때입니다. 상담하면서 보면 이런 조합들은 특히 장남 X 장녀 커플에서 많이 일어납니다. ^^; 한쪽이 예민하게 한마디 던지면 다른 쪽도 바로 정색하고 받습니다. 둘 다 물러서면 지는 것처럼 느끼니까요. 그러면 집안의 장르가 서바이벌에서 전쟁영화로 넘어갑니다. 매일 기싸움이 생겨요. 사랑이 없어서라기보다 긴장을 가지고 사는 삶의 방식이 부딪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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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멤버들은 미나미의 서바이벌을 서바이벌로 받지 않았습니다. 투덜대면서도 우산을 사오고 타코야끼를 들고 오며 평안한 일상물로 소화시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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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는 그 가운데 있는 PD님을 다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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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프고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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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이던 중소 기획사 아이돌 리센느를 이 자리까지 끌고 온 사람이면 어깨에 힘이 들어갈 법도 한데, 영상 속 PD님은 그러지 않습니다. 멤버를 눌러서 통제하지도 않고 요즘 말로 꺼드럭대지도 않구요. 같이 웃고 받아주면서도 결과는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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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결과는 꼬박꼬박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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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같이 있으면 재밌는데 믿음도 가는 사람'이라고 하죠. 이게 아트라상 용어로는 '고프고신'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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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능력 있는 사람이 빠지기 쉬운 쪽은 '고프저신'입니다. 매력도 있고 능력도 있는데 옆 사람이 편하지는 않은 사람. 본인이 위라는 걸 자꾸 확인시키는 식이죠. 나르시시스트틱한 인정욕구로 본인 외 다른 사람들을 '을' 취급 하기도 하구요. 상대를 깎아내리거나 긴장하게 만들어서 자기 프레임을 유지합니다. 순간적으로는 먹힐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래 가면 옆 사람이 기가 죽고 신뢰감이 떨어져 떠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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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PD님은 그 방식을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멤버들이 카메라 앞에서 위축되지 않습니다. ... 가만 보니 이거 연애도 비슷합니다. 고프고신 옆에 있으면 사람이 눈치를 덜 봐요. 편안한데 만만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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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겉으로만 느긋한 게 아닙니다. 리센느 콘텐츠를 100% 직접 만든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고 하죠. 영상 사이사이 밈이나 음악을 보면 트렌드에 뒤쳐진 사람이 아니다, 공부만 한 샌님이 아니다라는게 보입니다. 릴스나 쇼츠도 꽤 봤을 겁니다. 요즘 트렌드와 컨텐츠를 소비하는일을 시간 낭비라고만 보기도 하는데, 자기 일에 연결하는 사람한테는 자원이 되는겁니다. 똑같이 릴스랑 쇼츠에 1시간을 써도 도파민만 채우는 사람 VS 일로 연결하는 사람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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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미미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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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유쾌한 영화의 주인공 중에 한심하게 사는 사람 많이 보셨나요? 대놓고 개그물인 스폰지밥 말고는 다들 웃기고 느긋해 보여도 자기 인생에는 기본을 다할겁니다. 자기 재능의 결을 살려서 살고 사람들에게 신의를 지킵니다. 진짜 영화의 주인공으로 살려면 이런 성실함이나 자기 할일을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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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놓아버린 사람과 살면 둘 중 하나가 됩니다. 한쪽이 놓은걸 다른 쪽이 다 주워담아야 해서 원래 느긋하던 사람까지 인생이 서바이벌이 됩니다. 아니면 둘 다 놓고 스폰지밥 처럼 인생을 즐깁니다. 처음엔 개그물입니다. 그러다 카드값이 밀리고 월세가 밀리면서 어느 날 장르가 생존형 다큐로 바뀌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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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25분짜리 영상 하나로 한 사람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겠죠. 미나미도 멤버들도 피디님도 카메라 밖에서는 또 다를 겁니다. 뭐 이 컨텐츠 하나에서 이정도까지 생각을 하는건 상담사인 제 직업병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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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혹시 여기까지 읽고 '지금 내 인생은 스폰지밥쪽인데' 싶어서 속상하셨다면 그럴 필요 없습니다. 인생은 결과론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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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가 된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은 노산군으로 강등됐다가 241년이 지난 숙종 때에야 '단종'이라는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역사는 결국 승자의 기록입니다. 지금 내 평가는 최종 판결이 아니에요. 오늘부터 뭐라도 해서 내가 행복하고 내 몫의 책임을 다하면서 살면 지금 이 시기도 나중에는 여러분이 힘을 키우고 있던 시기로 기억될 겁니다. 참고로 피디님도 재수를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누가봐도 스타 PD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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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상담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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