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정유현 상담사님/저프레임 케이스/60%/재회 후기
던던
2024. 10. 12
안녕하세요! 상담 받은지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그간 많은 일이 있었어서 일기쓴다 생각하고 제 그간의 생각변화와 있었던 일들에 대해 기록해보려고 해요. 주절주절 말이 많아도 이해해주시기 바래요..ㅎㅎ
일단 헤어진 상황 간단히 설명드리면, 연애를 하면서 서로 가치관도 비슷하고 좋은 사람, 잘 맞는 사람이라고 느껴서 저는 상대방과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크게 들었었고, 그 사람도 항상 저에게 잘 대해줬고 그래서 안정적으로 연애하고 있는 상태였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이 어느 날 갑자기 헤어짐을 고한 상황이었습니다. 헤어지면서 했던 말은 마음이 식었다는 거였어요. 제가 다음날 전화로 헤어진 이유가 납득이 안된다며 설명해달라며 전화를 했지만 그 사람의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아 보였고, 저는 미련이 많이 남았지만 제가 붙잡는 게 의미가 없을 거라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매달리지는 못했습니다.
헤어지고 나서는 너무 너무 힘들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결혼해도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많이 사랑한 사람이었고, 상대도 저에게 그런 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하니 모든 게 흔들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평상시에 칼 같은 성격이라서 헤어짐에 대해 약간의 후회가 남을지 언정 한번도 재회를 생각해본 적은 없는 사람인데, 이 사람은 다르더라구요. 다시 만나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이 사람의 마음을 잘 모르겠어서 답답하다는 생각이 가장 컸고요. 그래서 재회 상담까지 받을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아트라상 말고 다른 상담을 먼저 받았었는데, 거기서는 연애하면서 트러블이 없었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크게 싸운 적은 없었지만 연애 초반에 제가 상대방을 좋아하는 만큼, 상대도 저를 좋아하는 지 확신이 안서서 불안한 마음이 들어 서운함을 많이 표시했었고 남자친구는 그냥 그걸 잘 받아줬었다. 최근에는 오히려 상대가 저를 많이 좋아하는 것으로 확신이 들었었는데 제가 제 감정조절을 잘 못해서 남자친구에게 짜증내거나 한 적도 있다. 라고 말했는데 저의 이런 미숙한 행동들로 인해 상대방은 많이 힘들었을 거라고 하며 사과하는 내용을 담아 문자를 보내보라고 하더라구요. 처음으로 객관적인 시선에서 저의 행동들을 바라보니, 연애할 때 당시엔 그럭저럭 넘어갔을지 언정 그게 그 사람 마음에 어떻게 남았을지 한번도 제가 생각한 적 없다는 걸 깨닫고 많이 후회하고 반성하고 미안했습니다. 연애를 떠나, 저 자신을 위해 그런 모습은 고쳐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구요. 그래서 어떻게 사과를 할지 고민을 하고 편지를 혼자 써보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아트라상을 만나게 됐는데, 여기는 접근 방법이 조금 다른 것 같고, 사람 심리를 글로 이렇게 표현한다는게 가능하구나. 여기라면 남자친구의 심리가 무엇인지 좀 더 다른 방향에서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상담 신청을 해서 정유현 상담사님을 만났습니다. 저는 앞선 상담을 통해 이번 이별 케이스는 신뢰감 하락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상담사님은 저프레임 케이스라고 하시더라구요. 처음엔 사실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분석해주신 내용이 제 이별상황과 너무 잘 맞아떨어져서 아.. 그랬구나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는 있었어요.
상담 전화를 마치고 혼자 생각해보니 여러가지 복합적인 마음이었습니다. 이전 연애에서 저는 스스로, 상대가 저를 더 좋아하는 고프레임 타입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긴거지? 라고 혼자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지역 특성상 대체자가 그리 많지 않고, 제가 너무 빨리 결혼을 확신하며 마음을 많이 줘서 그런 것 같았어요. 열받았습니다, 솔직히. 상담사님께서 남자 마음이 그래요, 라고 하시는데 저는 제가 준 사랑을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하는게 아니라 그걸 보고 저의 가치를 낮게 평가해버리는 사람이라면 저도 필요 없거든요. 그래서 정말 상담을 받으면서 오히려 붙잡고 싶은 마음이 많이 줄어들고 마음이 조금 편해졌습니다.
한편으로는 앞으로 다른 사람을 만나더라도 도대체 연애를 어떻게 해야하나...,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사랑하는 마음을 아낌없이 보여준건데 이것만으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게.. 인간의 본능이 그렇다는게 원망스럽기도 했고, 조금 더 여우처럼 굴었어야 했는데 내가 너무 편하게 멍청하게 굴었구나 싶어서 후회도 됐습니다. 어쨌든 결론은 그냥 단순하게 상담사님이 알려주신, 저프레임 케이스를 고치기 위한 여러 마인드와 지켜야할 내용들! 그것만큼은 내가 꼭 가지고 예전보다 조금만 더 똑똑하게 연애하는 여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보내주신 지침 문자를 보면서 마음이 왔다갔다했어요.
제가 이 문자를 보내면 그는 무슨 생각을 할지, 슬퍼할지, 화낼지, 무관심할지.. 너무 궁금하지만 평생 알지 못 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너무 슬프기도 했고, 여전히 그 사람보다 좋은 사람 만나지 못할까봐 무서웠고, 다른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 사람과 비교가 되면서 평생 그 사람의 흔적이 제 삶에 남을까봐 무서웠습니다. 그래도, 그 사람을 포기하는 마음이 되어서야 그 사람이 찾아왔다던 말을 반쯤은 믿어보기도 하고, 반쯤은 꼭 재회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어 문자를 보낼 용기가 났습니다. 무섭지만, 앞으로의 제 인생을 저는 계속 살아야하니깐요.
어쨌든 저는 난생 처음 재회상담이라는 것도 해보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그랬기에 결과가 어떻더라도 후회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에도 보낼까 말까, 더 이상 재회를 원하는 것도 아닌 것 같으니 지침대로 하지말고 내가 하고싶은 말 다 정리해서 보낼까, 이런 저런 고민이 많았는데 비싼 돈 써서 받은 지침문자인 만큼 그냥 한번 보내보자! 고 결론내려서^^ 제가 생각해둔 타이밍에 예약 문자 걸어두고 운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격렬한 반응이 왔어요. 문자 보낸지 20분만에 전화가 4통 오고 자기 할말이 있는데 못했다며 제발 연락 좀 받아달라고 하더라구요. 처음엔 코웃음 쳤습니다. 이제서야 나를 떠나 보낸 게 후회 되냐? 맛 좀 봐라 하고 상담사님이 시키신 대로 다 무시하고 있었는데 새벽에 장문의 카톡을 보내놨더라구요. 안읽씹하다가 좀 궁금하긴 해서 비행기 모드로 읽었는데 어..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자기가 헤어지자고 했던 이유는 마음이 식어서가 아니라, 자기의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었는데 자존심 때문에, 그리고 결혼하게 되면 저에게 짐이 될 것 같은 마음에 작정하고 저를 떼어내려고 마음먹고, 저한테는 마음이 식어서 헤어진 걸로 거짓말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보낸 문자를 보고 이제 진짜 끝나는 것 같아서 너무 후회되고 너를 잡고 싶어서 지금이라도 털어놓는 거라고... 나는 지금도 너를 사랑하고 있다고..
저는 멘붕이 왔습니다. 이게 진짠가..? 이제서야 마음 정리하려고 하고, 새로운 사람이랑 연락도 하고 있는데.. 이게 뭐지..? 그런데 그 장문의 문자 속에 저를 너무 사랑하는 마음이 구구절절 적혀 있어서 마음도 아프고 왜 그런 거라면 미리 얘기하지 않았나 원망스럽기도 하고... 여튼 이건 제가 이때까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서 바로 그날 저녁에 만나서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직 다시 만나기로 결정하진 않았는데, 저도 많이 사랑하던 사람이고 또 경제적인 문제도 회복불능인 수준은 아닌 것 같아서 지금으로서는 다시 만나는 쪽으로 생각이 들고 있어요.
어.. 그래서 이런 저런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오히려 이별을 통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잘 확인한 것 같아서 현실적인 문제들만 잘 해결된다면 결혼도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결과적으로는 상담을 통해서, 그 당시만 해도 힘들어 죽을 것 같던 제가 마음의 안정도 찾았었고 지침 문자를 보냈기에 재회에 성공할 수 있었던거라 생각해서 상담을 받은 것에는 후회가 남지 않습니다. 상담에서 배운 것들로 더 똑똑하게 연애하는 여자가 될게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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