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이강희 상담사님께
그럼에도
2025. 06. 29
상담사님, 안녕하세요!
사실 상담글을 작성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제 케이스는 쉬운 케이스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며칠 동안의 제 급발진을 제외하고는 제가 생각해도 프레임과 신뢰도 관리에서 크게 미스한 부분이 없는 것 같았거든요. 지침문자 하나면 손 쉽게 해결될 케이스라고 착각했어서 그런지, 댓글로 먼저 확률이 10% 미만임을 말씀주셨을 때 너무 당황스러워서 주말 동안 붙잡고 있던 내적프레임이 와장창 깨지고 그때 잠시 멘탈이 나갔던 것 같아요.
상담사님께서 말씀주신 'OOO 코드가 맞지 않았다' 라는 표현을 본 순간 제 미해결 과제가 해소되었습니다.
무언가 어렴풋이 짐작만 하고 제 무의식이 느꼈던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한 단어로 정리해 주셨어요. 남자가 노력을 하고 제안을 해도 제가 그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이지 못할 때도 있었고, 그에게는 자연스러운 것들이 저에게는 인생에서 처음 겪어보는 상황인 적도 있었고, 반대로 이 사람의 성향에 맞추어 제가 노력하기도 했으며, 한편으로 이 사람과 결혼 생활을 그려 보았을 때 턱턱 걸리는 것들이 있었거든요. 다만 본래 알고 있던 단어가 아니다 보니 상상도 하지 못한 이유였는데, 이해가 갔습니다.
그렇기에 자존심 상해할 필요 없다고 해주신 말도 감사했고, 제가 듣고 싶었던 말들도 (이 남자에게는 XX님이 괜찮고 예쁘고 관심이 가는 여자이긴한데 ~) 해주셔서 제 자존감 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침을 쓸 수 없는 상황임도 이해가 되었고, SNS 지침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주신 것 같아서, (제 강박 성향대로) 말씀주신 가이드는 그대로 지키되, 너무 집착하지는 않으려 합니다.
남자는 연락이 끊긴지 4-5일 정도 후부터 스토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저는 당연히 보지 않았으나, 제가 어제 올린 스토리는 남자가 확인 하더라구요. 흠... 흔적 남기는 것에 연연해 하지 않는 스타일인가 싶지만,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마지막 상황에서 어찌 저찌해서 제가 프레임을 높였다고 하더라도, 추후 갈등 상황에서 이러한 일이 언젠가는 일어났을 것 같아서, 오히려 초반에 이런 일이 생긴 것이 잘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자기합리화 혹은 제가 신포도를 보는 여우가 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ㅎㅎ) 저는 저에 대해서, 그리고 앞으로의 관계에 대해서 더 큰 것을 배웠으니까요.
그리고 내친김에 소신발언 하나 하자면 ^^ 상대가 만난 여자들 중 제가 수준이 제일 높을 것 같은데, 저만큼 남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면서 대화가 잘 통하는 여자를 또 만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한 주동안 상담내용을 최소 5회독은 한 것 같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감탄이 되는데요.
한 문장, 한 단어를 정말 세심하게 그리고 적확하게 쓰셨구나하는 생각도 들면서, 혹시나 제가 제 탓을 하며 자책할까봐 걱정하시는 마음도 느껴졌습니다.
제 반응을 예측하기라도 하신 것처럼 바로 다음 문장 혹은 문단에 덧붙이신 말들을 보며 너무 고맙고 감사했어요.
그리고 제가 댓글에 연애 경험이 많이 없어서 잘 모른다고 했던 말이 불쌍해 보이셨는지 ㅋㅋ 썸 관련한 인사이트들 아낌없이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치 1:1 쪽집게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어요.
제가 원래 인복이 많은데, 이번에 강희 상담사님을 만난 것이 올해 큰 복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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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척 하면서 글을 쓰고는 있지만, 사실 가능성이 없다는 말이 아쉽고 속상하긴 합니다. 이 말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제가 얼른 대체자를 만나야겠죠.
최근 회사일과 개인적인 상황들로 인해 자존감과 내적 프레임이 낮아진 상태여서, 상대에게 더 빠르게 빠졌던 것 같고, 여러 면을 알아차리고도 흐린눈을 한 것 같아요.
솔직히 어느 때는 괜찮다가 어느 때는 습관처럼 카톡과 인스타 염탐을 하는데, 자연스럽게 그렇지 않게 되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더 바쁘게 재밌게 살아야겠습니다.
마음이 흔들릴때면 상담글을 다시 읽어 봅니다. 제가 마음에 들면서 상대도 저를 맘에 들어하는 대체자를 만나는 것이 참 쉽지 않다는 마음도 들지만, 상담사님께서 얼른 털고 나가서 선순환을 그리라고 하셨으니, 그래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솔직히 공백기 동안 선연락이 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상대는 이성이 좋아할만한 여러 조건들을 가지고 있으니, 대체자던 리바운드던 이성을 만나는 것 자체는 어려울 것 같지는 않아서요.
결국 공백기 이후에 제가 가능성제시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그 전에 제가 대체자를 만나서 싹 잊었으면 좋겠습니다.
(갑자기 생각난 건데, 이번에 상담을 받기 잘했던 것 같은게 어떤 주위 분들은 얼른 연락해보라고 상대도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하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하마터면...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5월 초부터 저를 더 잘 알고 싶어서 격주로 심리상담을 받고 있는데요. 저에게 더 관대해지려 합니다. 지금 제가 지나고 있는 이 계절이 그저 과정일 뿐, 이 감정이 영원히 가지 않는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어서, 그리고 간절히 바라면 더 힘들고 어려워지는 것을 알기에, let it go 하는 태도가 저에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원래 후기를 잘 쓰는 성격이 아닌데, 받은 것이 너무 많아 이번 한주간 마음의 숙제로 남아 있었기에 늦게나마 후기를 올립니다.
급박하고 간절하고 마음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매일 집중해서 듣고 도움을 주는 것이 얼마나 에너지가 많이 쓰이는 일인지 감히 다 알지 못하지만...
그만큼 몸건강 마음건강 잘 챙기시기를 바라며 저도 강희 상담사님께 다시 한 번 마음 다해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
그럼 애프터메일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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