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공백기 1년 후 재회에 근접했던 후기 (내프최악인 상대)
kyu
2025. 03. 09
동일인으로 상담을 두 번 받았고 이번에 세번째 신청하려다가 내가 왜 이런 사람 때문에 세번째 상담을 받나 싶어서 관두고, 지난 상담 노트 복습하고 제 내프 잡았습니다.
저희는 결혼나이 지난 커플이고, 상대방한테 제가 고프저신이지만 신뢰감은 아무리 제가 노력해도 밑 빠진 독입니다. 상대방 내프가 너무 낮아서 혼자 망상하고 의심하고 소설 쓰고 합리화 최강자예요.
거의 1년을 사겼었지만 그중 1/3는 헤어져 있었고 정말 막장 연애였습니다. 온갖 막말에 욕설에 본인의 개인적 스트레스를 제 탓으로 돌리던 남자인데 마지막도 쎈 척하며 쓰레기처럼 헤어지더라고요.
2023년에 상담했었고 당시에 헤어지고 2024년 1년 내내 서로 연락 없었고 저는 다른 사람도 만나며 잠깐 잊고 지냈습니다. 그러다 순간 생각나서 일 핑계로 올해 초반에 연락을 한번 했더니 그 후로 본인이 점점 연락하다가 지난 두 달은 사귀는 것처럼 됐었어요.
그러다 결국에는 예전과 똑같이 제가 다른 남자 만나고 있을 거라고 망상하고 끝내더라고요 ㅋㅋㅋㅋㅋ 하..
그렇게 2년전 한서진 상담사님과 상담 때 예고 받은 엔딩이 그대로 재현됐습니다.
오늘 두번째 상담이던 김도윤 상담사님께서 하신 얘기 다시 봤는데 역시나 맞는 말씀이더라고요. 이 남자 나이 들어서 힘 빠졌는지 예전처럼 욕하거나 심한 말하지는 않는데, 결국엔 똑같아요. 여자랑의 관계를 지속하는 방법 자체를 모르고 그쪽 분야는 그냥 뇌에 구멍 난 거 같아요 정말.
그래도 상담사님들께 희소식을 드릴 게 있다면 저 사과는 받았어요. 당시에 본인의 개인사정으로 인해 스트레스 최고조여서 심했던 거 같다 하더라고요. 결국 이것도 본인이 스스로가 잘못이 있다는 걸 깨달은 건 아니고 외부 스트레스 탓이지만...
제가 못 놓던 이유는 오로지 이 사람의 객관적가치 조합이 나쁘지 않다는것. 제가 외모랑 스펙이 괜찮기 때문에 그에 외적으로 상응하는 사람을 원하는 게 컸고, 그렇다고 외모 하나만 보고 다른 걸 아예 안 본 건 아니다 보니 만날 사람의 폭이 좁았어요. 그래서 객관적가치는 사수하되 자존감 낮은 건 포용하자는 사고방식이었는데 이건 아닌 거 같아요. 아무리 대외적으로 잘났으면 뭐하나요? 집에서 폭언 폭력에 저한테 잘해주지를 않는데. 차라리 나한테만 잘하고 남들한테 못하는 사람이 낫죠.
좀 더 깊게 들어가보면 저는 대외적 인정욕구가 강했나 봐요. 그걸 알고 나니 남친/배우자 통해 그걸 채우려던 제 모습이 보이고 왜 그랬나 싶어요. 그냥 내가 직접 사회적으로 더 성공하면 그 결핍 채워지겠죠. 사실 더 깊게 들어가면 남의 인정이 아닌 나를 인정해준다면 되는 건데 내가 나한테 너무 높은 잣대를 들고 혹독했던 건 아닌가 싶기도..
아무튼 이제는 키 몸매 이런 외적인 부분은 조금 내려놓고 미래를 함께 그려도 괜찮을 좋은 사람인지 내면이 튼튼한 사람인지 보려고요.
아주 살짝 자존심 스크래치는 생겨서 오랜만에 요즘 외모 관리 받고 말씀하신 운동도 다시 시작하고 그럴 예정입니다. 어차피 저 남자는 시간 갈수록 만날 여자는 더욱 줄어들 테고, 결혼 생각 안 드는 여자랑 장기연애 하거나 본인의 문제를 파악하고 떠나는 짧은 연애만 연속하거나 그럴 테니까 결국에는 제가 이길수밖에 없는 게임이죠.
참, 상담사님이 이 남자분 연애상처 있었을 거라 했는데, 예전에 상담 받을때는 이 남자가 장기연애 하다가 본인 집 반대로 파혼한걸로 안다고 했었는데 알고 보니 그 이상의 '상처'가 있던 거 같아요. 그 여자 다른 남자랑 결혼해서 애도 낳고 잘 살고 있더라 - 라고 얘기하는 걸 봐서는 10년도 넘은 사건에 대해 아직도 여자 탓만 하는 거겠죠.
ㅎㅎ아트라상으로 인해 제 인생이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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