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하서영 상담사님 / 고프저신 / 상황 + 신뢰 이별 / 1차 지침후 2주일 공백기 후기
송윤
2026. 04. 30
하서영 선생님, 요즘 날씨가 변덕스러운데 건강 잘 챙기고 계신가요?
아직 일주일도 안 지났는데 2주차 후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변수이면서 변수는 아닌 일이 일어나 제 기억에서 지금의 감정과 생각이 날아가기 전에 글을 써 내려가 보려고 합니다.
이틀 전인 4월 28일에 저는 나름 평화롭게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남자 쪽 어머니께서 카톡을 주셨습니다. 팝업창이 뜨는데 심히 당황스럽고 순간 몸에 흐르는 피가 멈추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어머니시자 저희의 이별에 아주 큰 영향을 주신 분이 왜 헤어진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나에게 연락이 왔을까 도무지 무엇 때문일지 감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내용은 단순했습니다. "OO 씨, 시간이 날까요? 나 좀 볼 수 있을까요?"
솔직히 내용마저도 자기중심적인 그분의 스타일이라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는 화가 났습니다. 보통 오랜만에 연락을 하는 사람에게, 심지어 친분이 거의 없는 관계에서는 제 기준으로는 인삿말과 함께 안부를 묻는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나 이분은 워낙 비상식적인 행동과 언행을 많이 해서 그저 짜증과 분노가 올라왔습니다. 사실 안부를 물으셨으면 더 화가 났을 듯합니다. 본인이 헤어지라고 저희에게 종용해 놓고 잘 지냈냐고 하면 '상식적으로 잘 지냈겠냐?' 라고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이러든 저러든 헤어진 연인의 어머니에게 연락이 오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고 생각하여 제 상황이 얼마나 비정상적이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삼류 드라마 같은지 새삼 느꼈습니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의 어머니이시고 제가 재회를 바라는 입장이다 보니, 최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누르고 예의를 챙겨 어머니께 답장을 드렸습니다. 잘 지내셨는지, 그리고 어떤 연유로 저를 뵙고자 하시는지 여쭙고자 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그저 본인이 제게 주고 싶으신 게 있다며 집안에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나서 이제야 시간이 났다고, 불편하냐고 제게 물으시더군요.
"네 어머니, 당연히 불편합니다." 라고 답하고 싶었지만 저는 제가 업무와 일정이 바빠 당장 시간을 내기는 어려울 듯하니 일정을 확인하고 나중에 가능해지면 연락을 드리겠다고 답했습니다.
만약 제가 선생님과 상담을 받기 전이었다면 어쩌면 저는 어머니의 만남에 응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어머니의 카톡이 오자마자 심히 당황하여 관리자님께도 어떻게 해야 하냐고 여쭙었습니다. 관리자님께서도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주셨고 선생님과의 상담 내용과 제 촉을 종합해 보니 만나지 않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의를 차려 답장은 드렸으니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어머니가 왜 저렇게 하시는지 굳이 옹호를 해보자면, 어머니는 저와 마지막으로 나는 카톡 대화에서 본인의 행동을 제가 이해하고 미안해하시지 않아도 된다 말씀드렸더니 마음이 편해지셨는지 뭔지 본인의 의견을 두둔하고 정당화 하시며 지금은 저와 제 연인이 각자 자리에서 커리어를 쌓는게 맞다고 하시며 언제든지 제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본인이 도울수 있는 만큼 돕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헤어지는 마당이니 어머니께 일단은 좋은 끝을 드리고 싶어서 '든든한 후원자'가 생긴 것 같다며 항상 좋은 말씀에 감사하다고 끝마쳤습니다. 저는 어머니께서도 나이가 있으시니 저의 그런 말들을 좋은 인삿말로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 설마 진심으로 받아들여서 저러시는 건가 싶습니다. 어찌 되었든 평범한 생각 회로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제가 아직 자식을 낳아보지 않은 입장이라 그런건지 제가 이기적이고 이해를 못하는 사람인건지... 사랑하는 남자의 어머니라 뭐라 단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제 연인의 어머니께서는 '당신과 내 아들에 관계와는 별개로 나는 당신을 돕고 당신과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싶어요' 라는 의사를 비추시는거 같은데 저는 이건 성립될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께서 저를 '보험'으로 생각을 하시는건지 아니면 죄책감에 저를 조금이라도 도와서 자기 합리화를 하시고 싶으신건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해프닝은 저에게는 그저 '우리의 재회에 마이너스냐 아니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노이즈냐' 라는 생각만 들게 한 일이였습니다. 제 주변인들의 결론은 이건 제가 무시해도 되는 변수라고 할 수도 없는 거슬리는 노이즈라고 생각하라고 하더군요. 저도 최대한 그렇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선생님, 사실 이번 일로 제 멘탈이 많이 흔들리긴 했습니다. 그리고 '자꾸 왜 이런 괴상한 일들이 내 인생에 일어나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많은 편도 아닌데 인생에 풍파가 많았고, 첫 연애에 이런 기이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니 참 나도 나구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선생님이 해 주신 말씀들이 지금 상담해 주신 지 2주가 딱 되었는데 이제야 조금씩 조금씩 더 이해가 갑니다. 같은 말인데도 왜 이제야 다르게 더 정확하게 들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리석은 제게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화 녹음을 하니 생각이 났는데, 오늘 제가 제 연인과 헤어지는 당일에 나눴던 통화 녹음의 일부를 다시 들어봤습니다.
달라진 건 시간이 흘렀다는 점뿐인데 이상하게도 예전에는 그 녹음을 들으면 죄책감과 슬픔과 아픔만 찾아왔는데 오늘 오랜만에 들어보니 슬픔과 아픔과 분노와 어이없음이 찾아왔습니다. 사람이 참 야속합니다. 같은 통화 녹음이고 몇 번이고 들었던 내용인데, 제 연인이 얼마나 비겁하고 본인 잘못은 단 하나도 말하지 않으며 이별의 원인을 오로지 저에게 돌리는 게 조금 화가 났습니다. 제가 잘못한 게 솔직히 많다 보니 이해는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화가 났던 부분은 제 연인이 저에게는 '제가 가장 지치고 힘든 부분은 누나가 날카롭고 다른 사람이 본인 기준에 맞지 않으면 멋대로 말하고 평가하는 그런 점이다' 라고 말해놓고 저에게는 본인 기준대로 함부로 '누나는 미래가 불안정하다, 본연의 성격은 절대 변하지 않을것이다' 등등 함부로 저의 미래에 대해 본인 어머니의 기준대로 재단하고 평가하는 것이였습니다. 너무 모순적이었습니다. 저의 가장 큰 단점을 본인이 그대로 답습하고 제게 하는 것이… 조금은 실망스럽고 화가 났습니다.
사실 이래 놓고도 저는 불과 이 글을 쓰기 몇 시간 전 제 연인의 사진을 보며 펑펑 울었습니다. 혼잣말로 '나와 결혼하자며, 영원히 내 곁에 있어 준다며, 나를 절대로 버리지 않을 거라며… 내 여보, 내 사랑 보고 싶어…'라고 반복하면서 밥 먹다가 울었습니다. 덕분에 밥이 다 식어서 식은 국을 먹었습니다.
저희 집 냉장고에는 저희 어머니가 제가 헤어지고 나서 몇 날 며칠 통곡하고 정신병자처럼 구는 꼴을 보시고 붙여 놓은 제 연인과 저의 사진이 있습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며 제게 상처를 준 제 연인을 꼴도 보기 싫어하시면서도 저를 위해 지금까지도 손 한 번 대시지도 않고 붙여 놓으셨습니다. 그런 사진들을 저는 헤어진 지 6주가 지난 오늘에야 제 손으로 떼어냈습니다. 재회를 포기해서 한 행동이 아닙니다. 그저, 왠지 모르게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렇게 하였습니다. 선생님, 제가 왜 그랬을까요? 설명은 안 되지만 오늘이어야만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후기를 쓰는 중간에 설거지도 하고 웹툰도 보고 과자도 먹으면서 여유로우면서 정신없게 있네요.
헤어지고 나서부터 이상하게 밥 냄새만 맡아도 거부감이 들어서 지금 6주 동안 2kg 정도 감량했습니다. 주변에서 다들 살 빠졌다고 예쁘다고 칭찬해 주는데 아무 생각이 안 들더군요. 저희는 비밀연애를 했다 보니 제 주변에 제가 연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주변인들은 그저 제가 열심히 살아서 살 빠졌다고 생각하시는데 진실을 알면 아마 한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ㅎㅎ. 지금도 밥만 보면 거부감이 듭니다. 그나마 필라프나 리조또는 괜찮은데 맨밥은 힘들더군요. 그래도 하루 한 끼를 먹더라도 든든하게 먹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틴더는 저번에 후기를 쓰고 나서 바로 다음 날 청산했습니다. 저에게는 안 맞더군요. 대신 그곳에서 만난 몇몇 좋으신 분들은 카톡으로 대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리바운드...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다른 분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중입니다.
하서영 선생님, 저는 제가 반드시 재회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제 간절한 바람이기도 하지만 저 같은 이상하고도 어려운 케이스가 좋게 성공하여서 언젠가는 선생님께도 다른 분들께도 긍정적으로 쓰일 수 있는 사례가 되었으면 합니다. 비록 선생님께서는 재회를 재고해 보라고 하셨지만 저는 제 최선을 다하여 제가 후회가 남지 않을 미래를 만들고 싶습니다.
아직 공백기가 많이 남았네요. 다음 주 후기를 쓰러 올 때는 이상한 일 없이 평범하게 일상을 소소히 나누는 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직까지도 하루에 수십 번 수백 번씩 마음이 왔다 갔다 하고 조울증 환자처럼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지만 최대한 정신줄을 놓지 않으려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후기를 쓰는 게 이렇게까지 제 멘탈에 도움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선생님, 그때까지 건강 잘 챙기시고 다음 주에 또 오겠습니다.
간절하시고 재회를 바라시는 모든 분들, 연애를 하시며 불안함을 느끼시는 분들 모두 부디 바라는 바를 이루고 조금 더 안정적인 5월을 맞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026.04.30 오후 0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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