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반응 후기 / 하서영 상담사님 / 고프저신 / 3년 연애 / 확률 30%
손군
2024. 12. 08
안녕하세요 하서영 상담사님. 후기 글을 매일 확인하신다 하셔서 제 글이 상담사님께 조금이라도 상담의 보람이 됐으면 하는 바램에서 후기를 올려 봅니다.
우선 저는 3년 연애 후 이별한지 3개월이 지나고 상담을 받게 된 남자 내담자입니다. 제 스스로 상담을 받기 전 이번 연애에서 만큼은 '저프저신' 케이스라고 생각해왔었습니다. 그 이유는 살면서 처음으로 여자에게 고백을 했다는 점 (이전 연애에서는 늘 상대방들이 고백을 했었음), 3년의 연애 중 싸움이나 갈등 상황에서 항상 제가 먼저 굽히고 상대에게 손 내밀었다는 점, 상대방과의 데이트 혹은 여행 계획을 늘 제가 주도했다는 점(이것마저 처음 ..) 등 이전 연애들은 항상 상대방들이 저를 더 좋아해주고 맞춰주는 연애였다면 이번 연애는 제가 상대를 더 좋아했고, 사랑했기 때문에 그랬다고 생각해서 '저프레임', 그리고 연애 중 상대에게 항상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줬었다는 점 '저신뢰도', 따라서 '저프저신' 케이스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상담을 받아보고 나서 제가 '고프저신' 케이스라는 걸 알게 됐고, 저는 제가 상대를 더 좋아해서 항상 상대에게 맞춰왔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3년을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상담사님은 유순한 상대방이 저로 인해 늘 상처를 받아 왔음에도 저를 너무 사랑해서 연애가 지속됐지만, 끝내 상처와 스트레스가 많아져 이별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 상담 글을 3번 정도 읽어보니 상대가 3년동안 얼마나 외롭고 쓸쓸했을지 진심으로 알 것 같더라고요.
또 저에게 맞춤 대화법도 알려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저는 늘 [갈등 -> 해결 방안 -> 해결] 이런 식으로 아주 심플하게 갈등 해결을 하려고만 했었는데, 말씀해주신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보고,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하는 대화법을 통해 제가 하는 말들에 적용도 해봤고 예시도 보여주신 게 딱 그 사람이 하는 화법인 것 같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습니다. 뭐 하루 아침에 당장 고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천천히 발전하는 게 중요한 거라 생각합니다.
지침은 당장 보내라고 하셔서 말투를 조금 제 말투로 변경해서 바로 보냈습니다. 상담의 모든 부분에서 엄청난 만족이라고 100번을 말해도 모자라지만, 아쉬웠던걸 한 가지만 꼽자면 후기나 칼럼들을 봤을 때 강력지침을 통해 상대방이 막 연락 오고 매달리고 하는 그런 지침을 원하기도 했고, 사실 어떤 말들일지도 많이 궁금했고, 무엇보다도 재회 확률도 30%여서 별로 기대도 안되는데 "니가 나 떠나고 편하게 살게 놔두진 않지." 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지침이 프레임은 유지하되 신뢰감만을 높이는 지침이라 살짝 아쉽다고 느끼긴 했었습니다.
하지만 프레임이 압도적인 상황이라 신뢰도만 문제되는 만큼 지침은 유순하게 접근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그 말을 듣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했다는 식의 말들도 평소엔 쓰지 않는 말들이라 프레임이 유지 된다기보단 "아 조금 이런 말 하기는 자존심 상하는데 .." 라고 조금 고민했던 게 상담사님이 말씀하신 대로 타고난 고프레임이 맞나 봅니다.
아무쪼록, 지침 전송 후 상대방의 반응은 신경 쓰지 않고 제 할 일이나 하려고 합니다. 어차피 재회 확률도 낮다는 점, 지침을 쓴다 해도 먼저 연락 올 사람이 아니라 확신하는 점, 공백기 지침을 주셨는데 그 긴 시간을 그 사람만을 기다리며 산다는 것도 정말 힘들고 시간 아까운 일이죠. 또 무엇보다도 제 뒤엔 하서영 상담사님이 계시니 갑자기 멘탈 흔들려서 말씀해주신 지침을 수행 못할 일은 죽어도 없을 것 같네요.
그리고 제 사연을 잘 읽어주시고 저보다 더 안타까워 해주시고 위로를 해주셔서 저에겐 너무나 큰 힘이 됐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 이렇게 후기 올렸었는데 상대방에게 방금 전화 와서 후기 수정했습니다. 지침 문자의 위력 역시 대단하네요 .. 상대방은 이제 마지막 연락이라고 왔길래 카톡으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전화했다고 .. 잘 지내라고 간단하게 덕담을 했습니다. 저도 지난 3년 동안 "니가 나로 인해 얼마나 외로웠을지, 쓸쓸했을지 이제야 알게 됐다. 감정적으로 많이 이해해주지 못 했어서 미안하다 잘 지내라" 식으로 말했고 상대방이 이렇게 변하고 나서 나 말고 다른 여자한테 잘 하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길래 "왜? 너한테 다시 잘해볼까?" 하면서 여유 있게 장난 한 번 쳐준 다음에 "우리가 인연이라면 언젠간 또 만나겠지. 나중에 마주치면 인사라도 하자. 그때까지 사랑 받으면서 살아, 나도 좋은 남자 될게. 잘 지내" 하고 끊을랬는데 상대방이 살짝 아쉬운 듯 한 목소리길래, "또 흔들리나 보네 어디 한 번 아쉬워 해봐라" 생각하고 그냥 끊었습니다 ㅋㅋ 지침 수행 잘했나요 나름 ..? 앞으로도 잘해보겠습니다. 나중에 공백기 끝나면 애프터 보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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