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정유현 상담사님 상담 직후 후기/고프저신/60%
리롤리아
2025. 04. 13
어제 긴급상담으로 정유현 상담사님을 처음 뵙게 되었습니다.
같은 상대랑 아트라상에서 벌써 3번째 상담인데 참 많이 배운 것 같아서 좋으면서도 안 찾아와도 되는 날이 이제 조금 기다려지기도 하네요 ㅋㅋㅠㅠ 아직은 초보 내담자니까 열심히 말 듣고 위기가 생기면 바로바로 오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계속 다툼 관련 문제가 있어 지난해 연말에도 상담신청을 하고 정유현 상담사님을 배정받았다가, 아직은 제가 혼자서 더 노력해보고 조언을 들어야 더 와닿을 것 같아서 취소했었는데, 그때 상담 받았으면 이런 상황까지 안 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하지만 그동안 제 나름대로 머리 싸매는 고민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상담할 때 이해가 쏙쏙 됐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ㅎㅎ
먼저 저는 언제나와 같이 고프저신 판정을 받았고, 평범한 반복적인 싸움 케이스로 확률은 60%를 진단받았습니다. 원래라면 80% 이상의 확률인 게 맞으나, 현재 남자에게 약간 힘든 상황이 있어 조금 확률이 낮아졌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지침도 중요하지만, 상황 분석에 시간과 정성을 정말 많이 들어주셨습니다. 고프인 저는 이런 얘기를 들으면 무조건 방어기제가 튀어나올 거라면서, 말을 하면서 제 반응을 하나하나 예상해주시는게 정말 너무 신기했어요 ㅋㅋㅋ 방어기제는 강하지만 나름대로 이 문제에 대해 고민도 정말 많이 해봤고 나름 자기객관화는 잘 되는 편이라(?) 해주시는 말씀도, 짚어주시는 방어기제도 전부 이해가 갔습니다.
가장 좋았던 말은 "고프는 좋은 게 아니에요"라고 말씀하셨던 부분인 것 같습니다. 무의식중에 내심 고프인 걸 자랑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아서 많이 찔렸어요. 생각해 보면 저는 고프병에 걸려있었던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분명히 예전에 초보 내담자들이 강력지침의 힘을 한 번 보고 나면 고프병에 걸려서 상대방에게 채찍만 미친듯이 때리게 된다는 칼럼을 읽은 적이 있어서 경계하려고 노력했으나 어느새 그렇게 돼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아트라상을 처음 찾아왔을 때, 제가 엄청난 악담을 듣고 차인 상황에서 아주 약간의 강력지침을 사용했더니 상대방이 미친듯이 사과하며 울며불며 매달렸고, 내심 그게 너무 통쾌하고 기분이 좋았어서 항상 그렇게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솔직히 성격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저 때문에 마음이 아파서 운다고 하면 기분이 째지고 신이 나요) 그리고 상담을 하면서, 제가 신뢰는 바닥이지만 프레임만큼은 엄청나게 높기 때문에 재회가 비교적 쉽다는 얘기를 듣고 프레임만 남아있으면 어떻게든 재회할 수 있구나, 그럼 앞으로는 최대한 싸가지없지 않은 선에서 고프 행동만 계속해야지... 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또 고프저신의 종특인 신뢰도 깎이는 건 참아도 프레임 깎이는 것만큼은 참을 수 없는 고질병으로 ㅠ 언젠가부터 사과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사과하지 않고 상대방을 비난하기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되었고, 제가 정말 강한 채찍을 때린다면 상대방이 굽히고 들어올 거라고 기대했어요. 그 결과 제가 잘못한 것이 분명히 있는 상황에서, 또 상대방이 어느 정도는 상식적인 행동을 한 상황에서 부적절할 정도로 강하게 나갔고 상대방이 먼저 이별을 고했습니다.
이 전까지의 이별은 사실 도저히 놓칠 수 없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재회하고 싶다고 상담하러 온거였는데, 이번에는 사실 그 정도는 아니었어요. 저도 어느 정도 오랜 기간 상대방을 만나오면서 상대방의 단점을 체감했고, 서로 반복된 고프저신 행동으로 저 역시 지친 것도 있고요. 사실 이번 다툼 때 깽판을 친 거는 헤어져도 저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판단하에 내린 선택이기도 했어요. 그러나 막상 지나고 보니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지는 못하겠더라고요.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바쁘고 힘든 상황에 있어 더 이상 이 일로 멘탈 흔들리고 정신력 소모하고 싶지 않아서 재회보다는 사실 제 멘탈 보존을 위해 상담 신청한거였는데, 이별 이후 패닉이 오면서 제가 전부 다 잘못했나, 라고 생각하던 거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일단 너무 행복해졌습니다. 정유현 상담사님께서 남자가 저보다 나이도 한참 많으면서 그릇도 작고, 자존심도 세고, 멘탈도 약한 남자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사실 저도 평소에 항상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가끔은 제가 상대방의 노력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서 정말 좋은 사람을 오해하고 있는 건가 생각했는데, 객관적으로 인정을 받으니 조금 마음이 편해진 것 같아요. 그럼에도 상대방은 방어기제가 좀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꽤 착한 남자이고, 저를 정말 엄청나게 사랑해서 저에게만큼은 그 센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굽히고 들어오는 등 많이 노력하고 있는 거라는 말도 해주셨어요. 사실 그것도 몰랐던 건 아니지만, 역시 상담사님의 입으로 들으니까 조금 위로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정말 와닿은 부분은 제가 이번 이별 당시 헤어져도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제멋대로 행동한 건 그저 자존심부리고 방어기제가 올라온 거라고,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으면 상담에 오지 않았을 거라고 말씀해주시길래 정말 구구절절 맞는 말인 것 같아 제 마음에 대해 인정하기로 했어요. 지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상대를 완전히 포기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았고, 저에게 여전히 상대방의 프레임이 높게 남아있다는 사실을요. 사실은 상대방도 다툼 이외의 행실이나 과거 문제 등으로 저에게 신뢰감이 많이 깎인 상태입니다. 그래서 설령 이번 재회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람과 정말 평생 가야 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적어도 저에게 있어 프레임이 많이 남아있다는 걸 인정하고, 제가 고프고신 여자가 되는 법을 연습해보는 게 더 좋을 거라고 결론내렸습니다. 물론 재회에 실패한다면 이번에는 그냥 그러려니 하는 마인드로 살아갈 것 같긴 해요 ㅎㅎ 여태껏 대체자를 만들려는 노력은 한 적이 없는데 (기존의 이별은 이런 다툼에 의한 이별이 아니었기에 질투유발 등의 지침이 들어가지 않았고, 매번 너무 금방 재회가 되어 대체자를 만날 여유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소개팅도 받아보고, 다른 사람도 만나보려고 해요. 연애 도중에 저에게 대시하는 남자들을 정말 다 칼같이 쳐냈었는데 이제는 안 쳐낼 테니 지금 연락왔으면 좋겠네요... 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기존의 상대방보다 더 그릇이 크고, 더 제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난다면 만나볼 수도 있겠죠. 공부 열심히 하고, 시간 되면 다른 사람도 종종 만나면서 지내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1년 넘게 연애하면서 다른 남자에게 눈길조차 준 적 없는데, 오랜만에 자유가 주어졌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기쁘고 홀가분하더라고요. 연애 중에 다른 남자를 재보는 건 바람이고 잘못된 행동이지만, 헤어진 동안 다른 사람을 찾아보는 건 아무 문제 없는 행동이니까요 ㅎㅎ
정유현 상담사님께서 팩트로 후드려 팬다는 후기도 본 적 있고, 상담사님 본인도 저를 위해 솔직하게 말하겠다고 말씀하셔서 조금 걱정했지만 저는 상처받은 말은 없었습니다. 아마 상담을 몇 번 받아보고, 칼럼을 많이 읽어보고, 또 본인에 대한 반성을 많이 해 본 사람이라면 상처받기보다는 다들 공감될 것 같아요. 우선 마음이 편해져서 너무 행복해졌고요... 이제 마음 편하게 시험공부 하러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습니다. 그리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정말 많이 공감갔고, 제 방어기제들을 전부 예측하고 반박해주시는 게 정말 속시원하달까 통쾌했어요. 그리고 사과하고 들어가는 건 저프가 아니라 고신이다... 많이 읽었고 그 순간에는 공감갔지만 막상 다툼 상황이 되면 사과하는 건 지고 들어가는 것 같아 너무 기분 나빠서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었거든요. 이번 이별을 계기로 저프 사과가 아닌, 고신 사과. 그러니까 상대방이 화를 내서 지고 들어가는 사과가 아닌, 한 수 위에서 여유있는 태도로 하는 사과에 대해서 열심히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상담사님께서 고프고신 연애는 1년에 한두번 다투는 거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지금은 심하면 하루에 한두번 다툴 것 같은데 ㅋㅋㅠㅠ 그래서 구체적인 목표도 생긴 만큼, 재회를 하면 이번에야말로 정말 고프고신의 여자가 되어보려고 합니다. 혹시 재회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만나더라도 마찬가지고요! 상담사님께서 해주신 말씀 전부 다 공감갔지만 딱 하나는 아직 인정하지 못했어요. 바로 제가 지금 당장 정말 좋은 남자를 만나더라도 고프고신 연애를 하지 못할 거라는 말씀이요. 물론 확률적으로 대다수 그러기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제가 정말 생각도 많이 하고 집념이 강한 사람이거든요. 정말 최선을 다 해서 한방에 고프고신 여자가 되어 돌아와보겠습니다.
정말 너무 감사했고요, 1차 지침 이후 후기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사실은 근데 이제 재회는 해도 좋고 안 해도 좋고 마인드라서 (포기했다기보다는, 이제 정말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누굴 만나도 일단은 제가 잘 하는 게 더 중요해져서요 ㅎㅎ) 1차 지침이나 재회 이후 후기보다는, 고프고신녀가 되었다는 후기를 남길 수 있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그동안 잘 지내시고, 애프터메일 때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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