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하서영 쌤과 2번째 재회 후기 / 고프저신 / 장기연애 케이스
물오름
2025. 04. 07
4년 연애 / 쌍방 고프저신 / 먼저 이별통보한 입장
이 후기는 서영쌤께 온전히 드리고 싶네요. 결론을 말하면 제목에서 보이다시피 재회했어요.
공백기를 다채우고 2번째 에프터를 썼습니다. 사실 공백기 중간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들이 겹치면서 내프나 멘탈이 굉장히 무너져 있었고 일상에서도 여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일찍 에프터를 썼었는데, 그 뒤로 또 쓸 수는 없으니까 그냥 취미나 하고 약속 많이 잡고 책 많이 읽고 그러면서 지냈습니다. 그러다보니 좋더라고요. 행복하더라고요. 어느새 개인적인 고민도 해결되었고, 해결되니까 여유가 생겼어요. 취미가 다양해지니 삶이 풍요로워지고 좋은 예술로 마음을 배불렸어요. 상대를 생각하며 슬퍼하는 일도 줄었고 상대를 미워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미워해서는 어차피 재회해도 마찬가지며, 재회를 안한다고 해도 추억을 더럽히고 나를 괴롭히는 일인 것 같았어요. 상대의 성향과 어린 시절을 고려해서 상대의 심정을 천천히 되짚어갔고 진심으로 이해가 되고 안쓰럽다 여기게 되니 밉지도 않고 그렇다고 미련이 더 생기지도 않더라고요. 마음이 점점 나아졌어요.
이때부터 진심으로 고프고신이 되었던 것 같아요. (고프는 서영쌤이 주신 1차 지침 덕분에 더더욱!) 상대랑 무조건 재회해야겠단 생각도 안들고 막상 재회를 하자는 얘길 듣더라도 신중하고 싶어지더라고요. 뭣보다 상대방이 제게 너무나 저신이었기 때매... 그래도 차마 상대를 다 정리하진 못했어요. 4년의 시간을 만났고 이것저것 같이 해본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 기억들이 늘 마음에 남더라고요.
그런 와중에 상대방은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1차 지침 이후에 반응에 대한 내용은 다른 후기가 또 있어요. 첫 에프터 이후로도 상대는 2~3일에 한 번씩 프사를 바꾸거나 뮤직을 바꾸거나 상메를 바꿔댔고 원래 안그러던 사람이 자기계발을 한다고 온 SNS에 티를 내더라고요. 특히나 이번엔 자존심이 많이 상해서인지(제가 찼기 때문) 질투유발 반응이 나왔어요. 다른 여자 사진을 대놓고 프사로 하기도 하고 상메로 연상을 만나는 듯 암시하기도 하고(평소에 연상이 이상형이라고 굉장히 많이 말했음) 여자랑 꽃보러 간 사진, 여자 계정을 태그해서 스토리에 올리는 등요. 이때 동요하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동요하긴 했어요. 했지만 그 동요도 몇시간 뒤면 가라앉았고, 이론을 이미 알잖아요. 상대 프레임이 오르는걸 알고 있으니까 충동적으로 연락하거나 따지지 않게 되더라고요. 특히 그렇게 해서 나중에 내가 후회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후회따위 0.0001%도 없이 이 상대방을 차단하고 사진도 다 지울 자신이 있을때나 그렇게 하자란 생각으로 냅뒀어요. 또, 그러면서 상대방도 나름 쫄릴 거란 말이죠.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얘가 연락이 안오거나 타격이 없으면 어떡하지 하고요. 그런걸 생각해보니까 괜찮더라고요. 괘씸하긴 했어요.ㅋㅋㅋ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냅두면서 공백기가 다 채워졌고 2번째 에프터를 썼고 지침을 받은 다음날 보냈어요. (가능성 제시와 신뢰도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었어요!)
내내 자존심 발동(질투유발 반응)이 있었던 만큼, 내용 자체가 부드럽거나 따뜻하진 않았고 밉다고 하더라고요. 차라리 연락했을 때 답장을 주지 하고요. 그리고선 대화를 몇번 이어갔는데 좀 틱틱대면서 왜 연락했는지 모르겠다, 자긴 괜찮았는데 너 연락 받으니까 힘들다, 연락하지말자 라는 식으로 얘기하더군요. 답장하지말라는 말에 그대로 뒀어요. 그렇다고 한들 상대가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장문 답장에서도 드러났고 틱틱대는 것도 좋아하고 그러니 원망이 생기는 것이며 힘들다고 스스로 고백하는 말도 있었잖아요. 이때 제가 내프가 안정되지 않았거나 상대가 여전히 미웠거나 보상받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면... 감정적으로 훅 올라왔을지도 몰라요. 아니면 재회에 너무 필사적이었다면 멘탈이 많이 흔들렸을거예요. 재회가 안되어도 나는 내 삶을 영위할 수 있고 또 살면 살아진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둘 수 있었네요.
아니나다를까, 밤에 상대에게 전화가 왔어요. 1~2시간 동안 대화를 했고 상대가 이전에 제게 했던 행동을 포지션이 뒤바뀐채로 제가 갑질을 하고 있었다는 걸 저는 느꼈고, 상대방도 나름대로 그래서 예전에 쟤가 눈치보고 힘들어했구나, 내가 잘못했구나, 걔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하고 느꼈다고 하더군요. 뭐가 서운했는지 눈치보지 않고 얘기했고 웃으며 친구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대화를 했어요. 농담도 해가면서요. 신뢰도 올리는 멘트들을 중간중간 했구요. 새벽이었는데 나오라는 얘기에 만나 술을 마셨고, 상대는 아리까리하게 어필하더라구요.
집까지 데려다주고 저는 집에 들어오긴 했는데 정작 중요한 말이 없길래 카톡으로 어떤 마음인진 모르겠는데, 하고 얘기하려니까 상대방이 솔직히 잡혀주길 바랬다, 혹은 잡아주길 바랬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그런 말 안했지 않냐니까 옥상으로 와보라더군요. 안가고 옥상에 가 있더라구요. 상대방이 어렵게 어렵게 나 아직 너 많이 좋아, 내가 더 잘할게 하며 얘기를 했지만 다시 만나자 라는 고백은 않길래, 그래서 어쩌자고? 난 모르겠는데~? 그 말이 그렇게 어려워? 그래가지고 처음에 나한테 고백은 어떻게 했대~? 라는 식으로 발칙하고 당돌하게 유도해서 받아주게 되었네요.
푹 안기는 그 사람에게 '이렇게 애기같아서 어쩌나' 라고 했더니 '너만 알아' 라고 대답하더라구요. 처음에는 재회요청을 들어도 마음이 동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 사람이 사실 연락하지 말라고 했던 거 센척했던거다 라며 솔직하게 말하고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부분에서 신뢰도가 올랐나봐요. 아니면 애초에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들 여전히 애정이 남았던 걸지도 모르겠고요. 아무튼 그렇게 지침을 쓰자마자 그날 새벽에 재회가 되었습니다.
상대가 불안해할 걸 알아서 어줍짢은 프레임 높이기는 하지 않고 있어요. 첫 상담때는 제가 저프의 위치에서 받았고, 이번엔 제가 고프저신으로 받았는데 두번의 상담을 통해서 상대와 저의 입체적인 면을 살펴볼 기회가 되었어요. 서로 입장이 뒤바뀌어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부분도 많고요. 이렇게 만나 꼭 행복한 결실을 맺거나 후회없는 경험이 되리란 보장은 없지만 얻어가는 것이 많아 다행이라는 생각이에요. 또 아쉬울 것은 없지만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재회를 하면 좋지만 또 굳이 무조건!! 해야만 해!! 라는 마음가짐은 아니었던, 상대의 자존심을 자존심으로 보는게 아니라 방어기제로 바라보고 안쓰러워했던 그 시야를 내내 가지고 가고 싶어요. 좀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며 세상을, 이 사람을 어여삐 보려고 합니다. 추천 안하시는 남자라고 하셨고, 저도 어떤 부분에서 그런지 너무 잘 알아요ㅋㅋㅋㅋ(자존심 부리고 공능제, 사회적 지능 좀 모지람...) 그렇지만 능가하는 메리트가 있긴해서 선택한 만큼 이왕 선택을 했으면 현명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어여삐 보려고 하는 것이 좋다는 걸 알아요. 앞으로도 많이 노력을 해야겠죠ㅎㅎ 이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도움이 될 것들을 배워서 좋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연애 상담 말고도 다른 상담도 하고 싶을만큼 분석이 재밌고 좋았어요. 저의 깊은 내면을 같이 들여다볼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만큼요. 비용이 저렴한 것이 아니라 그렇지... 만약 경제적으로 아주 부유했다면 신청했을지도 모르겠어요ㅎㅎ
감사합니다. 서영쌤. 상담을 통해서 제가 저 스스로를 좀 더 예쁘게 장하게 봐줄 수 있게 되었어요. 저 스스로 노력을 한 것도 많지만 그런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담자 여러분 질투유발은 제가 겪어보니 효과가 좋습니다, 아마 이론을 모르면 멘탈 나갈거예요. 그러니 질투유발 지침 쓰시는 분들 너무 불안해하지 않고 짜릿하게 수행하시길 바랍니다 :) 재회든 뭐든 내가 준비가 되어야 좋은 기회가 오고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고프고신의 자세가 준비가 되었을 때 지침을 썼고 그랬기 때문에 상대의 반응에 흔들리지 않고 매력을 내내 끌어낼 수 있었던 것처럼요. 앞으로도 이 스탠스 잘 유지해서 몇개월 뒤 연애유지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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