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이강희 상담사님께 강박장애 환자가 수술받은 후기입니다(분석상담/연애유지 목적)
고프고신안방마님
2026. 08. 19
강희 상담사님, 상담글에 후기를 요청하셔서 조금 놀라기도 하고 좋았습니다.
저의 글이 읽기 지루하거나 번거로왔다면 꺼내시지 않으셨을 말이니까요. 의미부여의 달인인 내담자는 선생님의 후기 요청에 꽤나 입꼬리가 씰룩거렸답니다.
하지만 바로 후기를 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적어도 몇 주 정도는 지시해주신 대로 행동해보고 그 결과를 말씀드리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8월 1일에 상담글을 받았으니 약 2~3주정도 연애유지에 대한 조언과 마인드셋을 가지고 남자친구와 지내 왔으며 벌써(!) 변화된 것들이 보이기에 그대로 구구절절 후기에 남겨 보겠습니다.
*아참, 제목에 적은 강박장애라는 것은 비유적 표현이 아닌 실제 진단입니다. 저의 정신과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강박장애 군에 실제로 포함이 됩니다'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강희쌤의 피드백과 상담은 실로....그동안 제가 받아왔던 심리치료들 중 약물치료 다음으로 효과가 좋았습니다.
1.저는 3년동안 남자친구와 사귀며 쭉~고프저신이었습니다.
헤어지고 만나고를 몇 번 했는지 저희도 모릅니다. 하루아침에 다시 깨붙한 것은 정말 말그대로 셀 수도 없이 많고, 일주일 정도 헤어져 있다가 붙은 적은 두 번 정도이며, 아트라상을 통해서 비교적 더 오래 걸리지만서도 확실하고 극적인 재회를 한 횟수는 두 번입니다.
얼마나 고프저신이었는지 감이 오시죠?
사실 그동안 아트라상에서도 재회만을 위한 상담을 받고 나서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가장 급한 게 재회였고, 이전 후기들에서 명시하였듯 내프 자체가 상승하는 경험을 한 것도 물론 맞습니다만, 게다가 '모범적으로 재회'한 케이스인데도, 저의 저신 행동은 잘 고쳐지지가 않았어요.
특히 저의 경우에는 진짜 말 그대로 '강박장애'였으니까요.
상대방의 말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늘 위험신호였습니다.
'저거 내 친구한테 웃어준거 봐. 내 친구가 여자로 보이나 보다.'
'저거 거짓말인데? 쟤 도덕적으로 결함있나? 그럼 나중에 바람도 피울 놈 아냐?'
이런 식의 사고가 매일매일 머릿속에서 끊이지를 않았어요. 전남자친구가 여자문제를 일으키고 헤어진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심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더 생깁니다.
즉각적으로 챗 지피티나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상대가 '걔가 그럴 놈은 아니야. 너가 예민했어(실제로 예민함ㅋㅋ)'라고 말해주면, 잠깐 5분정도는 말짱히 괜찮아졌습니다.
즉, 확인받고자 하는 강박행동을 "학습"하게 된 것입니다.
그 뒤에 또다른 강박이 올라오면 다시 확인받고자 하였고, 상담글에 적지는 않았지만 제 친구들은 저에게 피곤함을 털어놓기도 했었죠....(얘들아 미안.)
이것은 실제로 강박장애 환자들의 '증상'에 해당하는 패턴입니다. (후기 적을때마다 자꾸 써서 과시욕으로 보일거같지만,,전 심리학 석사과정중에 있습니다. 교과서로 숱하게 보면서도 이게 제 증상에도 해당한다는 걸 깨닫기가 좀 오래 걸렸어요.)
결국 그럴수록 더 확인받고->강박사고는 해결되지 않은채로 튀어나오고->확인받고->또다시 불안하고->걱정의 총량은 자꾸 늘어만 가는
괴로운 패턴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러다가는 또 헤어지게 될까 봐 강희쌤에게 분석상담을 신청했습니다. 진심으로.....또 헤어지고 지침을 수행하고 공백을 견디는 건 죽어도 하기 싫었기 때문이에요. ㅋㅋㅋㅋㅋㅋ..지옥 같았서요,...
2.강희쌤의 상담
아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여기서부터가 상담 그 자체에 대한 후기입니다.
강희쌤은 저에게 본질 그 자체로 강박을 내려놓게끔 해주시는 조언을 매우 아낌없이 해주셨는데, 그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내용입니다.
1)흘려 보내라.
-> 강박사고는 침습적입니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으로 끊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강희쌤이 '흘려 보내라'고 하시니 괜시리 강박사고가 올라올 때마다 '아 강희쌤이 흘려보내도 괜찮다고 함'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어요.
-> 너무 당연한 내용일까요? ㅋㅋㅋㅋ. 아트 쌤들은 저에게 고프고신이십니다. 학습이론에서는, 상대방의 권위가 나에게 더 높게 느껴질수록 모델링이 더 강하게 일어납니다.
-> 즉 친구들이 백날천날 말리는 것보다 저에겐 그 누구보다 고프고신이신 아트의 선생님이 '그냥 흘려 보내도 괜찮고 그렇게 하세요'라고 하는게 직설적으로다가 효과가 있던 거죠.......아 더 설명을 잘하고 싶은데 어렵네요.
2)만약 상대가 내가 걱정하는 일을 했다고 하자. 그렇다고 헤어질 수 있을 것도 아니지 않나.
-> 이미 그 수많은 헤어짐의 순간에 저는 상대에게 회귀하기를 반복했으니까요.
-> 그래맞아 어차피 남자친구가 설령 걱정대로 했다한들 내가 걔랑 헤어질것도 아니지뭐 정병만 얻을뿐
3)상대의 말을 분석해봤자 얻는 것이 없다. 어차피 상대는 기억도 못하는 비중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 역시 맞말입니다. 그리고 저의 경우, 이미 상대방이 '단순 끝판왕'이라고 수도 없이 분석을 받았었기에.....이제 정말로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기가 싫어졌습니다.
4)다 됐고 '안 싸우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칭찬해라
-> 강희쌤!!!!!!!!!!!!!!!저 이번 분석상담 이후로 진짜 19일동안 처음한번 싸우고 그 이후로 안싸웠어요!!!!!!!!!!!
-> 저희는 만날때 마다 싸우던 저신커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화하다가 싸우고 만나서 데이트하다 싸우고 카톡하다 싸우고...
-> 일단 강희쌤이 싸우지 말라 했으니 싸우면 안 되지요. 입력한대로 출력한다 생각하고 안 싸우니, 자의로만 참던 때보다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3. 그래서 결론
고작 19일동안 안싸우고, 무조건칭찬을 했는데요. 벌써 남자친구 텐션이 돌아옵니다ㅠㅠㅠ
그리고..되려 제가 바라는 것들(보상심리)이 적어지고 강박이 줄어들으니, 제 입장에서도 남자친구가 좀더 사랑스러워 보인다고 할까요.
저 사람이 나에게 자존심을 부려도 귀엽고, 예전같았으면 분노폭발하게 할 멘트를 날려도 그냥 참고 넘어가니 오히려 먼저 눈치보며 사과하고, 칭찬해주고 애교 부려주니 또 좋다고 실실대는 모습이 정말 꽤나 사랑스럽게 보입니다.
바라는 만큼 돌아오지 않으면 그것은 실망이고 싸움이 되지만,,,
'그저 꾹 참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한 번 더 바라볼 때 이 관계는 회복될 것이다'고 해주신 말 그대로...
그냥 에라 모르겠다 싸우지말자 하고 쳐다보고 웃어주니 상대방도 영문 모르지만 좋아하는 게 보입니다.
눈에 띄게 상대방 텐션이 올라왔어요.
되게 지친 목소리로 겨우 사랑한다고 발음도 뭉게가면서 표현했었는데 요새는 전화 끊기 전에 먼저 사랑한다고 또박또박 잘 말해요.
또....신뢰감 높이기는 저에게도 좋은 전략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자꾸 제가 유하게 넘어가니까, 나중에 진짜 화낼 타이밍에는 상대방이 텐션 안 죽은 채로 좀더 성에 차게 알아서 잘 사과할 것 같아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고프저신 여성의 판박이입니다만 여튼 그러해요.
그러니 저같은 고프저신 여성분들...상대방에게 더 좋은 사과를 받기 위해서 작은 걸 넘어가는 게 스스로에게도 좋다는 걸 꼭 나누고 싶습니다..
강희쌤, 물론 저는 이렇게 후기를 쓰고도 또 어느순간 멘탈을 놓아 버릴수도 있고, 저신행동을 할 수도야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어쨌거나 지금 저는 이전보다 마음이 5배는 더 편해요. 그 점에 정말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상대방이 혹..군대 기다리지 말라고 하고 결국 신뢰감허들을 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면 그때 다시 인사드릴게요.
(어차피 입대하면 상황은 제 편인거 알고 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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