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윤하민상담사님 / 70% / 고프고신 / 롱디 / 상담후기
김별
2024. 06. 26
며칠 전 윤하민 상담사님께 상담 받았던 남자 내담자입니다.
지난주에 여자친구가 통화 중 실언을 한 후, 제가 화를 내었는데 이후 사과의 메세지를 받았고, 이어서 이별통보를 받았습니다. 처음엔 삐진 것 같아서 잘 달래주려고 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감정은 변하지 않았고 헤어지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상황적 신뢰감 문제가 있어서 늘 고민이었는데, 결국 올 것이 와버렸죠.
저는 여자친구에게 후회하지 않을지 잘 생각해보라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녀는 마음이 아프다며 나중에 연락한다고 했고, 저는 여자친구를 존중하고 기다려봤지만 제가 질문하곤 했던 것에 대해 도움이 될만한 자료들을 보내주었고,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을 하며 이별을 표현하길래 저는 아트라상을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이전에 상담받았던 때 보다 일찍 상담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이별 통보를 받았을 때 자존감도 낮아지고 화가 나기도 했어요. 제 잘못 같아서 죄책감도 느끼고 있었죠.
하지만 사연을 처음부터 적어 내려가다 보니, 여자친구가 저를 너무 좋아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연애 초반엔 큰 기대 없이 만났지만, 여자친구의 노력으로 마음이 열렸고, 사소한 것에도 고마워하며 신뢰감을 주는 여자친구 덕분에 장기 연애까지 하게 된 것이었죠.
상담을 기다리면서 많이 생각했습니다. 왜 여자친구가 나에게 이렇게 잘했는지?, 다른 남자들과 다르게 대했던 이유가 뭔지?, 이게 칼럼에서 본 절대적 가치, 여자한테 내가 취향저격이었을까? 이상형이었나? 많은 생각을 하며 상담을 기다렸습니다.
여자친구가 날 많이 좋아한다고 생각하니 충동적으로 답장을 해볼까 고민도 했지만, 여자친구의 메세지들에 대한 응답은 꾹 참았습니다. 어차피 상황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나봤자 주도권을 넘겨준 채 우리의 연애는 당분간 반복될 것이고, 그렇다면 제가 불리한 관계가 될 것 같아 당장의 재회는 아닌 것 같다고 판단했허요. 그렇게 저는 상담 전화를 받았습니다.
몇 년 전에 하서영 상담사님에게 상담을 받았을 때는 전화를 받자마자 "아이고~ 어쩌다 이런 사람을 만나셨어요"라고 하셨고, 사연을 읽으면서 "읽다가 화가 나서 이런 여자는 진짜 욕이 나왔다" 하셨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저는 혹시나 이번에 만난 여자친구도 내가 볼 때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생각 보다 나쁜 사람인지 정신 차리고 싶어 이것도 궁금하다며 사연에 질문을 남겨놓았었죠.
윤하민 상담사님께서는 이에 대해 마지막에 이런 행동을 했기 때문에 저에게는 나쁠 수도 있지만, 잘 관리만 했다면 나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신뢰감 관리를 어느정도 하는 여자라, 저에겐 마지막에 한 행동들이 있으니 나쁜 사람이라고 해석 할 수도 있지만, 그건 이전에 관리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고, 사람으로서는 충분히 만나 볼만한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번에는 잘못된 사람을 고르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담사님께서는 사연도 잘 읽었고, 이 케이스에서는 남자분의 프레임도 높고 신뢰감도 높다며 재회는 가능하지만, 상황적 신뢰감 문제가 있기 때문에 확률은 70%라고 본론부터 말씀 하셨습니다.
궁금한 것에 대해서도 여쭈어 보았죠. 여자친구에게 제가 처음부터 취향 저격이었냐고 물어보니, 외적이나 객관적 가치가 높았기 때문에 여자가 만나기 힘든 남자와 잘 연결이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고프레임 남자가 여자를 존중해주고, 잘해주는데 얼마나 좋았겠냐 신뢰감까지 주니 여자가 엄청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셨어요.
제가 여자친구가 자존심을 발동하거나, 싸움을 걸어도 갈등을 잘 피해오고, 관계 유지를 잘 해왔는데,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저도 스트레스를 받고, 여자친구의 불만도 많아졌죠.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친구에게 큰 지장이 가지 않게 잘 해주려고 노력했는데. 제 환경 때문에 내 프레임이 깎이긴 했지만 여자친구에게 짜증을 내거나 그러진 않았던게 짜증을 안 내고 신뢰감을 잘 관리했던건 칭찬받을만 하지만 50점짜리 대처들이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상담사님이 해주신 말 중 제 머리에 박힌 말은 "상황이 바뀌었는데, 같은 전략을 고수하면 안 된다"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상황이 바뀌었지만, 그동안과 연애를 똑같이 유지했어요. 여자친구에게 잘 해줬고,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주었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고, 상황이 안 좋아진 만큼 여자친구가 원하는 것을 다 허락할 순 없었죠, 그때 마다 제가 미안해지는 관계가 되었고, 불만을 들을 수밖에 없었는데, 상담사님은 이 과정에서 여자친구도 남자 상황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배려하지 않는 것에 대해 지적하고 조금씩 프레임 관리를 했어야 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런 남자가 어딨어 싶고, 이런 상황속에서도 배려해주고 착했다 한들 인간은 아무리 자신의 이상형이고 고프레임이어도 배려가 계속되면, 점점 당연해지고, 소중한지 모른다는 것이었어요. 늘 달래주고, 똑같이 해주던 저의 행동은 주도권을 조금씩 잃어갔다는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게다가 한결 같이 대한다고 해도, 상황이 바뀌면 여자는 남자가 능력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지거나, 안정되지 않으면 조금씩 가치를 낮게 볼 수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에게 함부로 말하는 게 쉬워지고, 불만도 얘기하게 되었으며, 남자는 힘들면서도 여자친구에게 다 잘해주니 아쉽게도 후반에 일시적으로 프레임이 낮아졌다고요.
그래도 연애의 시작부터 상황적 문제가 발생하기 전까지 남자는 초고프레임이었다는 것과, 상황적 신뢰감 문제가 발생하고 남자의 프레임이 낮아지던 기간에도 고신뢰감을 보여준 것이 있으니 지침이 효과 있을 것이고 저에 대한 미화도 빠를 것이라고 말씀해주셔서 지침이 기대되었습니다.
지침을 이야기 해주시면서 프레임이 조금 낮아졌다고 해도, 상황적 문제만 아니었다면 갈등이 일어날 일도 없어보인다고 말씀해 주셨고, 재회하고 같은 실수만 안 한다면 잘 만나실 수 있겠다 해주셨어요.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서 마지막에 프레임을 많이 내주던 것. 상황적인 문제는 해결이 안 되기 때문에 최선의 선택은 다시 프레임을 올려서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강력지침이 맞을지, 어려운 메세지를 조금 풀어서 부드럽게 말하는게 좋을지 상담사님도 고민하셨다고 했어요. 여자가 정말 만나기 힘든 남자를 만났었고, 좋았던 추억이 많은 만큼 프레임이 높았던 연애이지만, 마지막에 이렇게 말한 메세지를 보면 이별통보 당시에는 이전 처럼 프레임이 높다고 보긴 어렵고 걱정 되어서 이건 강력지침이 더욱 옳다고 판단하셨습니다.
지침을 받은 후엔, 상담사님께서 왜 이렇게 담담하냐고 하셨는데, 워낙 냉철한 분석 끝에 나온 지침 같다는 생각에 인정하느라 그랬던 것 같네요. 그래도 프레임을 올린다는 말에 너무 강력한 지침이 나올까 봐 정말 걱정했어요.
지침에 대해서 수정을 해야 할지 요청드렸고, 상담사님도 앞 부분은 명분을 다르게 바꿔도 되고, 뒷 부분은 함께 고민했는데 제가 여자친구의 평소 습관을 말씀드리자 그렇다면 이대로 보내도 괜찮을 것 같다는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과거에 상담받았을 때 정말 강한 강력지침을 받았었고, 그 여자친구는 지침 수행 후에 몇 달 동안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던 경험이 있습니다. 가능성 제시 후에 제가 재회를 하고 싶지 않아져서 끝냈음에도, 몇 년간 술 먹고 전화가 오고, 그 얘기를 꺼내곤 했거든요. 그런 지침을 받을까봐 겁이 났었고, 이번 여자친구에게는 저도 마지막 이별통보를 제외하면 화도 나지 않고, 정말 예쁘게 봤던 사람이기에 그 정도의 강력지침을 받는다면 보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침을 받아 본 후엔, 제가 이 여자친구에게 강하게 나간 적이 없어서 이 정도 강한 말을 한다는게 조금 부담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걱정 했던 것 보다는 순한 지침이었습니다.
그리고 궁금한 것을 질문드렸어요. 칼럼이나 영상에서 상담사님들의 지침 만드는 공식에 들어가는 핵심 요소들이 보이지 않았는데, 미해결과제 같은 경우는 굳이 꼽자면 이 지침의 어느 부분이다. 설명을 해주셨고, 이 케이스에는 크게 힘 줄 필요 없어보여서 이정도로 결정하셨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리고 가장 핵심이었던 질투유발 같은 경우는 그게 중요한거긴 한데 굳이 이 여자한텐 직접적으로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하셨죠. 강하게 나가는 것 자체만으로 알아서 불안해 할 것 같아서요.
이 여자 입장에서는 이 정도 고프레임의 남자에게 고신뢰감을 받아볼 수 있는 기회는 다시 찾아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 지침에 데미지를 입자마자 저를 평생 잊기 힘들 것이라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내적으로도 지침을 보낼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지침에 대한 설명을 마친 후에는 몇 가지 궁금한 점들과, 언제 지침을 보내면 좋을지, 반응을 어떻게 무시할지에 대해 질문드렸는데
이 정도면 잘 관리한다면 신뢰감을 주는 괜찮은 여자친구란 이야기, 제가 눈을 낮췄기 때문에 연애가 시작되었을 것이란 이야기 등등 나누었고, 앞으로 재회하게 되면 아무리 프레임이 높아도 너무 잘해주지만 말고,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익숙한 것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행복한 연애를 위해 참고 프레임 관리도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상담을 마치고, 지침을 사용하기 위해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 후기를 작성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무슨 일인지 여자친구에게 추가로 연락이 와버렸습니다.
여자친구의 마지막 상태는 이별을 고했지만 여지를 남겨두고 싶어 하는 심리가 느껴진다고 하셨는데
여자친구가 좋게 이별하려고 하는건지 의도를 알 수 없게 말하던 여자친구의 메시지는 제 무응답에 끊겨있었거든요.
밤 늦게 자는 사이에 여자친구에게 장문의 메시지가 왔어요. "오늘 아침에 길을 나서다 생각했다" "너가 내 이상형이라고" "그런 너가 내 생각도 많이 해주고 맞춰주었는데.." "나는 네 말대로 부모님 반대와, 친구들 이야기가 더 신경쓰였다 인정한다" 등의 얘기와 함께 "내 결정은 바꾸고 싶지 않다" "너가 네 일에 집중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이 것 저것 고마웠다" "내 소원을 이루어 주었던 그 날도 고맙다"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여자친구는 여전히 본인만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고마운 것에 대해 말 하고 있지만 이기적인 이별의 결정, 노력할 생각은 없었고 제가 프레임이 높았다면 찔러보는 연락과 통화로 이어졌을텐데 이런 메세지 자체가 지침을 더욱 수행해야하는 이유라 판단했어요.
저는 반응하지 않고 지침을 그대로 보내야겠다 판단했습니다.
지침 수행 날짜를 기다리려 하는데 여자친구는 자기가 혼자말 하는거냐며 답장을 재촉하는 문자를 보내오네요. 이 역시 읽씹으로 넘어가려고 했으나 혼자서 친구를 삭제하고 SNS도 끊어버리는 그녀입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이렇게 고맙다는 덕담의 메세지를 보내고, 혼자서 노력하는 메세지를 보내오지만 그 노력이 우리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보다는 제게 최대한 좋은 이미지로 끝내려는 노력이기 때문에 저는 지침을 그대로 보내려 합니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담담하게 메세지하는데, 느닷없이 강력지침을 보내는 제가 오히려 사회성이 없어보이진 않을지, 매일 자기가 얘기하면 친절하게 답해주던 제가 계속 읽씹을 하니 자기 혼자 불쾌하고 데미지를 입어 오락가락 한 것인지 햇갈리네요.
지침을 보낼지 에프터메일을 써야하는지 정말 고민되는 하루입니다.
이렇게 1차 상담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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