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윤하민 상담사님/고프저신/60%/1차 지침 후 공백기 수행 중
노르웨이연어
2024. 06. 04
안녕하세요,
저는 과거에 한서진 상담사님께 다른 상대로 상담 한 번 받은 적이 있고 이번이 두 번째 상담입니다. 지난 번 상담도 정말 좋았는데 후기를 남기지 못했네요. 당시에는 제가 이론 이해도도 낮았고 상대방도 너무 안 좋은 사람이었으며 상담 이후에 제가 진흙탕 수준으로 상황을 망치고 결국 추후 상대방이 연락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낮은 가치를 알게 된 제가 스스로 재회를 포기하였습니다.
이번 연애는 1년 만난 상대방이었고, 사회적 지위도 높고 30대 들어 처음으로 장기연애를 한 상대였습니다. 상대방은 불안했던 저에게 많은 안정과 사랑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1년간 큰 다툼들이 몇 번 있었고 쌓인 것이 많은 제가 싸우다가 헤어짐을 통보했고, 며칠 후 제가 번복을 해 다시 만났다가, 다시 며칠 후 상대방이 이별통보를 했으며, 아트라상의 이론대로 저는 긍정도 부정도 안 하고 대화를 끝마치고 바로 상담 신청을 했습니다.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고 8일 후 상담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화가 오기 직전의 그 몇 분이 어찌나 떨리던지요.
상담사님은 상대방의 내프가 심하게 낮아서 재회를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내프가 너무 낮아서 저를 계속 끌어내리고 깎아내렸던 것이고 그것에 제가 사사건건 화를 냄으로써 반응하면서 저의 신뢰도가 낮아졌다는 분석이었습니다. 이런 남자를 굳이 만나려면 져주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사소한 건 그냥 넘기고 정말 잘못했을 때만 채찍을 이성적으로 쓰고 다른 남자보다는 당근을 훨씬 더 많이 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분석을 들었을 땐 혼란스러웠습니다. 상대방은 사회적 지위가 높기 때문에 내프가 낮을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 해봤기에, 이제서야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었달까요? 그리고 상대방이 항상 저에게 성격적 결함이 있어서 분노 장애가 있다고 했는데 그게 저에 대한 깎아내리기와 가스라이팅이었다는 것을 상담이 끝나고 한참 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녹음 파일을 들어보니 상담 도중에도 제가 계속 상담사님께 ‘제가 비정상적으로/병적으로 화를 내나요?’라고 여쭤봤더라고요.
또한 제가 여태 당근과 채찍을 잘못 썼다고 하셨습니다. 항상 내프 낮은 상대방이 원인제공을 하고 제가 화를 내면 상대방이 울고 삐져서 제가 풀어주는 패턴이 반복되었는데 그럼으로 인해 상대방은 저한테 최대한 세게 나가야 제가 굽혀준다는 잘못된 생각이 학습이 된 거였습니다.
여러분, 여자친구가 조금만 서운한 티를 내면 ‘내 잘못 아니야!’라면서 바로 화내면서 우는 남자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상대방이 울면 내가 더 큰 사람이니까 일단 달래주자는 생각에 항상 제가 먼저 굽혔는데 그게 결국 애 버릇을 나쁘게 만든거더라고요.
아무튼 상담사님께서 주신 지침은 신뢰감을 높이는 순한 지침이었습니다. 지침을 처음 본 순간 든 생각은 ‘예술이다’였습니다.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짧았지만 강렬했습니다. 제가 혼자 짰으면 절대 못 했을 수준이었습니다.
또한 상담사님은 고프저신 케이스라 상대방이 이중모션을 보이며 연락이 올 가능성이 높은데 한두번 찔러보는 연락은 지침 전송 전이든 후든 무시하는 게 좋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사귀는 내내 그리고 헤어진 이후, 상담 때까지도 상대방에게 제 프레임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알고 있어서 그런지 크게 슬펐던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상담 후에도 빨리 지침을 보내는 날이 되어 상대방이 매달리는 모습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상담 후 지침을 보내기 전에 상대방이 새벽에 부재중 전화를 남겼습니다. 저는 올 것이 왔다는 생각에 자신만만했고 상담사님이 무시를 하라고 했으니 일단 무시하면 금방 다시 연락이 올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그 후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아마 지금까지 제가 위기의 순간마다 굽혀준 것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일단은 버틸 거라고 상담사님이 하셨던 말이 기억이 났습니다. 그치만 자존심 강한 상대가 연락을 먼저 할 수 없을 것 같아 제가 손 내밀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웃긴 건 주변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남자들은 하나같이 ‘남자가 용기내서 전화한거니까 콜백해줘’라고 하고 여자들은 ‘술먹고 전화한거니까 안 받아주길 잘했어!’라고 합니다. 역시 상담사님이 제일 객관적으로 보셨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번뇌가 많아져 상담사님께 애프터메일 한 개를 소진하게 됩니다.
이중모션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상담사님이 맞다고 확인해주셨고, 확실히 상대방이 재회요청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잘 참았다며 지침은 그대로 진행하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상담에서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추가 질문을 드렸습니다. 왜 상대방이 원인 제공을 했는데 제가 지침문자를 통해 사과를 해야 되는 건지 그때까지만 해도 거부감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더 강하게 나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담사님께서는 답장으로 여자에게 치명적 신뢰감 문제가 있어서 상대방이 이별을 통보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받아들이기가 한동안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애프터메일 답장은 본 상담보다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두서없이 쓴 저의 질문을 토씨 하나 안 빠뜨리고 인용하면서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그렇게까지 정성들여 써주실 줄 몰랐습니다.
상대방의 부재중 전화를 받은 지 일주일 후 저는 지침을 보냈습니다. 보낼 때 떨려서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보냈고 답장도 같이 봤습니다(미리보기로). 솔직히 이때까지는 지침 안에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올리는 부분을 보내기가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잘못하지 않은 것 같았고 제가 화를 낸 건 다 상대방이 그럴만한 짓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지침을 보내면 바로 상대방이 매달릴 거라 생각했습니다.
답장은 한 20분만에 왔고, 쿨한 덕담과 약간의 제 탓을 하는 아주 짧은 답장이었습니다. 답장을 받는 순간은 눈앞이 하얘지면서 식은땀이 났습니다. 같이 보고 있던 친구들도 ‘와 얘 정말 정리했나보다’ 하는 반응이었으나 유일하게 아트라상의 이론을 아는 친구는 제 눈을 똑바로 보며 ‘야, 흔들리지마. 우리 원래 계획이 있잖아’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솔직히 그 날 처음으로 잠을 설쳤고 악몽도 꾸었으며 다음날은 처음으로 슬퍼지며 울기도 했습니다. 비로소 이별이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친구는 상대방도 제 지침문자를 받고 지금 저랑 똑같은 상태일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정말 그런 이별을 받아들이는 문자를 막상 제가 받아보니, 그 말이 믿겨졌습니다. 갑자기 상대방이 미화되면서 슬픔이 몰려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트라상 블로그에 들어가서 관련된 키워드로 검색을 하며 글을 읽으며 내프를 다스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저는 아트라상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이용하던 다른 업체에서 연애 기간 내내 지침을 받아서 연애를 이어왔는데요, 이번에 아트라상 상담을 받으면서 그 업체의 지침들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바로 이용을 그만하게 되었습니다. 아트라상 이론이 맞다는 것은 예전 연애때도 알고는 있었는데 왜 적극적으로 아트라상을 찾지 않았는지 후회가 되었습니다. 상담비가 비싸서 관계에 위기가 왔을 때 상담을 신청했다가도 얼마 안 가 취소해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결혼에 대해 불확실한 태도를 보였을 때 제가 너무 상처를 받고 밤을 꼴딱 샜는데, 마침 아트라상이 생각나 블로그에 검색을 해 보고 상대방이 저를 사랑하지만 신뢰감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걸 알게 되고 금방 내프를 안정화시킨 적도 있었습니다. 위기나 고민이 있을 때마다 아트라상 블로그에 의존을 해 왔고 특히 이번 이별을 계기로 앞으로는 특별한 문제가 없어도 분기마다 아트라상에서 상담을 받으면서 관리를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상대방에게 지침을 보내고 답장을 받은 지 지금 일주일이 조금 넘었습니다. 사실 저는 아직 상대방에게 상대방 물건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완전히 이별을 받아들이지는 못한 것 같고 저의 프레임이 아주 높다는 걸 알기 때문에 다시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아직 드는 게 사실입니다. 며칠 전 그의 생일이었는데, 친구를 만나서 한참 상대방 욕을 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너무 상대방이 보고 싶어 작년 생일에 함께 했던 영상을 보다가 그리운 마음에 연락을 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습니다. 이제 곧 저의 생일인데 아트라상 예전 후기를 보니 후기를 올리면 연락을 받는다는 전설이 있었나 보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생각도 정리할 겸 후기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말보다는 글에 더 익숙해서 음성상담 당시에 바로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이 있었고 아직도 명확히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상담사님께서 상대방이 확실히 미안하다고 연락이 와야 받아주라고 하셨고 그렇지 않으면 어영부영 재회했다가 한 달 만에 다시 헤어질거라고 하셨는데 그 이유를 제가 정확히 여쭙지 못했습니다. 근데 지침을 보낸 후인 지금은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이별 후 열흘 째 되는 날 새벽에 저에게 전화를 했을 때 제가 콜백을 했었더라면, 대화가 잘 풀리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매달렸을 것 같진 않지만, 상대방이 계속 자존심을 세우며 사과를 요구했을 거고, 저는 담담히 사과는 했겠지만 실제로 제가 상대방에게 어떤 상처를 줬는지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만족스러운 사과는 하지 못했을테고, 그럼 자존심이 덜 풀린 상대방은 또 저에게 시비를 걸고, 또 이별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실제로 옆에서 지침에 대한 답장이 오는 걸 지켜보던 친구들도 똑같이 말했습니다. 상대방이 지금 유일하게 원하는 건 제가 매달리는 거고, 매달리면 분명 잡히겠지만 금방 또 헤어질 거라고요)
아무튼 궁금한 것이 많은데 애프터메일을 아껴야 하기 때문에 공백기 내에 상대방이 연락이 오거나, 연락이 오지 않아 2차 지침을 받아야 할 때까지 이 미해결과제를 간직하고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전 아트라상을 절대 떠날 수가 없겠네요.
공백기동안 다른 사람 많이 만나보라고 하셔서 벌써 세 명이나 데이트했고 그 중 한 명한테는 고백도 받았는데 결과적으로 아직 사귈 정도로 맘에 드는 사람은 없습니다. 친구들도 상대방이 너무 별로라고 제발 제가 다른 사람 만났으면 좋겠다고 해서 힘내서 그러려고는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도 상대방한테 쌓인 게 많고 싫은 점이 너무 많았는데 이렇게 그리워하는 것을 보면 상대방의 프레임이 높긴 높았나 봅니다. 상대방도 같은 마음이길 바랍니다.
답답했던 상대방이지만 저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고 고마운 것도 정말 많습니다. 거의 동거 수준으로 함께 지내던 사람을 한순간에 끊어낸 것이 저답지 않아 익숙치 않습니다. 여태까지의 추억을 나열하고 진심으로 사랑했던 것들에 대해서 절절히 말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지침 받은 것이 있어서 참고 있습니다.
또한 지침이 사실 100% 이해되지 않은 채로 보내서 계속 찝찝하고 이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지침 덕분에 제가 차인 것이 아니라 최소한 상호 합의하에 헤어진 것 같은 그림이 된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당장은 판단력이 흐려서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 훨씬 더 많이 지나면 이해가 되는 것들이 있을거라 믿고 묵묵히 하루하루를 보내보겠습니다.
아직 매일매일 자기 전에도, 자는 동안에도, 아침에 눈 뜨자마자 상대방 생각이 나고 그립습니다. 제가 이러고 있는 걸 상대방은 아마 상상하지 못하겠죠? 그리운 마음에 빨리 2차 지침을 쓰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아직 돌려주지 못한 물건들은 제가 재회할 마음이 완전히 없어지거나, 상대방과 재회하는 날에 돌려줄 생각입니다.
그리고 상담사님들 혹시 가능하면 우는 남자에 대한 글도 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남자가 우는 것이 내프가 낮아서 그런 것이라는 걸 몰랐습니다. 그냥 순수해서, 착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모성애가 발동되어 감싸주기 바빴는데, 그게 당근과 채찍을 잘못 쓰는 행동이라는 걸 몰랐습니다.
아참! 저 ‘이별과의 이별’도 구매했는데요, 정말 좋습니다. 저는 ‘연애유지와 재회의 원리’, ‘연애의 자유’, ‘남녀의 본능과 감정’까지 총 네 권 구매했는데요. ‘이별과의 이별’을 보면서 현명하게 화내는 법이나 성숙한 여자의 연애가 어떤 건지 대충 감이 온 것 같습니다. 연애 유지에 어려움을 겪으시는 분들께 강추드립니다.
아무쪼록, 아트라상과 윤하민 상담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 다음 이벤트가 발생하면 또 후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내담자 여러분들께 제가 큰 도움이 되어드리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비슷한 상황을 겪는 분들이 어딘가에 계시다는 걸로 우리 서로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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