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라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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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는 단순히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서로의 느낀점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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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지침 앞둔 공백기/한서진 선생님

고신되게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제 키워드는 초고프 초저신/환승/장기 연애 입니다.

같은 내담자 출신 친구한테 하소연 하는 것도 한 두 번이고, 이놈의 내프는 도저히 올라갔다 내려갔다 난리 부르스라.. 고해성사 하고 싶어요. 처음 상담 후기도 작성했었는데, 거의 이별 직후라 글이 너무 우울하고 두서가 없더라구요.. 연휴이기도 하고, 리바랑 여행 간 상대방 때문에 짜증 나서 다시 한 번 내프를 다잡는 마음으로 공백기 중 느낀 점을 정리해볼게요. 그저 심심풀이로 읽어주세용


1)사연의 주인공들

1.상대방

헌신도 높음/저프 성향/환승 한 것을 보니 저와의 만남 이후 내프가 많이 낮아진 것 같음/자존심 약함

2.내담자

내프 매우 낮음/자존심 셈/감정적/막말/의존적/인간관계 박살


2)내담자의 부끄러운(?) 연애사

저는 20대 초반에 아트라상에서 서진 선생님께 상담 받은 경험이 있는데, 급한 마음에 상담 받은 거라 이론을 수박 겉 핥기 수준으로 알고 있어서
상대방 연락은 왔지만 재회하지 않았고, 모태 고프에 자존심도 세서 휘두르기 만만한 상대들만 골라서 연애 해왔어요. 썸 탈때 조금이라도 자존심을 부리거나 틱틱거리면 제가 바로 끊어냈어요. 한 번은 외모,키 둘 다 완벽한(제 기준) 의대생이랑 사귄 적이 있었는데, 제 학벌 가지고 하도 깎아내리고, 저를 자꾸 바꾸려 하길래 공부해서 대학교까지 바꿨어요..옛날에도 진짜 내프가 왜 이랬을까요?(서진쌤..제가 스펙에 집착하게 된 이유에요)아무튼 그때도 고프저신으로 끝나고, 다시는 그런 능력 좋고 멋있는 사람을 내 인생에서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그 뒤의 남자들은 다들 리바였어요. 그러던 와중, 운동 중에 완전 제 이상형인 것 같은 사람을 발견했고 제가 먼저 연락해서 상대방과 만나게 되었어요.
외모에 비해서 너무 순한 저프 성향이었고 제가 선연락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저의 있는 성질 없는 성질 다 보여줘가며 만나서 상대방이 저 보고 정신과 같이 가보자고 할 정도였어요. 그래도 헤어지지 않는 걸 보고 진짜 나를 좋아하는 구나! 이렇게 해도 상관없겠구나 하고 내 마음대로 상대방을 대했어요. 만난 지 2년 동안은 그렇게 상대방이 받아 줘가며 만나긴 했지만, 사이가 좋을 때는 진짜 친구처럼 재밌고 웃기고 좋기도 했어요. 거의 매일을 붙어있다시피 했고, 상대방은 저에게 거의 부성애(?)에 가까운 사랑을 보여줬어요.

저만 바라보는 저프 성향이기도 하고, 취업 전 상대방은 제가 봐도 주변에 대체자가 없긴 했어요. 상대방이 저만 졸졸 따라다니고 이러니까 다른 사람한테 관심이 간 적도 있어요.(정말 신기한 게, 저는 외모를 많이 보는 사람인데 아무리 잘생겨도 나만 바라보고 미래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
외모가 좀 떨어져도 되니, 능력 좋고 똑똑한 사람 만나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프레임의 중요성!)그래서 상대방에게 헤어지자고 했
고, 상대방이 초 장문의 문자를 보내며 잡길래 마음 약한 저는 다시 만나게 됩니당..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중간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둘 다 졸업을 했어요. 상대방은 직장을 다니게 되고, 저는 취직이 늦어지는 중이었어요.
상대방 직업 특성 상 이성이 많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에요.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질투도 하고, 성질도 부렸지만 제 불안의 크기 만큼은 티를 많
이 내지 않았어요. 게다가 저는 친구 한 명 없이 집구석에서 상대방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였기 때문에(이때만 해도 이론을 잘 몰랐던 저는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려고 이렇게 살았어요.진짜 바보 같죠?)슬슬 눈치가 보이기 시작한거죠.. 예전만큼 화를 받아주지도 않고 사이가 많이 루즈해졌던 것 같아요.

매주 만나도, 어딜 놀러 가도 예전만큼 재미가 없었어요. 상대방은 휴대폰만 보더라구요. 바쁜갑다 하고 넘긴 게 화근이었네요.
한편으론, 이 사람이랑 내 황금 같은 20대 후반을 쭉 보내는 게 맞나?하는 생각도 들고 권태기도 왔었어요.(이론에 대입해보면 상대방 행동이 저신으로 변해가서 그렇게 느낀 것 같아요) 상대방도 마찬가지였겠죠. 데이트 비용도 자신이 거의 부담하고, 여친이 짜증은 짜증대로 내고 막말하고, 자기만 바라보고, 주변에 눈 돌릴 곳은 많고 이렇다 보니 저를 만날 이유는 없겠더라구요. 결혼한 것도 아니고 굳이 신의를 지킬 필요도 없구요.

게다가 저는 관계도 피했고, 갈수록 동태눈인 상대방 때문에 저도 맞불 작전으로 행동했어요. 참다 참다 폭발한 저는 만만해 보이지 않으려고 남자에게 3대 자존심을 모두 건드는 막말과 쌍욕을 하고, 제가 찼지만 다시 시원하게 차이게 됩니다. 3주 뒤에 엉엉 울며 매달렸는데 새로운 사람이 생겼다며 올 차단 당했어요. 저는 상대방이 자존심 발동으로 거짓말 하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진짜였어요. 1차 지침 보낼 때 즈음, 인스타를 거의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데이트 사진과 리바랑 너무 행복하다는 둥 글도 올리고 뭐 얼마나 만났다고 꽃다발을 주더라구요.

그렇게도 정이 많던 사람이 바로 리바를 만들어서 저런 행복한 감정이 들 수가 있나? 이해도 가지 않고 믿기지 않기도 했고, 그동안 저를 너무 좋아해줬던 상대방이라서 실감이 나지 않더라구요. 꿈인 줄 알았어요.그런데 그때부터 서서히 지옥이 시작됐어요. 지루해진 관계에서 상대방은 저에게 잔인한 프레임 높이기와 카운터 펀치로 트리플 초고프가 되어버렸어요. 3년 간의 연애에서 상대방이 저에게 헌신했던 행동들과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대로변에서 펑펑 울면서 다니고 하루하루가 우울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초반에는 죄책감 때문에 정말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요. 강력 지침으로 죄책감을 건드리는 지침을 받으면 진짜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제 방 베란다에서 뛰어내릴까 생각도 했어요.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충동적으로 달려들까 이런 생각도 들더라구요. 겁이 많아서 실행하진 못했지만 그만큼 힘들었어요.하루의 98%가 상대방 생각 때문에 너무 괴로워 머리를 때리고, 아침에 눈뜨면 상대방 생각 때문에 하루를 우울하게 보냈어요. 잠들기 전, 팔딱거리는 심장 때문에 아직도 잠을 잘 못 자요.(약을 먹어야 할까 봐요) 백 번 제가 잘못한 건 맞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환승은 너무 매너 없고 나빴어요. 상대방과 매주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정말 많이 돌아다녔었는데, 그 많은 여행지와 지역들의 추억을 부정 당한 느낌이에요. 이번 연애에서 저는 좋게 말하면 바보 같았고 나쁘게 말하면 한심하고 멍청했네요.

3)반성

이미 상대방은 리바와 연애를 시작했고, 제가 멍청했던 건 되돌릴 수 없어요.
서진쌤 말씀대로 앞으로 어떻게 하면 이런 일을 두 번 다시 겪지 않을까? 고민해야 했어요. 그래서 저의 문제점을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저를 분석해주신 코멘트를 계속 복기했어요. 저는 연애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도 매우 좁아요. 기분 나쁜 말을 하거나 자존심 상하는 말을 하면 거기에 대해서 기분 나빴다. 말하는 걸 불편해 해요. 그리고 참다 참다 선을 넘으면 손절해버립니다. 그래서 주변에 사람이 별로 없어요. 칼럼을 읽어보니 이것도 자존감 낮은 사람의 특징이더라구요. 상대방만 바라보고 집착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이번 연애에서 상대방에게 한 막말과 자존심도 모두 저의'낮은 자존감' 하나로 일맥상통하는 문제점이에요.

그러면 나는 구체적으로 왜 자존감이 낮을까? 생각했어요. 일단 저는 일을 잘 미뤄요. 계획은 거창한데 수가 틀려버리면 실행을 아예 하지 않아요. 뒷심이 부족해서 쉽게 포기해버리는거죠. 그런데 살면서 계획 세우는 일이 얼마나 많겠어요? 모든 일을 계획대로 완벽하게 하려다 보니, 작은 실패가 많아지니까 이런 부분이 쌓여서 자신감 없고 낮은 자존감이 형성된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상대방의 상황과 저의 상황 그 자체에서 비교를 하게 되더라구요. 현재 저보다는 훨씬 나은 환경에 있고, 벌써 리바도 만들고, 여유도 있죠. 저는 모든 면에서 어렵다 보니, 어떻게 하면 이 모든 상황을 비교하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 중에 있어요.

궁극적으로 어떻게 하면 내프를 높일 수 있을까?에 대한 방안은 서진쌤이 제시해주신 인간 개조 숙제를 하는 중이에요.
오주원님이 쓰신 역행자도 읽었고, 요새는 욕망의 진화를 읽고 있어요. 독서와 담을 쌓은 저에게 욕망의 진화는 꽤 어려운데, 심리학적으로 보니 상대방도 그냥 일반 남자 그 자체였어요. 나만 바라볼 것만 같았던 특별한 상대방이 아닌, 객관적인 남녀 관계로 해석해보고 있어요.(제가 차일 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서예나 상담사님께 상담 받은 적은 없지만, 다른 내담자분의 후기에 '재혼 황후'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다 하셔서 웹툰으로 보는 중인데요!황후가 정말 고프고신의 그 자체 인물이더라구요. 고신의 애티튜드를 배우기 위해 틈틈이 보는데 정말 재밌어요. 집순이인 저에게도 하인리같은 리바가 생겼으면 좋겠네요.


4)1차 지침, 애프터 메일,칼럼


공백기 동안 1차 지침을 계속 읽어봤어요. 서진쌤이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지침을 보고 제가 감동 받아서 또 울었어요. 이걸 보고 상대방은 무슨 마음이었을까? 계속 생각해봤던 것 같아요. 대부분 환승 한 상대방에겐 강력 지침을 보내는데, 연애 중에는 상대방이 잘못한 게 하나도 없어서 그런지 마음을 헤아려주는 신뢰감 위주의 지침이었어요. 환승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지침에 쓰일만한 명분이 없을 만큼 제 귀책사유가 큰 거겠죠. 이건 논외로 하는 말이지만, 저도 서진쌤처럼 부드럽고 우아하고 깔끔하게 글을 잘 쓰고 싶어요.


애프터 메일을 쓸 당시가 1차 지침에 대한 덕담 답장과, 헤어지고 한 달 만에 리바와의 연애를 확신하게 된 거라 심지어 동거 정황까지.. 정말 패닉 그 자체였어요. 지금 보니까 포기하고 싶다 하고, 너무 멍청한 질문들만 해서 좀 부끄러워요..그래도 애프터 메일 답장은 내프가 흔들릴 때마다 읽어보고 있어요. 정말 너무 소중해요. 상대방은 지금 저와의 연애로 인해 낮아진 자존감 때문에 리바에게 위로 받고 있는 중이라는 거 그 뿐이라는 말씀과, 제가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팩폭 해주셨다는 그 말씀 하나로 버티는 중이에요. 누군가가 나에게 기대를 한 적이 있었나? 생각해보면 딱히 없었거든요. 저의 어떤 점을 보고 그렇게 말씀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해주신 것 그 자체 만으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그리고 저를 믿어주신 거에 대해 실망하시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도 있어서 더 힘내보려는 것 같아요.

제가 요새 가장 좋아하는 칼럼은 '재회상담, 한 번이라도 받으면 실패자일까?' 라는 칼럼이에요. 스무 번도 넘게 읽었어요.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를 느꼈어요. 약간 저를 저격하신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자의식 과잉인가요. 아무튼, 이번 상담이 아니었으면 저도 레벨 0에서 상처만 받고 끝난 연애가 되었을 거에요. 심지어 저는 영문도 모른 채 환승 당했다고 생각했을 거고, 역시 주변에 여자 많은 남자랑은 만나면 안된다. 남자는 다 똑같다. 하고 끝났겠죠?? 또 이런 막장 연애를 반복할 수도 있었을 거라 생각하니 끔찍하네요. 이제 저는 곧 결혼 적령기인데 말이죠!
지금은 재회를 바라고 있지만, 나중에 내프가 올라오고 시간이 지나서 재회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저는 고프고신의 차분하고 똑부러지는 여자가 되고 싶어요.

5)1차 지침 후 공백기 중 상황

1차 지침을 보낸 지 한 달 정도 되었고, 헤어진 지 두 달이 넘어가고 있어요. 카톡이나 SNS 차단이 풀린 흔적도, 염탐도 없어요. 잘 지내도 될 것 같다 했더니 정말 리바랑 안정적으로 잘 지내네요. 리바가 상대방을 되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상대방도 되게 좋아하는 게 보여서 씁쓸해요. 게시물 주기가 맞아 떨어진다던지, 그런 것도 없어요. 아직 공백기 더 남아서 그 때 유의미한 반응이 있을 수도 있을 테니 기다려봐야 알겠죠.

6)마지막으로

저는 지금 제가 살아온 인생 중 최고로 어두운 시기라고 생각해요. 섬 한 가운데에 고립된 느낌이거든요. 가족보다 더 의지했던 오랜 연인이 환승 하고, 막막한 취업을 준비 중이고, 친구도 없고, SNS 지침을 꾸준히 지킬만한 경제적 여유도 없어요. 힘들긴 한데, 이 또한 모두 제가 자초해서 벌어진 결과니까요. 뭐 어쩌겠어요? 다시 주워 담아야죠. 유튜브에서 이혼 브이로그를 봤어요. 타인의 아픔에 제 상황을 견줄 바는 아니지만, 저보다 더 큰 아픔을 겪으신 분들도 하루하루 버티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시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음을 돌보며, 남은 것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큰 위로가 되었어요. 아직 내프가 많이 요동치긴 하지만, 괜찮아요. 세상엔 쉬운 건 없으니까요.

내담자 분들도 저 같은 사람도 있으니 위로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빨리 서진쌤께 2차 애프터 메일도 받고 싶네요.
다음 후기에서는 보다 더 발전한 상황과 제가 있기를 바라며..마무리 할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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