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저프상황적신뢰감/ 20%/ 단기연애/ 1차 지침 공백기 중/ 이강희 상담사님
한발짝
2023. 06. 20
남자 내담자 후기가 많지 않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그리고 제 기록용으로 후기를 남깁니다.
글을 잘 풀어쓰는 편은 아니라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수도 있으나 모자란 글 속에서 조금이라도 힌트를 얻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1. 상황요약
저는 저프, 상황적신뢰감 문제로 이별한 20대 후반 남자 내담자입니다. 소개로 만났고 연상연하, 장거리 커플이였습니다. 소개 받고 3주 정도 되었을 때부터 사귀기 시작했고 한달 정도 연애 후 이별했습니다. 장거리라 거의 주말만 만났었고 마지막 만남에서도 둘 사이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상황적문제는 결혼적령기, 제 직장도 여자친구 직장도 상대 지역으로 이동하기 쉽지 않은 상황, 이로 인한 여자친구 가족들의 반대, 여자친구의 직장과 학업 병행으로 인한 업무적 스트레스였습니다. (가족들 반대가 가장 크리티컬) 대부분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는 아닌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던 중 관계를 다시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는 말이 나왔고 그게 저에게는 강력지침처럼 작용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설득하려고 했습니다. 상대방은 거기서 "너가 그렇게까지 해줄줄 몰랐다" "난 나한테 확신이 안 서. 이번만 해도 이렇게 스트레스 받는데 잘 이겨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 난 가족들의 지지가 필요해" "생각할 시간을 좀 줘" 등 전형적인 저프레임 멘트를 듣게 됩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였던 저는 더 설득하려고 했고 연락 조금 안 되자 상대방쪽까지 찾아가고 부재중 전화도 많이 남기다가 결국 카톡으로 이별통보 받고 차단당했습니다.
사람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는데 상황적 문제로 에너지가거의 고갈된 상황에서 제가 더 스트레스를 줌으로써 프레임도 날리고 연애자체에 대한 생각도 줄어들게 만든거죠. 차단은 풀렸다가 전화를 걸자 받지 않고 재차단 당했으며 아트라상을 찾게 됩니다. (상담 기다리며 차단은 또 풀렸습니다...)
매달린 기간은 절대적으로 길지는 않았지만 단기연애였던지라 프레임을 다 날려버리기에는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2. 내담자와 상대방 성향
상담사님은 여자친구가 내적프레임이 낮고 평소에 걱정이 많은 타입으로 분석하셨습니다. 이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며 추가적으로 저는 저프고신 성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배려해주려고 하고 제가 하자는 것도 잘 따라주고 저에게 잘 해주려고 하는게 느껴졌습니다.
제 성향은 내프 낮고 저프고신 성향에 자존심은 없는 편인 듯합니다. 상대가 부모님과 긴 대화 후 갑자기 "관계를 다시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는 한 마디에 당시 멘탈이 나갔던 걸보면 내프가 낮은 듯합니다. 평소 말투도 뭘 하자보다는 이거 할래 등의 화법, 힘들다고 할 때 들어주고 괜찮아질거다 이런식으로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등의 대화를 보면 저프고신 성향 같습니다.
이것과는 별개로 대화들 생각해보면 처음에는 제 프레임이 있었네요.
상대방이 거의 제 쪽으로 왔던 것이나 데이트 비용도 나름 많이 부담하려고 하는 경향도 있었구요.
[대화]
- "나 어디가 좋았어?" (확인받는 말 많이 했었음)
"대화 잘 통하는 것 같고 결이 맞는 것 같아서?" / 반복되었을 때 "왜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아? 난 충분히
표현하고 있는 것 같은데. 잘 안 느껴지는건가?"
- "직장, 나이 다 괜찮은데 소개 많이 들어오지 않아?"
"소개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들어오긴 하지. 근데 보통 나가면 결혼은 보통 먼 얘기로 생각해서. 난 조금은 빨리 하고 싶어서"
- 상대지역 갈 때 "힘들지 않냐? 오고 안 오는거 아니냐?"
"내쪽으로 많이 오지 않냐? 내가 가는게 그렇게 힘든 일 아니고 그렇게 걱정 안 해도 된다. 내가 가고 싶어서 가는거다"
참 문제 생기기 전에는 별 문제 없을만하게 넘겼던 것 같은데.. 어렵네요.
문제 생기고는 거의 2시간 동안 의미 없는 설득만 했습니다.
- "나는 00이 하고 싶은거 했으면 좋겠고 00 편 되줄게. (상황속 해결방안 얘기하며) 00도 내 편 조금만 해주면 안 돼?"
(해결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음) "난 그건 좀 무서워. 그렇게 안 했으면 좋겠어. 내가 아니면 안 해도 되는 고민인데.
잘 살고 있는 너한테 너는 나한테 이러니까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나는 못 하겠어"
====> 솔직히 관계 다시 생각해보자에서 한번 이 한마디에서 또 한번 원투 맞고 정신을 못 차렸네요.
이 외에도 내가 뭘 해도 안될까 등 저프 설득 멘트만 주구장창하다가 시간을 달라는 얘기만 듣고 주말에 보고 얘기하자고
하고 더 매달려서 주말에도 못 보고 끝났습니다.
3. 1차지침 및 공백기
아트라상을 찾은 후 저는 내프가 요동쳤지만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고 상담 지침이 온 후 그대로 시행했습니다.
지침은 되게 특이했습니다. 보내는 방식부터 내용까지 굉장히 특이하고 절대 스스로 생각하고 보낼 수 있는 내용이 아니였습니다. 상담사님은 확률도 낮고 지침도 강해 연락이 안 올 가능성이 높다고 하셨고 아직까지도 연락이 없습니다.
지침 보내고 SNS 관리하는데 카톡 말고는 특별히 하는게 없어 카톡만 관리했습니다. 지침 보내고 상대방은 1~2주 정도는 제 프로필을 업데이트 안 한 날도 평일(가끔)이나 주말에 확인했었고 그 이후부터는 업데이트가 있는 날 혹은 주말에 1번 정도씩 확인하더군요. 그러다가 둘 모두 아는 의미 있는 일정이 있는 날까지 확인하다가 그 이후 제 프사 업데이트를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2주째 확인을 멈춘 상황입니다.
====> 칼럼 내용처럼 프레임이 한번 높아진 상황에서 염탐 중단하는 것은 마음이 식은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많아져 멀리하고
있는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이성과 감정은 좀 따로 노는 느낌이네요.
1차지침 이후 공백기가 지난 상황입니다.
공백기 동안 대체자를 찾아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친구들 만나고 운동하고 근교로 당일치기 여행가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참 몸이 도와주지 않는게 이별하고 무리해서 운동하다가 무릎에 문제가 생겨서 지금까지 다리가 많이 필요한 운동을 못하고 있습니다. (2달이 넘어가네요..) 그래서 대체 운동으로 하는게 상체 운동이랑 클라이밍이였는데 레벨에 안 맞게 무리한 무브를 하다가 어깨도 다쳐서 이것도 쉬고 있습니다.
원래 스포츠 좋아하고 스트레스를 그런걸로 푸는 스타일이라 가라앉는 기분이 드는건 어쩔 수 없네요.
그래도 살아가야하고 좀 더 나아져야하니까 이제는 약속 없는 날은 간단한 일기라도 쓰고 책을 조금씩이라도 읽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책을 참 좋아했었는데 취준하고 취업하고 어느 순간부터 업무 관련 책 외의 책을 본게 굉장히 오래 전 일이 되어 있었습니다. 300페이지 남짓의 잘 읽히는 베스트셀러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500페이지 넘어가는 전공서적과 교양서적 사이의 어떤 책을 읽고 있습니다.
잊고 지내던 독서만이 줄 수 있는 그 특유의 긍정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우울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네요.
A sound mind in a sound body에 맞지 않는 제 상황처럼 제 내프는 안정적이다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다른 대체재를 통해 바닥으로 내려가지 않게 만든 상태가 딱 제 상황인 것 같네요.
뭔가 우울한 중간 후기가 되었는데 이후 후속 후기는 좀 도움이 되고 밝은 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상담사님들은 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게 상황을 진단해주고 지침을 주십니다.
저는 아직 내공이 부족한지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했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연애 많이 해보시고 어떤 대화를 하면 어떤 반응이 왔었다라는 자체 데이터가 많이 있다면 상황 진단을 정확히
받는 것만으로도 행동의 방향을 정하고 어떤 식으로 하겠다는데 도움은 받으실 수 있으실겁니다.
모두 원하시는 바를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 무운을 빕니다!!
게시글 삭제
게시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