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문서상담 직후 후기/ 지침 전 카톡 차단
라꾸라
2023. 04. 18
안녕하세요? 후기 남기려고 아이디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상담 후 주절주절 후기니까 넘어가실 분 넘어가세요.
음성상담 신청했다가 제 사연은 잦은 다툼으로 인한 급발진 헤어짐으로 판단되어서 이건 시간싸움처럼 느껴졌고, 문서상담으로 바꿨어요.
어짜피 공백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여겨서 참는 건 괜찮았습니다. 어제 문서상담이 완료되고 글을 찬찬히 읽는데 제가 생각한 것 이상의 분석이었어요.
고프저신, 확률 60% = 잦은 다툼 후 이별 + 헤어진 직후 리바 포착
대충 제 상황이에요.
저는 고작 여행계획 짜는데 입장이 좁혀지지 않았고 "대화가 안된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헤어짐 단계를 밟았어요.
'얘는 왜 늘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거지?' 라는 생각으로 가득했고... 하 후기 쓰는 마음도 착잡하네요.
헤어지고 4일 후 인스타 올렸다가 언팔 당하고, 그로부터 2일 후 리바 포착되었고, 리바 포착된 당일 제 댓글을 삭제, 그 다음날 저를 차단했다가 풀렀어요.
저 차단한 사이에 둘이 언팔 상태였고 저녁에 데이트한 거 보니 리바가 "정리하고 오면 만나줌~" 시전한 것 같았고 리바 만만치 않구나 생각했습니다;
리바 포착 된 후에도 상담을 취소하지 않았던 제 생각은 단순했습니다.
- 나는 고프저신이다
-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며 괴로워하고 있을 것이다
- 6살이나 어린 날티 나는 여자애를 만나는 게 너무 안타깝다. 자존감이 얼마나 낮아졌으면 본인 급을 모르고 이런 애를 만날까.
- 1차 지침만 해서 힘들었던 연애를 한 것에 위로를 해주고 싶다.
그런데 이강희쌤이 열심히 써준 내용을 찬찬히 읽으며 제가 생각한 것보다 저는 더 나쁜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 음성상담때는 (다른 상대 대상으로) 지침을 그렇게 많이 읽지도 않았고 (이번에 비해서) 상담 받고 난 후에 되려 마음이 시원했는데 이번에는 불편해서 잠도 제대로 못잤어요.
밤새 읽었습니다. 읽고 또 읽고.. 생각이 많아져서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 내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이 정도라고?
- (물론 상대는 어떨지 모르지만) 이거 받으면 돌아오고 싶겠다
- 그러고보니 이 친구 안정감이 제일 중요한 친구인데 그걸 몰라줬네
- "너는 기준이 너무 높아서 내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이 널 화나게 해" 라는 말의 의미가 이런거였다고? 당시에는 몰랐고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무슨 기준을 내세웠다는건지 정말 이해 못했거든요.
- 나는 원래 신뢰감을 잘 챙기던 연애를 했는데 내 신뢰감이 0이라고? 왜 이렇게 됐지?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지?
- 너무 미안하다. 너무 미안해서 내가 지침을 통해 내 자존심 살리겠다는 욕심, 결혼하고 싶은 여자로 기억하고 싶게 만들겠다는 욕심이 너무 과하다. 이런 애한테 내가 사랑이랍시고 뭘 한거지?
- 지침을 보내는 사람도 보낼 때 한 번 더 이별하는 느낌이잖아요? 받는 사람도 그럴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지침을 보내는 제가 염치없는 사람처럼 느껴지더라구요. 다시 만나게 되면 진짜 잘해줘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1차 지침만으로 끝내고 싶진 않아졌어요; 아이러니하죠. 상대를 위해서 안보내는 게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상대가 치명적일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하고 문자 보낼 타이밍을 계산한다는게.
마지막 연락 2주 후에 보내라고 했는데 그게 내일입니다.
그래서 미리 카톡을 다시 추가했어요.
다시 추가했을 때까지는 그 친구는 저를 아직 목록에 둔 상태라 추천목록에서 보고 등록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프로필 차단 당했더라구요
혹시 내가 상담받은걸 알고 있는건지, 그래서 이렇게 타이밍 좋게 날 차단박은건지 ^^..
하.. 과거 여자친구는 너무 착하고 고마운 존재라 자기는 마음이 식고 미련이 없지만 연락이 올까봐 저랑 사귈 때까지도 카톡 친구에 남겨두고 번호까지 여전히 갖고 있었다가 저랑 사귀면서 차단박았었는데..
저는 아무 것도 안하고 차단 당했어요;
차단 당한게 믿기지 않으면서도
- 너 진짜 이렇게 힘들어?ᵒ우엥 ㅠㅠ
- 그래도 차단 하면서 내 새 프사는 봤겠네 ㅠㅠㅠ
- 너 혹시 지금 만나는 여자랑 잘 해보겠다고 마음 먹어서 이러는거야?
등등.. 또 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저는 겨울이 외롭고 우울한 나라에 살았어요. 아직 몸이 그때를 기억하는지.. 1월부터 4월 말까지는 꽤나 취약합니다. 올해의 4월은 조금 봄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랬는데 이번 4월도 너무나 힘드네요.
상담 받기 전보다 지금이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차단 당해서 충격받기도 했지만 상담 내용이 너무 맘이 아파서요.
번호 차단 까지 했을지는 아직 모르지만 걔 성격상 문자 스팸함이 있는 줄도 모를 애라 번호까지 차단 당했으면 저는 지침을 보내도 걔가 읽지 못할 문자를 남겨 놓는 것이겠네요..
인스타 디엠으로 보낼까 하다가도 인스타는 차단당하면 알 수 있잖아여.. 답장 할까봐 답장 받고 싶은 욕심까지 ;;
이론적으로는 알겠는데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 게 답답하네요.
게시글 삭제
게시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