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한서진 상담사님 / 재회 두 달 만에 쓰는 후기 / 저프레임
초코쉐이크
2023. 03. 01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 기억하실까요?
사실 재회후기는 재회 성공 후 시간이 좀 지난 뒤에 쓰고싶었지만, 내일부터는 바빠질 것 같아서 지난 두달간의 저의 연애도 돌아볼 겸 후기 남겨봐요.
저도 상담받기 전에 내담자 후기를 정말 많이 읽어봤는데, 다른 내담자 분들이 느끼셨던 것들을 상담 후 저도 똑같이 느꼈다는 게 신기하고 한편으로는 제가 상담시간을 잘 활용한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제 후기도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우선 저의 상황을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저와 제 남자친구 둘 다 20대 초반, 동갑이고 딱 일년을 만나고 헤어졌습니다. 제가 차였어요. 헤어진 지 일주일정도 되었을 때 상담을 했고 상담받은지 딱 5일만에 재회에 성공했습니다.
사실 헤어진 직후라 정말 아프고 힘들었지만 심리적인 상황과 별개로 생각했을 때, 우린 재회하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헤어지기 몇 달 전부터 우리 관계는 기차가 달리고 있다가 속도는 늦추지 않은채로 철도를 벗어난 느낌이였어요. 하지만 그때도 헤어진 직후에도 그 관계를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지 감조차 오지 않은 상태였고, 이상태로 재회한다면 똑같은 시나리오를 또 반복할 게 눈에 보였어요.
좋아하는 마음과 별개로 우리 관계의 문제점은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헤어진 지 3일정도 되었을때, 뜬금없는 경로로 아트라상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아트라상에서 후기와 칼럼들을 읽다보니 점점 재회하고 싶어졌어요.
'여기서 연애를 배워서 그 사람과 건강한 연애를 한 번 해보고싶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가 정말 많이 좋아했거든요. 재회까지 도움받을 생각을 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어요.
상담때 한서진 선생님은 우리 관계의 문제점을 딱 한마디로 정리해 주셨습니다.
"oo님은 상대방이 본인을 좋아하지 않을것이다 라는 가정 하에 상대방의 모든 말과 행동을 판단하고 있다" 라고요.
이걸 꿰뚫어보시고 한마디로 정리해 내담자를 깨우치시는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 말 한마디를 들으려고 상담신청을 했다고 해도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어요.
네 맞아요. 저는 상대방의 조그마한 실수도 모두 저를 안좋아해서 그런거라고 멋대로 판단하고, 그러다 보니 상대방을 더 옥죄고, 상대방은 지치고... 또한 이렇게 옥죄는 제 모습은 전혀 여유있어 보이지 않았을 것이고, 여유가 없는 사람은 매력적이지도 않으니 제 프레임도 많이 낮아져있는 상태였습니다.
객관적으로 제 상황을 듣고 나니 더 재회하고 싶어졌어요. 상담+칼럼을 통해 심리학을 이해하고 나니 제가 바뀔 수 있을거란 믿음이 생겼기 때문에요.
여기까지 깨달았지만 지침문자는 저 또한 와닿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아 재회하는 거 정말 쉽지 않구나.. 그냥 포기할까? ' 하고 생각도 했답니다 지침문자를 처음 받은 날에는 '그래도 재회하려면 지침문자 말고는 달리 생각나는 방법도 없으니 받아들여보자' 하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또 읽어보고, 그 다음날 또 읽어보고 날이 지날수록 점점 더 와닿았습니다.
그러니 다른 내담자 분들도 처음엔 지침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포기하거나 내용을 수정하지 마시고, 시간을 두고 반복해서 읽어보세요!! 나중에는 이보다 더 나은 지침문자가 있을까 싶으실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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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후기를 이어가보자면, 지침문자를 받고 하루뒤에 헤어진 남자친구 한테 카톡이 왔습니다. 정말 뻔하게 뭐 잘지내라 이런 내용이었어서 기억도 안나네요^^ 읽고 씹을지 그냥 읽지말지 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선생님과 계획했던 대로 하려고 읽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잠깐 얘기좀 하자고 카톡이 또 왔습니다. 그 카톡 받자마자 바로 '답장을 하고싶은데 상대방이 보낸 카톡 내용이 마음에 안든다'며 애프터메일을 썼어요. 며칠 뒤에 메일 답장이 왔는데 저는 여전히 상대방의 말을 멋대로 해석하며 자존심부릴 생각만 한다고 혼났습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어요. 역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구나 싶고... 항상 스스로를 잘 관찰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상황이 많이 달라진 만큼 애프터메일 답장에서 지침문자를 새로 주셨는데, 아쉽게도 지침문자를 보내는 일은 없었어요.
그 날, 학교 복도에서 마주쳤는데 카톡에 답장이 없자 얘기좀 하자고 붙잡더라구요. 저는 싫다고 약속있다고 하며 뿌리치고 뒤돌아 갔습니다. 사실 '프레임을 높이자' 이런 생각에 뿌리친건 아니였고, 선생님과 상의 없이 제 멋대로 뭔가를 하기가 살짝 겁이 났어요. 우리가 원한건 앞으로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것이였지 재회 그 자체가 아니니까요. 되돌아보니 저 참 잘한것 같네요. 칭찬해주세요!!
일정이 끝나고 밤 늦게 집에 돌아가는데 집 앞에서 그 친구가 저를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더는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일단 제가 차인 입장이니 고자세로 나가서 프레임을 높여야 겠다고 생각했고, 그날 밤과 그 다음날, 이틀에 걸쳐 긴 대화를 했습니다. 대화 내내 저는 그 친구의 얘기를 주로 들었고, 제 프레임을 높이는 대화를 했습니다.
제가 다시 만나도 되겠다고 생각한 포인트는... 둘 다 생각하고 느끼는 바가 똑같더라구요. 그 친구가 생각했던 본인의 문제점과 제 문제점이 제가 생각했던 것과 똑같았습니다. 저만 바뀐 게 아니라 그 친구도 바꼈다는 게 보였어요. 그제서야 저는 제가 어떻게 반성했는지 말하며 저도 달라질테니 다시 잘 만나보자고 손을 잡았습니다.
이렇게 재회 후, 지금까지 행복하게 잘 만나고 있답니다ㅎㅎ 그 친구의 말과 행동에 과하게 서운할때면 선생님과의 상담내용을 되새기며 여유를 찾는 훈련을 지금도 하는 중입니다. 아직 예전 습관을 다 버리진 못했지만 전보다 훨씬 건강하고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어요, 앞으로 그 친구와 함께할 시간들을 생각하면 너무 기대됩니다. 재회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달라진건 연애 뿐만이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그 사람의 심리가 어느정도 보이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여유도 생기더라구요. 어쩌면 그 친구와 헤어졌던 시간은 저에게 꼭 필요했던 시간이 아니였나 싶어요. 새해부터 한층 더 성장했으니까요.
감사하다는 말을 이렇게 길게 썼네요. 앞으로도 아트라상 칼럼들 종종 읽으며 슬기로운 연애생활 해보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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