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상담 받고 2주 만에 재회 후기 / 저프고신 / 60% / 여자내담자
오랜만에
2023. 01. 13
안녕하세요 서진쌤 제가 꼭 재회되면 후기 쓸 거라고 말씀드렸는데 약속 지키러 왔습니다 ㅎㅎ 다들 재회하고 나면 후기를 잘 안쓴다고, 말은 다 그렇게 한다고 웃으시면서 일단 지침 잘 지키고 재회부터 하자고 하셨었는데 기억하실까요?
저는 이제 사회 생활을 막 시작한 여자 내담자입니다. 남자친구랑은 대학교 CC였는데 남자친구가 전역한 직후에 만나서 3년을 만났었어요
저희 연애는 특별한 위기 없이 정말 잔잔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사랑 싸움은 있었어요. 제가 친구들이랑 놀기 바쁜 남자친구에게 서운했던 순간도, 남자친구가 제가 자기를 믿어주지 않는다고 속상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심각한 표정으로 서로를 째려보다가도 결국 '너 그런 표정 하니까 정말 못생겼다'하며 심각한 분위기는 30분을 채 못 갔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진건지 아니면 점점 맞춰진건지 모르겠지만 서로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냥 그럴 수 있지 생각하며 만나왔던 것 같아요 ㅎㅎ
아무런 싸움도, 사건사고도 없었던 게 문제였을까요? 이별은 정말 갑작스럽게 찾아왔습니다. 헤어지기 전 주까지만 해도 정말 즐겁게 잘 놀았는데 갑자기 늘 잠들기 전에 하던 사랑한다는 말도 사라지고, 제가 물어보기 전에는 어디서 뭘 한다 이런 말이 완전히 사라졌어요
3년이나 만났으니 그 땐 저도 그냥 별 생각 없이 어디 아픈가? 싶어서 컨디션이 안 좋냐고 물어보고 그랬었네요ㅜㅜ 당연히 주말에 데이트를 하는거라고 생각하고 약속을 잡으려고 했는데, 남자친구가 밥도 안 먹고 그냥 카페에서 보자고 하길래 그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헤어질 거라는 생각보다는 나한테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게 있나? 속상한 게 있나? 이런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만나서 하고 싶은 말이라는 게 제가 더 이상 예전처럼 좋지도 않고, 저랑 연락하며 지내는 모든 순간마다 죄책감이 든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충격적인 얘기였습니다ㅜㅜ 아직 둘 다 준비가 안 됐으니까 결혼을 생각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우리는 잘 맞는 짝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기분이었어요
언제부터였냐.. 내가 뭘 잘못했냐.. 정말 구질구질한 질문들을 물어보다가 후회할거라고 찌질하게 자존심 부리고 집에 돌아왔고 다음날 바로 붙잡았습니다.. 당연히 이러지 말라는 답이 왔고, 제가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는지 찾아오면 싫어질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정말 힘들게 하루하루 보내다가 상담을 신청하게 됐어요. 상담을 기다리는 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졌지만 친절한 관리자님 덕분에 어떻게든 돌발행동 하지 않고 상담까지 잘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정말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고, 환불 권유를 받을 줄 알았는데 상담사님은 이게 어떻게 환불 권유할 케이스냐고 하시면서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혼(?)이 났습니다ㅎㅎ 빠이팅 넘치게 상담 받고 지침 수행해도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그렇게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어떻게 남자를 매달리게 할거냐고 하셨어요ㅋㅋ
상담 녹음을 들어보니 정말 상담사님이 진이 빠지셨을 것 같아서 죄송했습니다ㅜㅜ 진짜 담담하게 전화를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다 죽어가는 사람 목소리더라구요ㅋㅋ 끝까지 바보같은 질문만 하는 저에게 때로는 친절하게, 때로는 따끔하게 끝까지 잘 이끌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닷!!
상담은 정말 생각 이상으로 재밌었어요ㅎㅎ 저의 부족함에 대해 들을 땐 좀 울적하기도 했지만, 마지막에 남자가 너무 무책임했다면서 같이 화도 내주시고 진심으로 위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침을 받았을 때 충분히 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와.. 이걸 어떻게 보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ㅋㅋ 이렇게 보내면~ 이라고 뭔가 질문하려고 했는데 상담사님께서 선수를 치셨어요 ㅋㅋ 튕겨져 나갈 것 같다구요? 그 질문 제가 오늘만 벌써 4번이나 들었습니다. 이미 남자친구는 내담자랑 다시 안 만나고 싶어하고, 헤어지고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여자친구라고 생각하는데 누굴 걱정하냐고 제 마음을 다잡아주셨습니다.
그 땐 상담사님께 확실하게 들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지만 다음날 상담 내용을 다시 들으니까 그 때 상황이 너무 웃긴 거 있죠?ㅋㅋ 이미 헤어지고 시간이 충분히 지난 상황에서 상담을 받아서 며칠 뒤에 지침을 바로 보냈어요!
연말에 제주도 여행을 계획해놨었는데, 실수할까봐 그냥 제주도 가기 직전에 지침 보내고 차단하고 제주도에서 신나게 놀다가 왔습니다 ㅎㅎ 물론 바다 보면서 눈물 흘리고 궁상떨기도 했지만 친구들의 도움으로 지침 문자 보내고 정말 힘든 시기를 잘 넘긴 것 같아요
제가 차단했다고 생각했는지 문자로 답장이 왔더라구요 장문의 덕담이었어요 자존심 발동이 아니길래 타격이 없는건가? 싶었는데 3일 뒤에 또 전화가 오고, 제가 안 받으니까 전화도 차단한거냐고 물어봤어요 저는 정말 꾹 참고 가만히만 있었습니다
갑자기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길래 저도 상담을 받고 나서 남자친구가 미웠기 때문에 나는 할 말 없는데? 받아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상담사님께 상황을 알려드렸어요
제가 상대방이 찔러보는 것 같아서 기분나쁘다고 했더니 상담사님은 차단했는지 계속 물어보는 사람이 찔러본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만남으로 이끄는 지침을 주셨어요 ㅎㅎ
제가 짜증나서 받아치는 것보다 훨씬 더 여유롭고 제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지침을 주셔서 보내게 됐고, 이번주 수요일에 만나게 됐습니다!!! 사실 지난주에 보자고 했는데 제가 소개팅이 있어서 그날 못본다고 했더니 계속 빨리 봐야한다고 보채서 수요일에 보게 됐어요
할 말 있으면 해보라고 했더니 자기가 염치가 없어서 연락을 못했다느니.. 지침을 받고 내가 미웠다느니.. 핵심은 빼놓고 빙빙 돌려 얘기하길래 정색하고 나가려고 하니까 그제서야 붙잡았어요. 제가 자기를 다 잊은 줄 알았다면서 진심을 보이길래 받아줬습니다!!
상담사님께 제가 너무 빨리 받아준건 아닌지 무서워서 여쭤보려고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받아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면 상담사님이 만나도 된다고 하시지도 않았겠죠?! 그래서 일단은 저의 이런 불안한 마음을 티내지 않고 의연하게 행동하고 있어요!
며칠 안 됐지만 제가 연락이 잘 안 되면 선연락이 계속 오고 별 것 아닌 일로 전화하고 이런 모습이 참 신기하네요. 아직 조마조마하지만 제 뒤엔 한서진 상담사님이 있으니 괜찮겠죠?! 상담사님 저 잊으시면 안돼요💚
그리고 제 입장에선 매일매일 너무 오래 칼럼을 읽는게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칼럼이 읽고 싶어도 꾹 참고 자기전에 딱 10분만 칼럼을 읽었어요! 물론 10분만에 딱 폰을 끄진 못하고 20분 30분은 봤지만 어쨌거나 칼럼을 너무 많이 보면 재회에 점점 집착하게 될 것 같아서 시도해봤는데 제 기준에선 효과가 좋았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재회에 대한 생각보다 나에게 쏟는 시간이 더 많은 게 멘탈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ㅎㅎ 만약 저와 같은 집순이 분들이 계시다면 억지로라도 집에 있는 시간을 줄이고 재회를 생각하는 시간을 줄여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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