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이런 사람도 있습니다.
클린
2022. 11. 24
재회 후기도 재회 포기 후기도 아닌 그냥 요즘 저의 생각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글을 적습니다.
아트라상에서 이론을 배우면서 인생까지도 어느 정도 깨우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의 진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내 인생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하나에 대한 감이 잡혔달까요.
연애할 때 늘 조급함이라는 감정에 압도되었습니다. 빨리 관계가 안정되길 바랐고 빨리 상대와 더 친밀감을 가지고 싶었고 동시에 이 사람이 언제 내 곁을 떠날까 염려했었어요.
여유 없는 모습을 아무리 감추려 해도 결국 들키는 때가 오더라구요. 그렇게 이별을 맞이하고 아트라상을 접하게 되면서 저에 대해서 많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그 조급함이 나를 사랑하지 않음에서 온 증상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내 스스로가 보잘 것 없는 사람인 것 같으니 상대가 나와 사귀는 이유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상대를 쉽게 믿지 못했어요. 그러다보니 상대의 작은 반응에도 이리 저리 휘둘렸고 결국 제 손으로 관계의 파국을 만든 거죠.
이 인과관계를 한 순간에 깨달은 것은 아니었고 몇 달의 시간이 걸리긴 했습니다.
연애 실패와 더불어 대체자를 찾는다고 이 루트, 저 루트를 통해 몇 명의 남자와 접점을 만들어 냈지만 결과적으로 좋진 않았어요. 아트라상을 몰랐다면 무엇이 문제였을지 모른 채로 관계가 발전하지 못함에 좌절했겠지만 이젠 어느 정도 저의 프레임/신뢰도를 진단할 줄 알게 됐고 원인을 알게 되니 맘 편하게 그들을 보내줄 수 있게 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위에서 말한 것 포함, 저의 고질적인 문제를 발견하게 되기도 했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니 앞으로는 좀 더 좋은 사람을 보는 혜안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도와주는 오답노트를 얻은 듯 했어요.
저의 문제였을 때도 있었고 상대의 문제였을 때도 있었기에 다 좋은 경험이었다며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마음을 갖춘 거죠.
현 상황에서 제가 저에게 내린 치료는 '연애를 쉬기' 입니다.
이전까지는 남자친구를 제 자존감 채우는 용도로 만났어요. '내가 이만큼 잘난 사람을 만나니 행복하다.'라는 생각을 했었고 그 생각의 뒷면엔 '이런 남자가 왜 나를 만나? 결국 내 진짜 모습을 보고 실망해서 날 떠날 거야.'하는 자격지심에서 비롯한 못난 마음도 존재했구요.
이제 그런 찌질한 마음을 갖는 것에 좀 질린 것 같아요. 애초에 그들과 제가 사귀게 된 건 그들 못지않은 객관적 가치 혹은 프레임이 저에게 존재했다는 사실과 끼리끼리 법칙에 따라 저도 아주 못난 사람은 아니란 걸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괜찮다는 남자들을 만났는데 내가 여기서 더 가치를 높인다면?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거잖아? 라는 생각으로까지 번지게 되었고 그 결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것보다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자존감을 요즘 경험하고 있습니다.
어리고 순수했던(그래봤자 몇달 전의) 저는 '연애는 진심으로 충분해. 내가 가진 모든 걸 줄테니까 너도 너의 모든 걸 줘'라며 순정만 가득했다면
지금은 이 연애 시장 매커니즘을 알게 되니 이 과정이 그저 게임같이 느껴집니다. 아트라상 창시자인 자청님 표현을 빌리자면 저는 '공략집'을 얻은 셈이구요.
이전에는 맛대가리 없는 미끼 달은 낚시대 하나만 달랑 들고 물고기도 없는 작은 호수에서 낚시질을 했으니 잡히는 물고기 한 마리 한 마리가 너무 귀해서 다시 놓아주는 게 죽기보다 싫은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왠만한 물고기는 안 물고 못배기는 맛좋은 미끼를 바닷가에 풀어 그물로 낚시를 하는 사람이 되는 중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그리고 당연히 저는 그물 안에 잡힌 물고기 중 가장 예쁘고 맛있어 보이는 놈을 고를 거구요. (사람한테 물고기, 맛이란 표현을 쓰는 건 좀 거북하시려나요ㅎㅎ 저만의 피자이론 재해석이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래서 지금 당장은 지난 인연에 미련을 두거나 외로움을 채워줄 또 다른 리바나 대체자를 찾기 보다 저 자신에게 집중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 과정 또한 오직 좋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라기 보단 제 개인적인 자아 실현에 더 초점이 기울어진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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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아트라상 지침은 이별로 인해 제정신이 아닌 내담자를 위한 길잡이로서 '이렇게 방향을 잡아줄테니 당신은 이 길로 쭉 걸으세요'하는 지표같이 느껴집니다.
많은 내담자분들이 말씀 하시듯 '내가 그 지침 속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도 일맥상통하는 표현 같구요.
상대에게 후회를 남겨주고 복수하기 위해 받았던 지침이지만 강희쌤이 써주신 지침들은 결국 저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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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재회는 포기한 상태이지만 재회 후기 글은 꾸준히 읽고 있어요.
재회를 포기한데도 재회보다 더 큰 가치를 얻고 앞날을 기대하는 사람으로서 재회 후기 게시판에 발자취를 남겨보고 싶어 글을 적어봤습니다.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트라상 언제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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