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재회후기/여자내담자/고프저신/바람/서예나상담사님
쩡이232
2022. 10. 22
여자내담자(30대초반)/고프저신/재회확률40~50%/남자잘못100%(바람)
연상의 남자와 반년간 연애중 그의 전여친의 존재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충격을 받고 격전을 벌이고, 우당탕탕 모든 진상짓을 벌인 후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체감상 상담날까지 얼마나 길던 지 처음엔 막막해서 눈물만 났었는데, 칼럼을 읽을 수록 제가 저질러 놓은 막장짓들에 공백기는 필수겠구나하며 마음이 조금은 안정되더라구요.
그럼에도 막상 상담전날 그리고 상담직전이 되니 내프가 무진장 요동쳤습니다. 정말 바람이라는 건 사람을 정신적으로 무너뜨리는 큰 악질적인 짓이라는 걸 이번에 느꼈어요.
처음 예나상담사님께서 확률을 얘기하실 땐 정말 심장이 쿵 했습니다. 그리고 바람을 핀 상대가 아닌 제가 신청을 하는 건지 안타까워 하셨으나, 저도 머리로는 알지만 내프탓인지 대체자가 없는 탓인지 어떻게든 상담이 하고싶었고 제 의지로 상담은 진행되었습니다. 대신 지침 한번에 남자가 스스로 후회하고 돌아오지 않으면 포기하는 걸로, 두번의 기회는 없는 걸루요.
굳이 사연을 분석하자면 저는 꽤나 모질고 공격적인 연애를 하는 전형적인 고프저신의 여자였습니다. 저는 남자의 능력에서 벗어나는 것들을 시켰고 그게 안되자 화를 냈으며 남자는 그런 저의 예민함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지쳐가게 된거죠. 그러다 원래도 내프가 낮은 이 남자는 저의 신뢰도가 바닥을 치면서 다른 여자를 통해 본인의 내프를 채우고자 전여친(저프로 추정)과의 연락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이구요. 저와 헤어질 마음은 없고 본인에게 쩔쩔매는 여자와 연락함으로써 저에게 받은 상처에 복수하는 그런 찌질한 부류(?)였습니다.
또 한번 정리하고 보니 왜 재회를 원한 건지 여전히 머리로는 이해할 수가 없긴 합니다^^;ㅋㅋ
저의 경우 신뢰감 관리가 안 된 걸 고려해도 백프로 남자의 잘못이었고 큰 막장짓들있긴 했지만 그 이후 더이상의 선연락 및 반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백기가 생각보다 길지 않았어요. 1차지침은 상담당일에 바로 보냈는데 떡밥이나 물어라하고 슬쩍 던진건데 바로 물더라구요. 놀랐지만 일부러 텀을 두고 널찍이 주말에 약속을 잡았습니다. 예상외의 칼답이라 그것도 놀랐어요.
왜냐면 우당탕 하던 당시에 남자의 태도가 본인이 너무 잘못해서 돌이킬 수가 없다며 엄청 회피하는 식의 태도를 보였었거든요. 그러면서도 계속 안부를 묻고 걱정을 하는 이중적인 모습이었는데 예나쌤 말로는 사실 저프였으면 얄짤없이 올차단 각인데 그나마 프레임이 높아서 그정도 걱정이라도 받을 수 있었던 거라 하셨어요..ㅎㅎ
아무튼 그래서 지침에 대한 남자의 칼답이 좀 당황스럽더라구요. 그리고 만남에서 어떻게 나올지 당췌 가늠이 안됐어요. 그래서 만나기 전날까지 거울보며 행동지침 이미지트레이닝을 수십번을 했습니다.
'나는 오늘부터 마더테레사, 성모마리아 역할놀이를 하는 거다. 잠깐 빙의해서 그들이 되어보자. 연극좋아하잖아' 하는 마음으로 거울보며 표정까지 반복연습후에 약속당일 그를 만났습니다.
그렇게 일상 얘기를 주고받는데 남자의 표정도 그렇고 뭔가 느낌이 쎄한게 아 카운터 멕이고 떠나야하나 하는 기분이 팍 들더라구요. 그래서 최면을 걸었죠. '난 화를 모르는 사람이야. 짜증이란 무엇인가'. 최대한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남자를 대했어요. 근데 이게 왠 걸? 남자가 빌고 들어오더라구요. 그날 이후로 마음은 항상 무거웠다 너무 미안하다 내 입으로 이런 말 차마 염치없지만 정말 만나고 싶다고 용서해줄수 없냐고 평생 본인이 속죄하며 살겠다구요.
정말 머리가 살짝 띵~한게 아 이 남자는 나한테 엄청난 신뢰감을 바랐던 게 아니었구나. 그러고나니 지침을 진심으로 체화해서 제 식으로 섞어서 남자에게 얘기했어요. 재회방식에 대해서 앞으로 우리 만남에 대해서요. 그렇게 저는 남자를 용서하기로하고 남자는 제 조건에 동의하며 재회했습니다.
재회까지는 대략 한달정도가 걸렸습니다. 글로 보면 참 심플해보이지만 정말 피튀기는 한달이었죠. 어느새 날이 추워졌네요. 솔직히 바람핀 사람과의 재회..제 지인이었다면 절대적으로 말릴 텐데 내가 그 상황이 되니까 차마 바른 선택을 할 수가 없는 거 있죠.
그래서 그냥 남자의 잘못은 남자의 잘못인거고, 어쨌든 그 원인에 어느정도 일조한 제 고질병인 신뢰감을 키워보는 데 집중해보려고 합니다. 연애는 행복하려고 하는 건데, 지금 제 문제점을 고치지 못하면 앞으로의 연애도 계속 같은 문제가 반복될 테니까요. 숱한 진상짓을 했음에도 버텨내주는 프레임이 있으니 이것을 장점으로 삼아 신뢰감에 집중해서 고프레임 고신뢰감 행복한 연애를 하는 여자로 새로 태어날 생각입니다.
못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조금씩 성취해나가다 보면 저도 '척'이 아닌 진짜 안정적이고 차분한 사람이 되어갈 수 있겠죠. 그렇게 믿어주려구요.
예나쌤 후기로 미리 인사 겸 보고드려요:)
그렇게 상담 때 울고불고 했는데 이게 되네요?? 어머 이게 됐어요. 이젠 정말 저한테만 집중하려구요. 남자를 믿으려 노력하겠지만 계속 의심들고 힘들면 그냥 뻥 차버릴까 싶어요 ㅎㅎ 정말 값진 상담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해요!!!
담번에 또 찾아 뵐게요. 추운데 감기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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