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이강희 상담사님 / 재회후기
쌈무
2022. 10. 20
안녕하세요, 상담사님.
지난번 상담과 애프터 1차 메일 이 후의 상황을 알려드리고 또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 왔습니다. 누가 알아볼까봐 새로 가입해서 쓰는거에요
애프터로 받은 지침 전송 후 상대는 예상대로 읽씹 했습니다. 저 역시 알려주신대로 차분히 가만히 있었구요. 며칠 동안은 반응이 없더니 어느 날 새벽에 발신자 제한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받아보니 역시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더라구요, 쪽팔렸던게 잠결이라 그랬는지 여보세요?로 50초를 채웠어요 여튼 그렇게 전화를 끊고 아침에 일어나 바로 익명호 수신거부를 걸어둡니다. 겁이 많은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식은 비겁하다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그 후로는 어떤 전화나 연락도 없었습니다. 찔러보기식이었는데 제가 반응이 없었기 때문이었을까요? 저도 딱히 반응해줄 생각이 없었기에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 주 주말에 문득 '지금 내가 발신자로 부재중만 남겨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한테 연락와서 니가 했냐 하면 안 했다 하면 그만이니까요. 그래서 바로 실행 합니다. 전화벨 울리자마자 받을까봐 얼른 끊어버렸어요. 콜백은 안오더라구요, 겁쟁이 같으니라고
그러다 밤에 커뮤니티에 접속했는데 제가 전화했던 그 시간에 발신 제한으로 전화한거 당신이냐 부터 시작해서 글을 몇 개 써놨더라구요 하나는 그냥 걱정된다는 식이었고 , 하나는 보고싶다, 하나는 자기가 무슨 마음으로 이런 글을 적는지는 잘 모르겠다 등등 발신 제한 부재중이 카운터가 됐나보더라구요.
그걸 보고 저는 바로 전화하고 싶었지만 일단 다음날을 기다리기로 합니다. 새벽감성이라며 발뺌하면 곤란하니까요. 다음날이 되어서도 글이 삭제되지 않고 그대로 있는걸 확인하고는 제가 전화를 합니다. 바로 받진 않더라구요, 신호음이 길어지길래 그냥 끊으려는데 마침 받았습니다. '내가 그렇게 보고싶었어?' 하니까 횡설수설 하길래 정신 없는 틈을 타 재빨리 만남 약속을 잡았습니다. 다음 날 만나기로 하고 통화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만나서 이중모션이 약간 있었지만 제가 프레임을 자꾸 올리니까 결국 백기를 들고는 재회하게 되었습니다.
재회의 과정을 글로 쓰려니 글솜씨가 부족하여 직관적으로밖에 쓸 수가 없네요 ㅋㅋ 어쨌든 저는 긴 공백기를 가졌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염탐을 하다가 멘탈에 나감과 동시에 자존심 발동이 쎄게 온 적도 있었습니다. 그 때 알았어요, 왜 자존심 발동 때에 엮이지 말라고 하시는지. 무슨 말을 들어도 꺼지라고 할 제 모습이 훤히 보였습니다. 진짜 다른거 다 그렇다 치더라도 염탐은 절대 안 하시는거 추천드려요. 해봤자 좋을 거 없고 하면 할수록 그 생각에 매몰돼서 다른데로 집중을 분산 시킬 수가 없더라구요. 어차피 확인도 못하는데 생각해봤자 나만 갉아먹는 짓이니 다른 분들은 시간을 아끼세요ㅜ
재회 후에 상대방은 지침문자에 대해 물어보더라구요. 얘가 이런 질문을 할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어요. 평소에 자기 생각을 전혀 얘기 안 하는 타입이고 불만도 끙끙 참기만 하는 사람이거든요.얼마나 충격이 컷으면 이걸 물어볼까 싶어서 살짝 소름 돋았습니다. ㅋㅋ 제가 보기엔 그저 그랬는데 상대방 입장에서는 억장 와르르 였다고 합니다. 지침문자의 토씨 하나라도 바꿔서 보냈으면 이만한 효과가 났을까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더라구요. 저는 상담사님들처럼 유려한 솜씨로 제 마음을 전달 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주신 지침을 토씨하나 바꾸지 않고 보냈는데 잘 한 것 같아요.
재회후기를 쓰면서 느끼는건데 떠먹여주는 재회는 한계가 있다는 상담사님 말씀이 자꾸 생각이 나요. 저의 발전을 위해 상담내용에는 이 연애만 짚어서 말씀해주지 않으세요 전반적인 연애 스타일을 바꿔주시려는 내용이 더 많습니다. 뻔한 내용이겠지만 정말 연애 뿐만 아니라 인생 자체에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제 뜻대로, 제 스타일대로 잘 녹여서 저에게 맞는 방법을 제시해 주십니다. 비록 완전하지는 않지만 인생에서 남들보다 반 쯤은 더 자유로워 진 것 같습니다.
저도 해냈으니 여러분도 해내실 수 있습니다! 반응이 조금 늦더라도 완전한 재회를 위해 다지는 시간이라 생각하시고 낙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도와주시고 애써 주신 이강희 상담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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