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하서영 상담사님 상담후기 (여성, 고프저신, 85%)
오타와
2022. 09. 06
안녕하세요, 저는 어제 상담을 진행한 내담자이며 상담 내용을 잊지 않고 복기 하기 위해 이 후기를 작성합니다. 또한 아트라상에서 후기를 읽으면서 많은 팁들을 얻은 내담자로서 똑같이 보답을 드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찾아왔어요. 저도 첫 상담 때는 상담시간을 기다리며 초조하고, 상대방을 염탐하면서 불안해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상담을 고민하시거나 기다리고 계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저의 상황을 키워드로 나열하면 [20대 후반, 여성 내담자, 고프저신, 동갑, 1년 연애, 동거] 등이 있을 것 같아요.
0.저의 상황
짧게 요약하자면 초반 남자친구의 적극적인 대시로 연애를 시작하게 됐고, 후반으로 갈수록 저는 남자친구를 좋아하게 됩니다. 그러나 제가 남자친구를 좋아하게 될수록 상대방의 마음에 대한 의심이 커지면서 신뢰도 테스트를 반복하기 시작했습니다. ‘남자친구라면 이정도는 해야지? 이 정도도 못하면 헤어져.’ 이런 마음으로 상대를 컨트롤했어요. 저와 헤어지지 못하면서도 힘들어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나쁘게도 사랑받는다는 생각을 했고, 학대를 반복했습니다.
이렇게 나쁜 프레임 올리기 연애를 지속하다가 어느날 저의 헤어지자는 말에도 절 잡지 않고, 놓아버린 상대를 보고 전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습니다. 직후 상대를 한번 붙잡았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던 남자친구는 5일후 끝내 이별을 고했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는 이별 직후 부터 현재까지도 헤어지는게 너무 힘들다는 것을 표현하면서도 재회요청은 하지 않는 이중모션을 보이는 상황입니다. 내담자 출신인 저는 흔들리지 말아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별을 받아들이고 바로 상담을 신청하게 되었고, 하서영 상담사님과의 음성상담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저는 상담 글을 작성하고 그 속에서 핵심을 찾기 위해 수 십번 요약하는 과정을 거쳤고, 하루하루가 갈수록 상황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했어요. 제 글이 차분해보인다면, 그것은 제가 매일 글을 수정하면서 내프를 안정시키려고 노력했기 때문이에요. 연애를 하면서 상대방과 좋았던 시기와 이별의 위기가 닥쳤던 때를 비교하면서 상대의 마음을 읽어볼 수 있었고, 제가 어떤 방향으로 반성을 하면서 이 시기를 지내야하는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칼럼을 읽고, 후기를 읽기 전, 본인의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은 내프 안정에 큰 도움을 주며, 어떤 칼럼을 읽어야할지도 명확해지는 것 같아요. 상담 신청을 아직 고민중이시더라도, 한번 연애 초기부터 이별까지의 이야기를 글로 꼭 적어보고 더 짧게 짧게 핵심을 적어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1.상담 전
저는 2017년 지금은 안 계신 옛 상담사님의 내담자 출신으로 2번 재회를 했었고, 무려 5년만에 다시 하서영 상담사님께 상담을 받은 케이스입니다. 지금은 어느덧 20대 후반이 되었지만, 20대 초반이었던 당시에는 아트라상의 이론을 머리로만 이해한 상태였어요. 쉽게 말해서 프레임 신뢰도와 같은 단어들의 뜻은 머릿속에 남았지만, 그것들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모호했던 것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아트라상을 모르던 때보다는 연애에서 미해결 과제가 많지 않아 이별과 만남이 너무 힘들거나 어렵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연애를 유지하는 데에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제가 고프저신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상대방들이 연애하는 동안 고통을 느낄 것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알고 있으면서도 방법을 몰라 이런 연애를 할 수 밖에 없었어요. 특히나 이번 상대방과의 이별 이후, 저보다도 이별을 선택한 상대방이 너무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에 다시는 이런 연애를 하지 말아야 겠다라는 굳은 결심을 하고 상담을 신청하였어요.
여담으로, 상대방이 이별 이후 너무 잘사는 것 같아서 빨리 재회가 되지 않을까봐 걱정되시고 힘드신 분들이 많으신 거 알아요. 여러 후기를 봐도 정말 빨라도 한 달 이상이 걸린다는 것이 대부분이니까요. '지금 내가 프레임이고, 신뢰감이고 뭘 관리한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어떤 효과라도 있을까? 차라리 후회 없이 될 때까지 메달려보자.'라고 쉽게 생각하게 되는 것도 이해합니다. 저 또한 지속되는 이중모션에 지쳐 상대를 붙잡고 싶었으니까요.
근데 저는 이런 태도는 재회확률을 떨어트리는 것 뿐만 아니라 여전히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본인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어요. 상대방이 이별을 선택하게 만든 데에는 우리의 책임이 분명히 있고, 그들의 선택을 적어도 떼를 쓰지 않는 선에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너무 고통스럽지만 언젠가 타이밍은 분명히 있을 거니까 잠시 존중해줘요 우리. 혹시라도 이 과정이 이해가 안된다면 재회 후에도 고신뢰도로 가는 과정을 진심으로 이행하기 어려우실 거니, 꼭 여러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2. 상담
재회 상담이니까 '재회하는 방법'이 궁금해서 상담을 신청했던 과거와는 달리, 저는 저와 상대방에 대한 분석 그리고 제가 연애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 더 궁금했어요. 재회 방법은 제가 궁금하지 않아도 상담사님들이 최선을 다해 짜주실거고, 저는 그것 이상을 상담에서 얻어가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여러분들도 이왕 투자하시는 거, 당연히 얻어가는 것에 +1 하는 것에 관심을 둬보세요.
1)나와 상대방의 프신 (본인 : 고프저신 / 상대 : 저프고신)
저는 고프저신으로 이별을 당했고, 고프인 것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이번 케이스가 지난 연애들과 달랐던 점은 제가 정말 괜찮은 고신뢰도의 남자를 만난 것이었습니다. 상담글을 작성하면서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좋은 점들을 많이 보게 되었는데, 역시나 엄청난 신뢰도가 있는 사람이면서 주도권 싸움에는 관심이 1도 없는 저프 성향의 사람이라고 하셨어요.
반면 저는 신뢰도 점수가 내담자 중에 손꼽을 정도로 최악이라고 말씀해주셨고, 상황을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저프고신인 상대가 느꼈을 고통에 대해 가감없이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미 많은 반성을 했다고 생각했음에도 상담님의 입을 통해 듣는 말들은 상상보다 가슴 아팠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해 저도 몰랐던 분석들을 집어주시는데, 정말 놀라웠어요.
저희는 동거중이었기에 상대방이 집을 나가겠다고 통보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너무 힘들고, 생각이 많이 나서 같이 있지 못하겠다.’라는 말을 했는데, 당시에는 상대방이 굳이 자신이 저렇게 힘들다는 이야기를 왜하는거지? 알아달라는건가? 라는 의문이 있었어요. 그런데 상담사님께서는 고신의 남자는 헤어지는 과정에서 자신이 너무 힘들더라도 혼자 힘들고 말지, 상대를 굳이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기때문에 ‘너 때문에 힘들어서, 너가 싫어서 나가는 거야.’와 같은 상처주는 말을 안하는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제가 눈치채지 못할 뻔 했던 상대의 배려를 상담사님이 집어주신거죠.
2) 연애 특성
상담사님의 말을 빌리자면 저는 상대방의 프레임에 예민한 남성적인 특성이 크다고 하셨어요. 저는 특히 외모나 성격적으로 남성성이 두드러지는 상대를 선호했는데, 그러다보니 객관적 가치는 뛰어날 수 있으나, 자존감은 낮고 자존심이 강한 상대(고프저신)를 만나왔을 거라구요.
그런데 평소와 달리 저에게 먼저 호감을 가진 상대를 상황적인 이유로 받아주게 된 연애를 지속하게 되면서 제가 평소라면 매력을 느끼질 못한 ‘저프고신’의 남성을 만나게 되었다고 말씀해주셨죠. 그런데 제가 상대방을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된 것도 결국 제가 프레임에 쉽게 영향받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려주시면서, 앞으로 고신의 좋은 남성을 만나기 위해서 저의 특성에서 제가 노력해야하는 것들을 알려주셨어요.
2017년 아트라상을 처음 찾게 만들었던 고통스러운 연애 이후 다시는 내프가 낮아 자존심만 쎈 남성과 연애하고 싶지 않았던 저에게는 정말 보물같은 조언들이었습니다. 해주신 조언들이 정말 생각치도 못했던 것 들이라 실천하는데까지 큰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실천적 방법을 알게된 것 만으로도 인생의 튼튼한 동앗줄이 하나 생긴 기분이었어요.
혹시 저처럼 내가 ‘먼저’ 좋아한 상대방을 나를 좋아하도록 만드는 게 익숙한 분들, 누군가 나를 좋아한다고 하면 부담스러워 철벽부터 치는 여성 분들이 있으시다면 저와 비슷한 특성을 가지셨을 가능성이 있어요. 남자보는 눈이 없거나, 만나도 맨날 싸우는 연애만 반복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서영상담사님과 이야기를 해보세요,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3) 연애 유지 방법
상대방과 본인의 연애적 특성을 배웠다면, 다음은 그 특성들에 맞춰 연애를 오래 유지하는 방법을 꼭 물어보세요. 절대 상담 목적을 재회에만 두지 마시고, 재회 후 안정적인 연애에 두셨으면 해요. 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걱정이에요. 특히나 상담사님들의 통찰력을 가장 높게 관찰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니, 질 높은 상담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저는 통제성이 강한 사람이라 상대방를 바꾸고 싶다는 마음에 ‘잔소리’처럼 바라는 점을 많이 이야기해요. 상대방의 친구들은 저의 그런 점을 지적하면서 상대를 힘들게 한다고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했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간섭하는 것을 싫어하니까 저도 막연히 ‘남자친구도 나의 그런 점을 싫어하겠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어떻게 고쳐야하는지를 상담사님께 여쭈어봤는데, 상담사님은 상황을 다르게 보셨어요. 남자친구는 제가 상황을 통제하는 것에 크게 스트레스받는 성향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것을 어떻게 말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구요.
여러분 ‘잔소리를 하지마세요’ 와 같은 단순한 조언과 ‘잔소리를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해야 상대방이 싫어하지 않으면서 효과가 있습니다.’와 같은 분석을 듣는 것은 천지차이에요. 특히 마지막에 제가 신뢰도 높은 여자가 되어서 행동하였을 때 상대에게서 더 많은 헌신을 얻게 되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주셨을 때, 재회 지침을 듣지 않았음에도 저는 상담의 값어치는 다 했다고 느꼈습니다.
4) 재회 지침
모든 상담과정이 이해가 되고 나면, 상담사님이 재회 지침을 주세요. 저는 프레임과 신뢰도를 모두 보완하지만, 신뢰도를 높이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지침을 받았습니다. 동거라는 상황이 걸려있어서 상황이 특수했음에도 상담사님은 경쾌하게 지침을 주셨고, 저는 따로 지침에 대해서는 질문을 드리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행동 지침에 있어서 응용가능한 상황을 몇가지 여쭈어봤고, 이때는 이렇게 하면 된다는 추가적인 답을 들었습니다. 애프터 메일은 아껴써야 하니까요.
따로 설명을 주시지는 않았지만 상대방의 지속적인 이중모션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짧은 공백기를 주셨고, 빠른 재회를 예측하시기도 하셨어요. 하지만 높은 기대는 제 내적프레임을 망칠 뿐이라는 것을 알기에 상황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지만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제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지침 이후에 또 후기를 남기러 올 것 같아요. 그때는 저를 비롯한 더 많은 분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7년 아트라상이 떠먹여준 두번의 재회를 이룬 이후에도 후기를 남기지 않았던 죄책감을 지우기 위해서라도 또 돌아올게요. 마지막으로 서영 상담사님, 상담사님의 과거 연애를 제가 지금 비슷하게 하고 있는 것 같아 해주고 싶은 말이 많으셨다고 해주셨는데 그래서인지 저도 만족스러운 상담을 하게 된 것 같아 너무 감사했습니다. 상담 말미에 ‘말도 안돼!’를 열 번 정도 반복하실 정도로 현재 상황이 특이했는데, 저도 이 상황만큼은 부끄러워서 후기에는 못남기겠어요. 이건 꼭 저희 둘이만 아는걸로 해주세요 hehe.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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