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저프고신에서 고프저신으로 / 이강희 상담사님 / 문서상담
휴후휴
2022. 08. 10
안녕하세요. 마음도 가라앉히고 정리할겸, 모두와 제 경험을 공유할겸 후기를 적습니다. 조금이나마 깨달음이나 위로를 전할 수 있길 바랍니다:)
저는 20대 후반 오래된 여자 내담자입니다. 그렇다고 오랜시간동안 꾸준히 상담을 받은것은 아니구요, 오래 전에 상담을 받았었고 이번에 3년?만에 다른 상대로 다시 상담을 받게 된 사람입니다. 아이디가 기억이 안나 새로 만들어서 이전 후기는 못찾겠네요ㅠㅜ
제목에서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저는 이전 상담의 상대에게는 저프고신, 이번 상대에게는 고프저신을 판정받았습니다.
사실 지난 상대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도 늘 저는 저프고신으로 연애를 해왔던 것 같아요. 항상 싸우지 않았고, 그런만큼 저에게 싸운다는 것은 끝을 의미했죠. 그런데 이번에는 아주 많은 싸움을 겪었습니다. 싸우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처음으로 고프인 연애를 했어요.
저는 만들어진 고프였습니다. 지난 상담 당시, 박살난 내적프레임과 객관적프레임, 주관적프레임 등 이것저것 할것없이 프레임이란 프레임은 죄다 날려버려서 처참하게 휘둘리는 고통스러운 연애를 했었습니다.
그 때 한서진 상담사님과 손수현 상담사님의 도움으로 원래의 제 모습을 찾고 프레임의 중요성을 깨달았죠. 칼럼을 독파하고 하나씩 익히고 체화시켰습니다. 이번에 이강희 상담사님께서 저에게 고프를 타고난 듯 하다고 해주셨지만, 제 경우는 열심히 계산하고 연습하고 고민해서 익힌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상대가 특히 프레임에 쉽게 흔들리는 타입이기도 했고 지난 연애의 안좋은 기억으로 저는 프레임병에 걸려 과한 채찍을 내리는 연애를 하게됩니다. 당연히 상대는 저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겠다며 신뢰감이 바닥을 찍고 마이너스로 내려가 원망과 서운함이 가득 담긴 장문의 톡으로 이별을 통보했죠. 이중모션이 가득한 그 이별통보를 보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시하는것뿐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원하는건 제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붙잡고 안아주는 것이라는게 뻔히 보이더군요.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그렇게 행동한다면 상대가 오히려 후련하게 정리되어 떠날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또는 당장은 재회하더라도 주도권을 뺏긴채 상대의 심각한 신뢰도테스트를 견뎌야하는 힘든 연애가 되었겠죠. 어쩌면 다음에는 프레임마저 떨어뜨리고 곧바로 다시 이별했을 수도 있구요.
참 이상하죠. 저는 그동안 신뢰감으로 문제가 생긴 적이 한번도 없는데 말이에요. 실제로 지난 상담 당시 상담사님께서 저에게 사회적 지능이 높고 타고난 고신뢰감 사람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바다 같다, 잘 이해해주고 포용력이 높다는 말도 자주 들어왔구요. 그런데 사실 정확히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한번도 고프인 상태에서 신뢰감을 보여줬던 적이 없는 거죠.
마음이 힘들때 상대가 잘 들어주고 응원해주는것은 신뢰감을 높입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고프로서의 신뢰감은 바로 '당근과 채찍'에 있었습니다. 수많은 칼럼에서 다뤄주셨듯, 상대가 최선을 다했을때 당근을 제때 주고, 잘못했을때 과도한 채찍을 내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프레임을 깎지 않으면서 신뢰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미숙했습니다. 어릴때부터 반에서 1등을 해도 모자란 딸 취급을 받던 저는 당근을 주는 법도, 채찍을 적절히 때리는 법도 몰랐던거죠.
여기서 이강희 상담사님께서 지적해주셨듯, 저의 낮은 내프를 짐작하실 수 있으실겁니다. 처음 상담사님의 상담내용을 읽을 때에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잘못 분석하신것 같은데? 나 내프 높은데? 하고요. 물론 그래도 내담했던 짬이 있어서 바로 '아 나 지금 자존심 발동 하고 있구나' 하고는 찬찬히 다시 읽어봤습니다.
그때서야 그 말씀이 정말 제 밑바닥에 있던 마음이라는 것이 와닿았습니다. 늘 열심히해도 칭찬받지 못했던 아이는 과도하게 남의 눈치를 보고 칭찬해줄 수 없는 사람으로 자라났습니다. 제대로 칭찬을 해 주는법도 모르고 사랑을 표현하는 법도 모르는 사람으로요. 물론 이제 성인이니, 제 성격은 제가 책임져야하겠죠.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고쳐보려합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으로, 애들을 대할때는 반드시 신경쓰고 노력했던 부분들인데 참 바보같네요. 그저 상대가 사랑해주고 받아주니까 머리로 알고 있는 모든것들을 실천으로 옮기지 않았습니다. 체화되지않았던거죠. 방심하고 한동안 이론공부를 소홀히 한것도 있고요.
모자랐던 저를 반성하며, 앞으로는 저프고신, 고프저신을 넘어 고프고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합니다. 그 여정을 함께 해주실 이강희 상담사님,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 알고있지만 지나치려했던 부분을 너무 속시원히 잘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드렸듯이 '한발짝 더 도약할수있는 상담경험'이 되었어요^^ 제 사연이 상담사님께도 좋은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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