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공백기 어기고 쓰는 반성문+첫번째 에프터메일 후기
클린
2022. 07. 19
좋은 소식으로 쓰는 글이 아니라 민망하지만 공백기를 힘들게 보내시는 분들 중에 이 후기를 읽고 반면교사 삼으시길 바라는 마음에 적어봅니다.
사람의 감정이 이리도 순식간에 변화하는 게 우습기도 하고 야속하기도 하네요.
저는 연애를 할 때 늘 솔직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상대도 나에게 솔직하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실상 위선과 거짓을 일삼던 사람은 저였음을 깨달았어요. 늘 습관처럼 상대에게 '괜찮다'고 말해왔지만 정말 괜찮았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늘 맞춰주고 배려해주고 참아줬어요. 언젠간 보상으로 돌아올 걸 기대하면서요. 그런데 돌아온 건 이별통보였어요.
지인들은 그런 상대를 보고 '널 그만큼 밖에 좋아하지 않았던 거야'라고 결과론적인 말들만 해댔고 저는 '도대체 왜?'라는 반문밖에 할 수 없었어요. 제가 제 스스로를 봤을 때 객관적 가치도 높고 신뢰감도 높은데, 누구보다 좋은 사람이고 상대 인생에서 나 같은 사람을 만나기 힘들텐데 왜?라는 제 질문에 아트라상은 저프레임 행동(대처) 때문이라고 답을 줬고 한편으론 이해되면서 너무 속상했어요.
'나는 이런 취급을 받을 사람이 아닌데, 누구에게나 친절과 배려를 만발하는 만만하고 쉬운 사람이 아닌데 내가 날 그런 사람으로 만들었구나. 상대의 행복을 위해 내 행복을 뒤로 미뤄뒀구나.'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상대방의 프레임이 남아있지 않았더라면 이런 마음이 들었을 때 쉽게 털어내고 다른 좋은 사람을 찾아 나섰겠지만 저는 그러지 못하고 반대로 상대에게 집착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아트라상 이론을 급하고 어설프게 습득하고 이제 상대에게 어서 고프레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조급함이 커져갔어요.
그 와중에 상대가 1차 지침에서 반응을 보이는 것 같아 소망적 오류가 생겼고 또 급하게 리바를 만들어대다가 실패하자 내프가 흔들렸던 저는 공백기를 어기고 상대에게 컨택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연락을 해놓고선 정신이 들더라구요. '망했다'는 직감이 들기 시작했고 나는 지침을 어기지 않는 내담자가 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부끄러움에 멘붕이 됐다가 결국 강희쌤께 첫번째 에프터메일을 보냈습니다.
제가 전혀 생각치 못한 방향으로 대안을 제시해주셨고 에프터 메일을 읽을 때는 1차 지침을 읽었을 때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어요. '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구나' 싶어서요. 그래도 얼른 준비해서 이번 지침만큼은 꼭 지켜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케이스가 존재하고 지침을 받는 사람에 따라서 생각이 다르겠지만 제 경우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지침을 받고 나니 '내가 이 지경까지 상황을 악화시켰구나' 하고 반성하게 되더라구요.
꼭 저는 뒷일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으면서 제 눈으로 그 나쁜 결과를 확인하려고 하는 불나방 같은 면모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런 미숙한 행동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강희쌤의 에프터 메일을 읽고 제 마음에 변화가 생겼어요. 에프터 메일 마지막 즈음에 '마지막으로 던질 수 있는 승부수라고 생각해주세요'라는 문장을 보고 마음이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지침까지 수행하고 나서 상대방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건, 내가 '그때는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것이니 그땐 정말 후회없이 포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상대와 이별한 순간부터 겪은 수차례 감정기복이 오갔고 그렇게 감정소모를 하다보니 이젠 지겹다는 생각까지도 들어요.
소망적 오류로 나 스스로를 희망고문 시키는 것도 질렸고 이제나저제나 오매불망 상대의 연락을 기다리는 제 모습도 싫고 이제 더 이상 내 손으로 상황을 더 악화 시킬 선택을 할 정도로 제 내프를 흔들만한 상대의 프레임이 남아있지 않구나 싶어요.
짧은 만남이었지만 상대와 미래를 그리는 일이 잦았고 그래서 이별을 실감하기가 어려웠는데 반대로 또 짧았기에 상대의 프레임이 금방 사라진 것 같기도 하구요. 어린 나이에 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여기고 강희쌤이 정성스럽게 짜주신 지침을 잘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ps. 공백기 중에 상대에게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땐 심호흡하면서 10분정도 참아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감정이 앞설 땐 뭔일을 해도 그르칠 수 있겠더라구요. 뒷감당할 수 있다면 전송 버튼 누르시고 아니라면 우리 가만히 있는 게 최선인 것 같아요ㅠ.ㅠ
강희쌤, 감사해요! 지침 잘 수행하고 두번째 에프터 메일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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