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서진 상담사님, 수현 상담사님 재회 후 상담 후기, 선연락 받은 후기 (반복이별)
백야
2022. 07. 12
안녕하세요, 고프저신 여자 내담자입니다.
고프저신 / 사내연애(동호회) / 10살이상 나이차 / 내프꼴등남자 / 잠수이별 / 반복이별
저는 같은 상대로 한서진 상담사님께 , 손수현 상담사님한테 2번 상담을 받았습니다. 사귀면서 많이 싸우지 않았지만 남자의 아주아주 낮은 내프 때문에 제가 가만히 있어도 지속적으로 신뢰감을 잃는 고프저신 케이스였어요.
1차 상담
몇 달 되지 않는 연애기간 동안 두 번을 헤어지고 서진 상담사님의 도움을 받고 재회했었습니다. 사실 두번째 재회는 제대로 된 재회가 아닌 '연인을 전제로 한 만남'이라는 어설픈 관계를 이어갔었어요.
저는 창피하게도 1차 상담 후 서진 상담사님의 지침을 거의 따르지 못했습니다. 문제가 많은 상대 때문에 상담때도, 에프터 메일때도 서진 상담사님이 많이 애쓰신게 느껴졌는데, 제 모자람으로 인해 그 노력을 무색하게 만든 것 같아 상담사님께 많이 죄송했어요.
상담사님의 쓴소리와 조언도 모두 진심으로 저를 생각해서 해주시는 말씀이었어요.
지침 문자 내용은 너무 좋았어요. 제가 가진 어휘력과 문장력으로는 구사하기 어려운,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인 문자였어요. 하지만 상대방의 멘탈이 너무너무 약하다는게 걱정되어 전송 전에 많이 불안했습니다. 그래도 강력지침이 아니고 내용 자체에도 틀린말은 하나 없었기에 눈 딱 감고 보냈어요.
근데 그 후부터가 문제였습니다. 상대가 이중모션을 보이는 날이면 저도 어김없이 갈대처럼 흔들렸어요. 그래서 상대가 매달리면 밀쳐내다가도 받아주고, 연민에 빠져 밑도 끝도 상대방을 미화하고 합리화하며 실수를 반복했어요.
그러다 결국 이번에 잠수이별 당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당연한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엔 다른 이성과의 문제도 얽혀있어서 이대로 넘어가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대가 너무 괘씸하고 혼내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수현 상담사님께 2차 상담을 받았습니다.
2차 상담
상담을 통해 제가 잘못된 보상으로 버릇을 잘못 들여놨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어요. 상대는 내프라는게 아예 존재하지 않는 수준으로 내프가 바닥이고 합리화의 달인이라고 하셨어요. 그는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상태로 아무리 제가 신뢰감을 줘도 고프저신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수현 상담사님은 통쾌하게 상대방의 잘못된 태도를 낱낱이 짚어주셨고, 저는 제 잘못으로 이 관계를 망친게 아니라는 사실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최악의 내프를 가진 상대방은 멘탈이 아주 약하고 스트레스에 취약한 스타일이에요. 과거의 트라우마들 때문에 자기가 힘들거나 상처받으면 참지 못하고 그것을 핑계로 자기중심적이고 제멋대로 행동했어요. 본인의 약한 부분을 무기로 삼았고 그로 인한 행동을 계속 합리화했습니다.
처음엔 상처가 많고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 제가 보듬어줘야겠다 생각했었어요. 잘못 건드리면 그에게 또 상처가 될까, 혹은 예상치 못하게 그의 상태가 안좋아질까 늘 걱정하며 신뢰감을 높히려고 노력했었는데, 그게 패인이 되었을줄은 몰랐습니다.
이렇게 내프가 바닥인 사람은 신뢰감을 주는 것보다 제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프레임으로 눌러야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수현 상담사님은 강력지침을 주셨어요. 상대에게 큰 충격을 주면서 잘못을 지적하고, 동시에 미해결과제를 남겨 끝없이 저를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었어요. 이 문자를 받으면 상대의 멘탈 상 아마 잠도 못자고 일상생활에서도 계속 생각하며 힘들어할게 눈에 훤히 보였습니다.
상대가 정말 정신차리고 반성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침문자를 바로 전송했습니다. 답장을 받으면 흔들릴 저를 너무 잘 알아서, 지침을 보내자마자 카톡, 전화 다 차단했습니다.
그리고 SNS관리를 했습니다. 있는 사진, 없는 사진 끌어다 카톡 프로필 사진과 인스타에 활용했어요.
지금은 1차 지침 문자를 보내고 공백기를 보내는 중입니다. 저는 원체 약속도 많고 모임도 많은편이라 계속 바쁘게 잘 지냈어요. 저 스스로도, 주변 사람들도 제가 너무 잘 지내고있다고 믿을정도로요.
상대는 처음 1-2주 동안 인스타 비공개를 풀었다가, 제 인스타 스토리를 염탐했다가, 다른 SNS를 통해 대화를 시도하는 등 소심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다 제가 너무 잘 지내는 모습을 보고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인스타를 다시 비공개로 돌렸더군요. 본인도 잘 지낸다는 사실을 티내고 싶어하는 것 같았는데, 그마저도 지금은 포기한 듯 싶네요.
근데 지금 예상밖의 변수가 생겨서 제 내프가 흔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겹지인을 통해 상대가 일상생활이 힘들정도로 너무 힘들어하고 있고, 저와 연락이 닿기를 원하면서 거의 미쳐있는 상태라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본인은 너무 힘들고 괴로운데 저는 너무 잘 지내는 것 같아 그것도 짜증난다며 하소연도 했답니다. (저희는 같은 동호회에 있어서 꽤 자주 마주칩니다.)
제가 들은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 오해한거라며 그 사실을 전하고 싶다고, 지인이 상대가 너무 불쌍하니 제발 차단만 풀어달라고 하더라구요. 차단은 이미 풀어준 상태지만 초반 차단으로 인해 계속 차단된 상태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대외적으로 약한 모습 보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그가 주변 지인들에게 그 정도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일정도로 저한테 미쳐있다는 사실이 꽤 놀랍습니다. 전에는 혼자 힘들어하고 주변에는 절대 티를 내지 않았거든요.
지인이 상대의 저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니 한 번만 이야기를 들어주면 안되겠냐고 말할정도고, 저 대신 저를 다시 만나면 제가 하자는대로 다 할거라는 확답까지 듣고왔다네요.
그리고 어제 상대에게 문자와 카톡으로 시간 좀 내달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이 전까지 직접적인 연락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지침문자를 보내고나서 상대가 연락을 시도한 것 같지만 차단으로 인해 제가 받지 못했거든요. (전에도 상대는 지침에 장문의 답을 보낸적이 몇번 있습니다.)
하지만 일정 기간 동안은 상대가 아무리 빌고 매달려도 받아주지 말라는 상담사님의 지침이 있었기 때문에 가만히 있으려고 최대한 노력중입니다. 만약 이번에 재회를 하게된다면, 정말 제대로 된 재회였으면 좋겠거든요. 제 실수로 이 기회를 날려버리면 더 괴로울 것 같아요.
상담사님이 연락을 받아도 된다 일러주신 기간까지 아직 일주일 정도가 남았는데, 그 전에 제가 사고칠까봐, 저를 못 믿어서 복습하고 내프도 다질겸 후기를 쓰고있습니다. 에프터를 쓸까 했지만, 제 케이스는 상대가 뼈저리게 반성하고 변화의 의지 돌아와야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아서 상담때 받은 지침 그대로 수행해보려고 합니다. 공백기가 짧아지면 제 마음만 편해질 뿐 재회의 형태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까요..
상대가 이정도로 힘들어하면 받아줘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과 이 연락을 무시하면 정말 끝일까봐 두려운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와서 조금 힘이 듭니다. 다시 칼럼을 많이 읽고, 지침 내용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계속 마음을 다잡는 중이에요.
저 없이는 안되는 여전히 상대가 불쌍하고 짠하기도 하지만 제 시간과 감정도 귀한 만큼 저를 먼저 아껴주기로 한 다짐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지금은 다시 내프가 흔들리는 중이지만, 두 상담사님과의 상담은 정말 값진 시간이었어요. 특히 잠수 이별을 당하고 수현 상담사님과의 대화 후에 이 사람과 미래를 함께하는게 정말 맞는것일까 하는 고민을 진심으로 하게되었어요.
두 상담사님을 포함해 주변 지인들로부터 재회를 재고해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정신차리고 반성하고 본인의 잘못을 다 인정하고 매달린다면 저는 분명 마음이 흔들려서 받아줄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대신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이 사람과 다시 만날거라면 조금 더 나은 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때를 기다리고있습니다.
저는 저를 썩 믿지 못해서 제 마음과 생각보다 수현 상담사님과 이론을 믿으려구요.
서진 상담사님, 수현 상담사님 감사합니다. 두 분의 진심어린 걱정과 조언이 많은 힘이 되었어요. 관계에 있어서 전보다 현명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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