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세 번의 상담으로 여러 번 재회하고 재회를 포기한 후기
꿀만두
2022. 05. 10
안녕하세요? 같은 상대로 예나쌤께 2번, 서영쌤께 1번, 총 3번의 상담을 받은 내담자입니다. 재회 후기가 아닌, 상담을 통해 재회를 포기하게 된 후기입니다.
상대는 내프가 매우 낮고,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는 사람이었어요. 예민하고 멘탈 약한 상대의 습관성 이별 통보로 1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여러 번 이별과 재회를 반복했고, 그 과정에서 저의 내프도 많이 낮아진 채 저를 갉아먹는 연애를 지속해왔어요.
상담사님들께서는 첫 상담 때부터 이 상대와의 재회를 강력히 반대하셨지만, 상대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저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상대를 놓지 못하고 끌려 다니기만 했어요.
상담 후 맨 처음 재회했을 때 상대는 엄청나게 변했어요. 언제나 저를 우선순위에 두고 많은 노력과 헌신을 보여줬고 재회 후 몇 달 동안은 아주 안정적인 관계를 이어갈 수 있었어요.
그러다가 제가 업무적인 일로 자존감이 무너지는 일이 생겼고, 함께 힘들어하던 상대와 또 이별을 하게 된 후 2차 상담을 통해 다시 재회를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상대가 많이 반성하고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시간을 충분히 두지 못하고 상대방의 막무가내 억지로 얼렁뚱땅 재회를 해버리게 됐고, 당연하게도 상대의 자존심 발동이 심해 결국 몇 주도 안 가서 다시 헤어지게 됐어요.
그 후 저에게 일어난 피치 못한 상황으로 멘탈이 터져버린 저는 최악의 사고를 친 후 (상대에게 연락해서 만났고 매달렸어요) 마지막 상담을 예나쌤께 신청했습니다.
상대는 절대 만나서는 안 되는 사람이고, 상황 역시 최악이라 재회가 불가능하며, 저를 위해 이제는 접어야 한다는 단호한 예나쌤의 말씀을 듣고 난 후 마음을 많이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며칠을 잘 버티고 있었는데..
공적인 일로 상대를 만나게 됐고 볼 일이 끝난 후 각자 집으로 돌아갔는데, 몇 시간 뒤 상대가 오열을 하며 다시 저를 찾아왔어요.
예나쌤에게 마지막으로 받은 지침을 사용하지도 못했구요. 저 역시 정신이 너무 피폐한 상태에서 상대까지 만나고 온 직후라 누구에게라도 기대고 싶었던 저는 울면서 찾아온 상대로 또 그냥 받아주는 미친 짓을 또 해버리고 맙니다.
그런데 저의 마음이 예전 같지가 않더라구요. 예전에 상대와 함께 있을 땐 마냥 좋았는데 상대가 제 곁에 있는 게 오히려 더 불안하고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상담사님의 말씀이 제 안에 굳건히 자리 잡고 있던 터라 이러면 안 된다는 죄책감까지 들었어요.
며칠을 그렇게 고민하던 저는 어제 상대의 잘못에 겨우 정신을 차렸고, 예나쌤의 마지막 지침을 상황에 맞게 조금 수정하여 보냄으로써, 제 쪽에서는 상대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별 통보를 날렸습니다. 평소였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을 사소한 잘못이지만 이미 상대에게 너무 오래 지쳐있던 저는 오히려 기회라 생각하고 이별을 선택했어요.
상대와는 이별과 재회를 반복하며 잠깐이지만 다시 연인이 되었고 그간 서로 힘든 일을 겪으면서 함께 버텼기에 저에게 상대의 프레임이 한없이 치솟은 상태이지만 이제는 저를 위해 상대를, 그리고 저의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 잘 받아들이고 있어요.
이제 저는 더 이상 저를 갉아먹게 하는 연애, 저의 마음과 사랑을 존중 받지 못하는 연애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거에요.
친구가 제게 그런 말을 해줬어요. 상대로부터 사랑 받는다는, 최소한 내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해준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언제였는지 생각해 보라구요. 놀랍게도, 저는 상대에게 충만한 사랑을 못 받은 지 한참 됐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고 이해해주던 상대는 이미 오래 전 죽고 없어진 거죠. 그런 사람을 잃은 것에 많이 슬퍼할 이유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지옥 같았던 상대와의 연애를 늦었지만 처음으로 제 손으로 끝냈다는 후련함과 스스로를 더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나쌤, 서영쌤, 그리고 아트라상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상대의 프레임에 허덕이던 제가 이렇게 깨닫고 발전할 수 없었겠죠.
무너진 몸과 마음을 복구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리겠지만 제 뒤에서 든든하게 응원해주시고, 또 걱정하며 함께 안타까워해주신 상담사님들께 언젠가 저도 건강하고 충만한 연애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예나쌤, 서영쌤 이제까지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는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나서 저의 더 행복한 연애를 위한 상담을 받을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내담자 여러분도 재회든 포기이든 자신을 위한 최고의 선택을 하시길 바랄게요. 용기 내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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