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강희쌤 덕분에 재회하고 새 삶을 얻었습니다.
흑맥주
2022. 05. 06
저는 20대 남자입니다. 그리고 현재 재회한지 2개월째입니다. 지금도 이 순간이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그렇게 차가웠던 그녀가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저에게 카톡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은 제가 군대를 전역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연애 경험이 전무 했던 저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지만 그녀에게 번호를 물어봤습니다. 지금와서 보면 말도 안되는 일같습니다. 그래서 더 운명같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 저는 그녀에게 계속 대쉬했고, 결국 마음을 얻어냈습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사랑은 모든 걸 바치는 거다' '헌신하는게 사랑이다'라는 마인드가 머릿 속에 박혔던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제 탓으로 돌리기 시작했고,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어떻게 얻어낸 마음인데, 사랑 받는 느낌이 들도록 잘해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일 찾아가고, 편지를 쓰고, 선물이며 이벤트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게 1년을 사귀었습니다. 지금까지 제 행동들을 보셨다면, 어떤 문제들이 생겼을지 예상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정말 비참하게 헤어졌습니다. 공부하느라 연애할 시간이 없다는 말에, 어떻게든 공부하게 배려해주겠다 설득했습니다. 지금은 연애할 시기가 아닌 것 같다는 말에도, 지장이 안가게 해주겠다고 설득했습니다.
지금와서 보면 전부 무의미한 설득이었지만.. 그 때 저는 간절했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봤습니다. 학교 강의도 결석하고선 그녀 근처에 갈 수 있는 곳엔 다 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스토커가 따로 없었고, 찾지 못했던게 더 다행이었던 거 같습니다.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라는 차가운 말까지 듣고야 정신이 차려졌습니다.
아트라상 블로그 칼럼을 찾아 읽고 있었는데, 그 때 즈음 상담 신청을 결정했던 것 같습니다. 강희쌤 후기도 많고, 최대한 빨리 받고 싶은 마음에 문서 상담을 신청했었습니다.
상담 완료로 바뀌는 그 순간의 떨림은 문서 상담자 분들이면 공감할 것입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문서를 열어봤고, 글을 읽어내려갔습니다.
강희쌤은 저프레임 진단을 내려주셨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재회 확률이 높다고 진단해주셨습니다. 남자가 그렇게 프레임 관리가 안되었음에도 1년간 만났다는 것 자체에 메리트가 있었음을 설명해주셨습니다. 헌신성을 말해주셨습니다. 헌신이 나쁜 건 아니지만, 알아주지 않는 사람에게 헌신을 하는 것을 문제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깔끔한 설명 뒤엔 무서운 지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걸 보내면 진짜 끝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보내지? 그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습니다. 지침이 머릿속으로 이해가 안간 것은 아니지만, 본능적인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안되도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가만히 있어도 헤어진 상태이고, 보내면 확률이라도 생기니까 보내고 까먹자. 어차피 별 짓을 다해봤으니까.
눈 딱 감고 보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와 다짐하길, 이제부터는 모든 지침에 관한 것을 잊어버리자. 했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상담사님께 맡기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고, 일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도 전처럼 나갈 수 있었고, 밀렸던 과제들도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공백기였으니 그 사이에 결판이 나겠지 생각했던 거 같아요.
공백기는 생각보다 길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2주 정도 뒤에 연락이 왔습니다. 찔러보는 듯한 연락.. 상담사님의 예측이 그대로 맞아떨어졌습니다. 게임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상담사님이 알려주신대로 대처를 했습니다.
그 때가 밤중이었는데, 바로 만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더라구요. 너무 빠른 전개에 당황스러운 마음 반, 기쁜 마음이 반이었습니다. 애프터를 보내고 이후 상황에 대한 대처를 들어볼 생각이었는데..
만나서도 상대가 바로 재회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고, 뜬금없는 근황 이야기하더라구요. 요즘 학교가 어떻고, 최근에 ~~카페 갔다 왔다 등등 이야기를 했습니다.
갑자기 딴 소리를 해서 마음이 없는 건지 순간 흔들렸습니다. 이론을 모르는 상태였다면 멘탈이 나갔겠지만, 이렇게 딴청을 피우는게 자존심 발동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간신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 됐다면서 먼저 자리를 일어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결정타를 날렸습니다. 솔직히 저도 자리를 일어나기 싫었고, 더 이야기하고 싶고, 더 함께 있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악물고 일어났습니다.
그 순간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녀가 눈물을 흘리는 겁니다. 내가 그렇게 보기 싫냐면서 그러더라구요. 저는 또 달래주었고.. 그제서야 속마음을 꺼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여기서부턴 굳이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을 숨기진 않았구요.
그렇게 재회를 했고, 저는 지금까지도 프레임 관리를 계속 신경써오고 있습니다. 여자친구는 저보고 왜 이렇게 달라졌냐면서, 사람이 나빠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기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러는 제 마음을 알까요..
강희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사실 재회보다도 2주간의 공백기 동안 깨달은게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삶에 대한 마음 가짐이 달라질 수 있었고, 다시는 연애 때문에 마음 아플 일은 없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앞으로 행복한 연애 해나가겠습니다. 저는 그럼 마지막 시험 준비를 하러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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