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숨 막히는 무반응 끝에 재회했습니다 (30대여자/중프저신/60%)
CrystalClear
2022. 04. 22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30대가 되도록 살면서 후기 한 번 남겨본 적 없는데, 부족하지만 처음으로 제 얘기를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남겨봅니다.
저는 작년 12월에 상담을 받았습니다. 정말 다행히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 상담을 받았고, 한서진 상담사님과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름만 보고 여자 상담사님이실 줄 알았는데,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가 들려서 당황했던 것 같아요
당황한 것이 느껴지셨는지, 많이 긴장하셨냐고 물어봐주시더라구요. 걱정과 달리 상담은 정말 편안하게, 명쾌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중간중간 질문 없는지도 물어봐주시고 이별의 과정에서 저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실 때에는 저의 마음을 배려해서 조심스럽게 얘기해주시는 게 느껴졌습니다.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상담 뿐만 아니라 애프터메일에서도 제가 정신차리고 지침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제 마음을 다잡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30대가 되어 친구에게도 쉽게 꺼내기 힘든 얘기를 얼굴도 모르는 상담사님께 털어놓고, 진심어린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뜻깊은 한시간이었습니다.
저의 상황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면, 2년 정도 만났고 결혼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헤어진 상황이었어요. 처음 만났을 때도 적지 않은 나이였던지라 남자친구도 결혼에 대해 생각이 있는 것처럼 말했었는데, 1년이 지나도 아무런 말이 없길래 작년 설명절에 제가 먼저 물어봤었습니다. 부모님께 인사라도 드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어봤던 것 같네요.
남자는 그럴 필요 없다고 하길래, 제가 처음 진지하게 미래에 대한 얘길 했어요. 결혼 생각이 없다면, 헤어지는 게 맞는 것 같다구요. 남자는 고민하는 듯 하더니, 저와 결혼할 생각이지만 1년만 시간을 달라고 했어요. 저도 결혼이 급한 건 아니지만 확신이 필요했기 때문에 일단은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나도, 반 년이 지나도 아무런 말이 없었어요. 부모님도 언제 보러오냐고 하시고, 친구들도 남자가 마음 없는 것 같으니 소개라도 시켜주겠다고 난리를 치고 그 사이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저는 울면서 남자친구한테 저랑 결혼할 생각이 있긴 한거냐고 몰아세웠네요. 그리고 나서 다음날 사과하고, 한 달 뒤에 또 싸우고..
남자친구의 애매한 태도에 '이 남자는 나랑 결혼할 생각이 없구나' 싶어서 늘 불안하고, 서운한 게 많아졌어요. 너무 자잘한 것들까지 걸고 넘어지다보니 남자친구도 힘들었겠죠. 그렇게 마지막엔 거의 매주 다투다시피 하다가 헤어지게 됐어요. 연애만 하자면서 매달렸지만 정말 단호하게 거절하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말라면서 어떻게든 빨리 자리를 피하고 싶어하는 모습에 저도 더 이상 붙잡을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나서 상담을 받고, 중프레임 저신뢰감 진단을 받았습니다. 남자가 결혼에 대한 큰 관심이 없는 것도 있고, 결혼을 밀어붙이면서 프레임도 낮아진 상황인데다 싸우면서 신뢰감까지 낮아졌더라구요. 남자는 지금 제 생각 안 나고 편하겠죠? 라는 질문에 상담사님이 웃음을 터뜨리신 게 기억이 나네요. 웃으시더니 저한테 '남자가 여자를 계속 생각하게 만들고, 잊지 못하게 만들고, 편하게 지내지 못하게 하려고 상담 받는 건데, 힘들게 만들어주면 되죠. 그러려고 상담 받는 거잖아요?'라고 말씀하셨었어요
그 한 마디로 저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공백기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위기도 있었어요. 2번째 지침 문자를 보냈을 때까지만 해도 남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선생님께서 결혼이 걸린 케이스이기 때문에 남자가 마음이 있더라도 쉽게 연락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저는 나를 다 잊어서 무시하는거라고, 새로운 여자가 생겼을거라고, 답장할 가치도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거라고 생각하며 좌절했었어요
그렇게 또 징징대며 메일을 보냈다가 상담사님께 따끔하게 혼이 나고,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도 언제까지고 이 남자한테 매달릴 수 없다는 생각에 소개팅도 받고, 남자랑 벚꽃도 보러 갔어요. 그래서 이제는 연락이 안 와도 내 인생에 별 문제가 없겠다 생각할 때 쯤 남자친구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처음엔 그냥 전화 한 통이 시작이었어요. 당연히 안 받았죠ㅎㅎ 그날 밤에 또 전화가 오더니 다음날에는 연락해서 미안하다고, 만나서 얘기할 기회를 한 번 줄 수 없겠냐고 카톡이 와 있었어요. 정말 고민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제야 살만한데 굳이 얼굴 보고 흔들려야할까?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내 연락을 무시하던 남자의 마음도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싶었습니다. 상황이 반대가 된 것도 뭔가 통쾌했어요.
근데 결국 저도 미련이 있었는지 얼굴을 보게 되었고, 남자친구는 몰라보게 수척해져있었어요. 그렇게 상담을 받고 5달 만에 처음 얼굴을 보게 됐고, 수척한 얼굴로 남자는 자신이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몇 번이고 연락하고 싶었지만 결혼할 자신 없이 연락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했어요. 재회 후기에 단골 멘트지만, 저 역시 남자친구가 제가 보낸 지침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너무 놀랐습니다. 왜 이런 얘기를 하는건지 화도 나고,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갈수록 제 생각이 많이 나고 자기 마음을 깨달았다고 하네요.
이 정도면 내 소중함을 알았겠지 싶어서 받아줬습니다. 상담사님이 한 번 선을 긋고 애태우라고 하셨는데, 5달 만에 저를 못잊어서 연락왔다는 남자친구이니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죄송합니다ㅜㅜ 다행히 별 문제는 없었고, 재회한 지 2주 됐는데 벌써 남자가 부모님 뵙고 싶다고 해서 오히려 제가 진정시키는 중입니다.
한번씩 지금 제가 지금 누리는 일상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불과 작년 연말만 해도 헤어져서 밥도 못 먹고, 울기만 하고 있었던 저인데 지금은 세상이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으니까요. 서진 상담사님은 재회가 된 것도 제가 열심히 살고, 지침을 잘 지키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얻어낸 결과라고 해주셨지만, 서진 상담사님이 없었다면 제가 이렇게 단기간에 이별에서 빠져나와서 건강해지고, 재회까지 할 수 없었을거라 생각해요.
지금까지와 달리 지금 이 소중한 순간들을 지키기 위해서 내 프레임을 지키는 일에 소홀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결국 결혼이 뭐라고, 그런 것에 휘둘리는 제 자신을 다잡지 못해 이 모든 일들이 찾아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의 본래 모습을 되찾아주신 한서진 상담사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의 부족한 후기를 읽고 계실 내담자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지침을 받고 사용해뒀다면 그 이후엔 흘러가는대로 두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제가 미처 하지 못한, 최고의 마무리를 상담사님께서 대신해주신 셈이니까요. 뒤늦게 상담을 받게 된 저보다 어린 내담자분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 당장 재회를 선택한 저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 되어서 인생 최고의 연인을 만나게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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