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하서영 상담사님/저프고신/장거리/70%/지침 이후
쥬니12
2022. 04. 19
안녕하세요. 지난 주에 지침 수행하고, 애프터메일 1회 받은 후기 남깁니다.
제 상황은 제목에 간단히 요약해놓았습니다.
이별 직후부터 지금까지의 상황은 다음과 같이 볼 수 있습니다. : 이별 후 혼자 칼럼을 보며 공부하여 지침 만들어 보냄 -> 상대방의 무반응 -> 상담 진행 -> 공백기(1차 후기 남김) -> 하서영 상담사님께서 주신 지침 발송 -> 애프터 메일
전남친과의 이야기와 제가 느끼는 감정을 온전히 쏟아낼 수 있는 공간이 아트라상밖에 없네요.
대나무숲 느낌으로 후기 남기면서 저 스스로도 내프 다잡고자 합니다.
현재 저는 재회를 포기한 상태라 재회 과정의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께는 제 후기글이 도움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ㅠ
저번 1차 후기 때도 남겼지만, 저는 재회를 원해서 상담을 신청한 것이 아닙니다. 저를 너무 쉽게 놔버린 상대가 괘씸해서, 저를 잊지 못하고 괴로워했으면 좋겠다는 복수심에 상담을 신청했었습니다.
그렇기에 돌발행동 없이 아트라상의 지침을 잘 따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것은 저의 오만이였습니다.
공백기 동안 2차 지침을 빨리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아주 강하게 들더라구요. 재회 생각이 없는 저도 이렇게 참기가 힘든데, 재회 생각이 절실한 다른 내담자 분들은 얼마나 힘드실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마다 상담사님과의 통화 녹음 파일 닳고 닳을 정도로 듣고, 아트라상 후기 게시판 보고 소개팅 하며 이 악물고 버텼어요. 그때 저를 버티게 해줬던 것은 '지침을 보내면 내가 원하는 바(전남친에게 정신적 타격을 주는 것)를 이룰 수 있을거야'라는 생각 덕분이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지침 때 이야기 나눌 확률이 크니, 그 전에는 이별의 느낌이 덜 들어 괜찮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대망의 지침 발송날이 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저에 대한 감정투자가 크게 될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하여 발송했습니다.
와 그런데 제가 그렇게 기다렸던 날인데도 불구하고 지침 보내기 정말 힘들더라구요. 칼럼을 읽어서 가능성 제시가 상대방에게 전혀 만만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임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저는 저프로 연애가 끝났고, 상대방이 '사회성 낮음+내프 낮음+합리화 신+자존심 거의 똥고집'의 환장 콜라보라서 공백기 중에 선연락을 받을 가능성이 없었어요. 상담사님께서도 지침은 상대방의 선연락 없이, 내담자 쪽에서 먼저 제시하는 것으로 생각하면된다고 미리 얘기도 해주셨구요.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거 정말 내프 박살내는 거더라구요. 다른 분들 후기 보면 상대방이 여성분들께 매달리고 난리나는 것 같은데, 나는 매달릴 프레임도 없는 가치 없는 여자였구나 싶구요.
이런저런 생각에 벌벌 떨다가, 내 뒤에는 하서영 상담사님이 계신다는 생각에 눈 딱 감고 보내버렸어요. 어차피 끝난 사이니, 나를 어떻게 생각하건 말건 상관없고 다음 연애 때 적용시키는 방법을 배우자 하고 보냈습니다.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뭐가 안되면 애프터메일로 상담사님께 도움 청하면 되지! 하고 믿을 구석 있어서 보냈어요ㅎㅎ.
그리고 도착한 상대방의 답은 제가 예상한 바와 달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원하는 답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전 제가 만든 지침 때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 있어서 저는 상대방이 사과를 할 줄 알았어요.
상대방은 연애할 때도 사과하는 것을 정말 자존심 상해했었습니다. 그래도 이별 과정에서 누가 봐도 본인이 잘못했던 것을 알텐데... 끝까지 사과 한마디 없더라구요. 그런 모습을 보며 제 자존심이 발동한 탓인지 저의 이별에 확신이 섰고, 재회를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상담사님께 너무너무 죄송하지만 제가 임의로 만들어보냈던 지침에서 부족하다고 지적받았던 부분(그 부분이 사실은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이였어요)으로 상대방과의 관계를 놓는 카톡을 보냈습니다. 상담사님의 말씀에 의하면 상대방은 '쿨하게 센척하면서 자존심상해했다'고 하네요.
나중에 정성스러운 상담사님의 애프터 메일 회신을 보니, 상대방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었대요. 설명 듣고 보니 정말 그렇네요^^
하지만 제가 원했던 답이 있어서 그런지(사과) 상대방의 반응이 객관적으로 보이지 않았었어요. 상대방이 끝까지 비겁해보였고, 저에 대한 프레임이 아예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아 재회 의지와 별개로 정말 힘든 경험이였습니다.
지침을 무시한 저의 행동은 프레임을 세련되게 높이지는 못한 행동이였고, 재회 과정으로 치면 멀리멀리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재회를 포기한 것이기도 하고, 상대방이 시간이 갈수록 제 말을 곱씹게 될 것이라고 얘기 들으니 마음이 좀 편해져요.
저는 이제야 상대방과 이별한 느낌이예요. 하지만 저만의 미해결과제들이 풀린채로 이별하니 예전의 이별들과는 느끼는 것이 다릅니다. 그것만으로 만족스럽고, 제가 상담을 진행하게 된 의미를 찾았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애프터메일은 1개가 남았어요. 하서영 상담사님께 감사 인사로 남은 애프터메일을 소진할까 하다가, 훗날 또 상담사님을 찾고 싶을 수도 있는 저를 위해 남겨두려고 해요.
애프터메일이 있다는 것 자체로 든든하게 힘이 되더라구요^^
감사인사는 후기로 대신합니다.
하서영 상담사님!
사실 지난주부터 오늘이 저한테 2022년 들어서 제일 힘든 한 주였어요(이별했던 당시보다도 더요). 직장 일도 역대급으로 힘들고 + 전남친과의 사이를 질투하여 제가 헤어지기만을 바랐던 사람들이 제 이별을 알고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심지어 애프터메일 답장 주신 날 저녁에 제가 소개팅을 다녀왔는데, 소개팅 장소가 우연치 않게 전남친과의 첫만남 장소였어요. 소개팅 상대방이 앞에서 말을 하는데, 그는 보이지 않고 계속 전남친의 프레임만 느껴지더라구요.
그렇게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왔는데 상담사님 메일이 도착한 걸 보자마자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메일 보낼 때도 울면서 보냈거든요. 바닥을 치는 내프에, 상담사님이 한 팀이라고 도와주신다고 했는데 그걸 제 자존심 때문에 저버린 것 같아 너무너무 죄송한 마음이였어요. 그런데도 제 마음이 상담사님을 찾고 있더라구요.
지침 분석과 별개로 위로해주시는 상담사님의 말씀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드디어 제가 저의 이별을 했고, 상대방을 이렇게나 우아한 방법으로 차버릴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들긴 하지만 후회는 없어요. 힘든 감정도 이별했으니 따라오는 당연한 감정이겠죠. 이 감정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더 좋은 대체자를 위한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자 합니다.
저 다음 연애유지 상담 때는 상담사님께서 '드디어 이렇게 좋은 남자를 찾아오셨군요!!!'라고 할 정도로 고프고신 남자 찾아서 올게요. 애프터메일로 또 인사드리게 될 수도 있지만, 이렇게 후기로 먼저 감사인사드립니다.
많은 내담자분들께 힘이 되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분이 계시다는 게 내담자에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몰라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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