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라상-1
후기
후기는 단순히 아트라상에 대한 신뢰를 얻고자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서로의 느낀점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가치를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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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진 상담사님/고프저신/70%/장기연애/제가 이별통보/상대 리바운드와 이별

Sssss

이별 후 2주가 좀 넘었을 때 1차 상담 후기를 작성했었는데, 어느덧 그로부터 3개월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오늘 저녁 혼자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아져 오랜만에 아트라상이 생각났습니다. 연애 뿐만 아니라 제 인생의 여러 부분들에 대해 생각이 참 많았던 날이었고, 어디엔가 이 생각들을 글로 써서 기록해놓고 싶어졌어요. 쓰러 오기 전에 제가 작성했던 1차 후기를 쭉 읽어보고 왔는데, 역시나 글을 쓰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의 생각들은 글로 써서 남겨두지 않으면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니까요. 이전 후기글을 읽으니 그때 나의 마음이 이러했구나~하며 회상하게 되네요

우선 저의 근황을 밝히자면, 저는 약 두 달 전쯤, 그러니까 전애인과 이별한지 2개월 후부터 새로운 분과 연이 닿아 만나고 있습니다. 이전에 만나던 사람과 정반대인 부분이 참 많은 사람이에요. 저는 제대로 된 첫 연애 상대가 전애인이었던지라 그 사람을 만날 땐 안 그랬는데 이분을 만나면서는 본의 아니게 전애인과 비교를 하게 되더군요. 이 부분은 이 사람이 나랑 더 잘 맞고, 또 저 부분은 그 사람이 더 잘 맞았었고 하면서요.

비교하게 되는 게 뭔가 미안하고 불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저 자신을 알아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여전히 제가 자존심이 굉장히 세다는 걸 체감중입니다. 왠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지금 만나는 사람을 아직 그렇게 많이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만난지 두 달이 넘어가는데 이 연애에서는 아직도 이성이 힘이 참 강합니다. 이게 저에게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모르겠지만요. 아직 이전 연애를 완전히 정리하고 극복하지 못해서 방어기제가 발동하는 것일까요, 아님 단순히 제가 이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일까요? 정말 모르겠습니다ㅎㅎ 저도 무의식 중에 리바운드를 만든 것이었을까요..?

지금 만나는 분께 마음이 커지지 않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마도.. 인간 대 인간으로 존경할 만한 부분이나 배울 부분이 잘 보이지 않아서인 것 같습니다. 저는 첫눈에 외모가 확 맘에 들지 않으면 다른 게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연애감정이 잘 생기지 않아요. 그리고 제가 맘에 안 들면 열 번 찍어도 99% 안 넘어가는 듯 합니다. 애들 장난같은 연애들이었지만 학창 시절 꽤 여러 번 했던 연애들도 되돌아보면 고백은 다 상대방이 먼저 했지만 어쨌든 저도 쌍방으로 호감을 갖고 있던 상대가 고백을 한 것이어야만 사귀었거든요.

이별하고 소개팅을 꽤 많이 했습니다. 그 많은 분들 중 지금 만나는 분께 유일하게 호감을 느꼈어요. 외적으로도, 성격적으로도요. 객관적 프레임이 좀 걸렸지만 저는 아직 어리고, 저와 다른 분야에 계신, 맘에 드는 그분과 만나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만남이 지속되고 연인 사이로 발전하여 서로의 일상을 좀더 잘 알게 되고나니,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시더군요. 저도 모르게 자꾸만 불쑥불쑥 드는 '한심하다'는 생각을 막기가 힘듭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제 스스로도 너무 거만하다는 죄의식이 들어 괴로운데, 아마도 이 부분이 제 마음이 더 커지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그리고 또 하나, 이분은 저보다 나이가 좀 있는 만큼 연애경험이 4-5번 정도 있으신데, 각각이 그렇게 진지하거나 장기간이었던 거 같진 않습니다. 그리고 또 연애와 이별 경험이 몇 번 있다보니, 뭔가 저랑도 이별을 염두에 두고 만난다는 느낌을 종종 받습니다. 느낌만 받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발언들도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예를 들면,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만나봐야 해", "우리 @@이는 나중에 누가 데려가려나~ 내가 데려가려나ㅎㅎ", "난 결혼하려면 아직 멀었어. 늦게 하고싶어" 등등이 있죠.

아직 만난지 얼마 안 돼서 마음이 깊어지기 전이라 충분히 이해하고(저 또한 마찬가지이니까요) 아는데, 그런 말들을 입 밖으로 꺼내어 제게 건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참 아리송합니다. 그럴수록 저도 이 인연을 지나가는 인연으로 생각하게 되니까요. 이번 만남은 아직도 수수께끼입니다. 조만간 이별하게 될까요? 아니면 마음이 깊어져 인연을 이어가고 있을까요?

이제 전애인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제 이별통보 거의 직후부터 만남을 가지던 리바운드와 약 3개월 반의 연애 끝에 이별을 한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제 친동생이 알려주더군요. 오랜만에 생각나서 찾아봤는데 둘이 헤어진 것 같다고. 정확히 언제 헤어진 건진 모르겠지만 그 말을 듣고 찾아보니 헤어진 건 맞는 것 같았습니다.

이별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매일같이 그사람을 염탐했는데, 하루가 멀다하고 그 여자분이랑 매일 만나고, 사귀자마자 호캉스를 여기저기 다니고 그렇게 바쁘다던 사람이 여행도 참 잘 다니는 걸 보면서 어이없어하면서도 그런 게 오히려 리바운드라는 강력한 증거가 아닐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정말로 이렇게 된 걸 보니 '역시.. 리바운드는 리바운드구나(저도 이 말을 쓰게 되었네요) 너도 예외는 아니구나'하며 피식 웃음이 나더군요ㅎㅎ

그 사람이 이별 후에 저에게 연락을 했는지, 했다면 어떤 연락을 했는지 저는 알 길이 없어요. 모든 수단을 지침을 보내자마자 차단해놨거든요. 리바운드와 헤어지고 제 생각을 할런지, 연락을 할런지 그건 저도 알 수 없지만 차단은 앞으로도 영영 풀지 않을 거에요. 다시 만나고 싶지도 않고, 그런 마당에 괜히 연락오거나 해서 복잡해질 필요도 없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참 허무합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 열렬히 사랑했는데, 이제는 고작 이런 관계, 남보다 못한 관계로 남았다는 게요

저는 아직 연애에 대해서 배울 게 많은 것 같습니다. 그치만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관계를 지키기 위해 저 자신을 포기하진 않게 되었다는 거에요. 저 자신을 버려가면서까지 지키려고 했고, 무슨 일이 있어도 영원할 것만 같았으며 영원하게 만드려고 했던 그 연애가 끝나고 나니 너무나 분명해졌습니다. 저 자신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이요. 덕분에 그때처럼 붙같이 뜨거운 연애는 이제 없을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성장하는 과정이겠죠? (이러고서 나중에 진짜 사랑하는 사람 생기면 또 달라지려나요ㅋㅋㅋ)

오늘 참 여러 생각이 들다보니 두서없이 너무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쓴 느낌이 들지만 이 글도 나중에 다시 보면 감회가 새로울 듯 해요.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많은 분들, 진심으로 응원과 위로를 보냅니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길을 걷다가 혼자 펑 하고 대성통곡하고, 입맛이 하나도 없어 환자처럼 살이 쭉쭉 빠질 만큼 아프고 힘든 시간이 영원할 것만 같았는데 이렇게 잘 살고 있어요. 모두에게 그 시간이 아픈 만큼 의미 있고, 성장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부족한 긴 글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드려요 :) 이만 줄이겠습니다!


P.S. 그.....콩깍지의 힘은 생각보다도 훨~~~씬 위대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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