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강박증 있는 내담자의 아주 오래된 재회후기입니다^^
야옹
2022. 03. 10
안녕하세요!!
저는 한서진 상담사님께 한 명의 상대로 몇 차례의 상담을 받은 내담자입니다.
강박증 있는 내담자답게 후기 작성을 무한정 미루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쓰게 되었네요 (서진쌤 마지막 상담에서 후기 쓰겠다고 늦어서 죄송해요♡)
후기를 쓰려고 하니 저의 입문 내담자 시절이 생각나네요. 저의 첫 상담은 약 3년 전으로, 이별 후 패닉에 빠져 매일 휴대폰만 들여다보던 중 우연히 아트라상을 알게 되어 받게 되었습니다. 상담을 신청해두고 조바심에 동동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상담 시간이 되어 걸려온 전화를 받았을 때 서진쌤은 매우 긴장한 상태였던 제게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셨고, 저는 처음에는 횡설수설 정신을 못 차리다가 쌤의 차분한 어투와 목소리에 점차 안정을 찾고 대화했던 것 같습니다.
제 케이스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당시 저는 남자친구와 매일 보고 매일 싸우며 만나던 중 이별통보를 듣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가 단호하지 못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헤어지자고 하는 말에 붙잡았지만, 끝까지 거절하는 모습에 정신을 못 차리고 몇 주를 보냈어요. 서진쌤은 상담에서 고프저신 진단을 내려 주셨고, 저와 남자의 성격 또한 분석해 주시면서 어느 부분이 문제였는지를 짚어 주셨습니다. 남자는 사회적 지능이 떨어지고 공감능력이나 눈치가 비교적 없는 스타일인데, 저는 노력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화를 내 싸움이 반복되었던 거죠.
여기부터는 초보 내담자답게 약간 창피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첫 상담에서 받은 지침을 사용하지 못했어요. 대목마다 설명을 덧붙여 주시고 제 강박증에서 비롯된 사소한 질문(ㅋㅋㅋ)에 모두 친절히 답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저 혼자 '이걸 보냈다가 상대방이 완전히 튕겨져 나가면 어떡하지'와 '이걸 보냈는데 나를 우습게 보면 어떡하나'가 머릿속에서 계속 충돌해 차마 실행에 옮기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 내프가 무너지는 사건이 있었고, 저는 상대방에게 제 임의대로 연락을 하고 맙니다. 이후 이중모션이 계속되며 재회가 되지 않았고, 마음이 급해진 저는 애프터메일을 사용하게 되죠.
애프터메일에서는 일단 혼이 났습니다. 그리고 상황에 맞게 새로운 지침을 짜 주셨어요. 이미 한 번 마음대로 했다가 실패할 뻔 했다는 생각에 주신 지침을 눈 딱 감고 보내버렸습니다. 반응이 바로 왔고, 두 번째 애프터메일로 보고받으신 서진쌤은 매우 좋은 상황이라고 분석해 주셨습니다.
일단 한시름 놓은 저는 이후 상황 진행을 위해 두 번째 상담을 신청하게 됩니다. 사실 추가로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쌤과의 통화를 통해서 확신과 안정을 얻고 싶었던 것 같아요. 물론 지침은 주셨고, 효과를 실감한 저는 지침을 거의 외우다시피(^^;)하며 따랐습니다. 결과적으로 수 개월 동안 상대방이 재회 요청을 해 왔고, 제가 받아들이면서 재회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재회 직후에는 별다른 문제 없이 관계를 유지해오다가, 오히려 몇 개월 후에 상대방이 상황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서 사이가 다시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이 때부터는 악순환이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저 역시 개인적인 상황이 좋지 않았고, 상대방의 특성을 고려해서 싸움을 만들지 않으려고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대처를 하려고 나름대로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호전되지 않는 관계에 지쳐갔습니다. 결국 긴 시간 동안 몇 번의 큰 싸움 후에 저는 다시 이별하게 됩니다.
이별 직후 다시 아트라상을 찾아온 저는 일단 서진쌤께 상담을 신청했고, 세 번째 상담을 받게 됩니다. 이 상담에서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상담 때와는 다르게 칭찬도 받았어요. 제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말씀드렸더니 성숙해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ㅎㅎ 분석 역시 명쾌하게 해 주셨는데, 제가 또 신뢰도를 낮춘 건지, 아니면 프레임이 떨어진건지 헷갈린다는 말에 이때는 서로의 성격 문제보다는 상황적 문제를 남자가 감당 못하는 부분이 크다고 하셨고, 저의 질문들에도 상세하게 답변해 주셨어요. 그리고 이번에도 정성껏 지침을 짜 주셨습니다.
저의 서진쌤과의 상담 이야기는 여기까지가 끝입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스스로 재회를 포기했거든요. 주신 지침은 상담사님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기에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제 스스로도 체감했고 상담사님께서도 언급하셨던 상대방의 사회적 지능 문제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이별과 상담을 거듭하면서 든 저는 더 괜찮은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물론 프레임의 힘은 강하다는 이론대로, 한 번 사랑했던 사람을 완전히 지우기란 불가능 한 것 같습니다. 재회하지 않겠다고 결정했고, 그리움은 남지 않았음에도 '마지막에 상대방이 저에게 매달리는 모습을 봤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은 가끔씩 하게 되네요. 서진쌤 말씀대로 저는 확실한 고프 성향인가 봅니다.(가끔은 제가 생각해도 좀 못됐어요.^^)
제가 미루고 미뤄온 후기를 작성한 이유는 상담사님께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약속을 지키고자 함에 더불어, 이 글을 읽게 되실 다른 내담자분들께 소소하게나마 응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초보 내담자 분들께서는 지금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수도 있겠지요. 저 역시 이별로 인해 못 먹고 못 자던, 친구들의 그 어떤 위로도 무색하게 느껴졌던 날들이 생생합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되돌아보면 오히려 그런 시간을 겪었기 때문에 발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상담사님을 만나게 되면서 제 자존감과 가치관에 변화를 가져왔고,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도움받을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의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아트라상을 통해 배운 것은 재회하는 법 뿐만이 아니라 제 인생의 주인이 되는 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서진쌤,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연애 뿐만 아니라 이런저런 문제들에 부딪혀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 쌤과 나누었던 대화들을 떠올리면 큰 힘이 됩니다. 지금은 상담받을 남자가 없지만 언젠가 또 통화하고 싶어요ㅎㅎ 코로나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래요. 다시 찾아올 일이 생긴다면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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