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하서영 상담사님 상담후기 | ① 나는 왜 고프저신인가
발전하는사람
2021. 12. 24
[(+)아직 1차지침 보내기 전이지만, 지금 마음을 기록해두고 싶어서 써봅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1차지침 후기는 나중에 쓸게요 :)]
전형적인 고프저신 / 연상연하 / 20대 초반 / 3개월 미만 짧은 연애
안녕하세요! 저는 서영쌤께서 자꾸 나이 얘기를 하시며 칭찬하셨던 내담자예요.
왜 칭찬하셨는지는 글을 읽다 보면 나온답니다. 다들 궁금하시죠? ㅎㅎ
아무래도 아트라상은 글 읽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 분명 제 글도 재미있으실 거예요. 상담사님께 하지 않았던 이야기도 있으니 서영쌤도 분명 재미있게 읽으시리라 생각합니다 :)
저는 20 초반의 어린 여자 내담자입니다. 아트라상은 6월 중순쯤 알게 되었어요.
원래 세상의 이치와 사람들의 심리를 다루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 우연히 아트라상에서 몇 개의 칼럼을 읽고, 너무 재미있어서 칼럼과 후기들을 많이 읽어보았답니다.
그러면 먼저 아트라상을 알기 전의 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이번에 상담받은 사람 바로 전에 사귀던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상황적 신뢰감(군대), 약간의 프레임 문제로 약 50일만에 헤어진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상대방의 객관적 가치가 높았습니다. (물론 제 가치도 그에 뒤지지 않습니다.)
헤어진 후 남자친구는 k톡을 제외한 제 SNS를 차단하고, 매일같이 k톡 프로필 뮤직을 ‘그립고 네가 보고싶고...’ 이런 가사들이 담긴 노래로 바꿨어요.
(여기서, 예전의 저는 제가 좋다면 제가 헤어짐을 말했을 때 잡았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내가 보고싶은 게 아니라, 전여친이 보고 싶은 건가? 하는 생각도 했죠. → 미해결과제 생김)
불쌍하게도 그때의 저는 상대방이 제 SNS를 차단해서 너무나 힘들었고, ‘다시는 나를 보고 싶지 않은가?’ 하는 생각에 며칠을 울었습니다. 그리고 한 번은 제 프로필뮤직을 아련한 노래로 바꿨더니, 그 당일에 상대방의 프로필뮤직도 또 바뀌고, 제 카톡을 차단했다 풀었다 합니다.
그는 며칠 후 멀티프로필로 또 프로필과 배경 사진에 절절한 명언과 문구를 해놓아요. 이건 멀티프로필일 수밖에 없다는 근거도 있었고, 이 사람이 나를 그리워한다는 걸 알고 나니 제 힘든 마음도 점점 사라집니다. → 미해결과제 해결
그리고 이때 처음 아트라상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나를 그리워하면서 왜 나를 잡지 않는지, 왜 날 차단했는지 상대방의 심리가 궁금했기 때문이에요.
지금의 저라면 ‘아, 나는 이 사람에게 고프레임이었구나. 내 소식을 보기 힘들어서 차단을 했을 수 있겠네. 생각해보면 사귀는 동안 내가 특별히 저자세를 보인 적도 없었고... 상대방은 원래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자들만 만났다고 했으니 내적프레임이 낮을 확률이 있네. 카톡 프사, 배사와 프로필뮤직을 바꾼 건 의도성이 보인다.
상대방이 내게 “자신이 먼저 다가간 여자는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정말 인연인 것 같다.” 등의 말을 했던 걸 보아 나는 이 사람에게 절대적 가치가 있었겠구나.‘
이 정도로는 판단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아직 이론을 마스터한 게 아니니 제가 100% 옳은 판단을 했다고 볼 수 없지만요.
그리고 아트라상을 알고 반년이 지난 지금, 첫 상담을 받게 됩니다.
이번에 만난 사람에게는 제가 먼저 말을 걸었어요.
제 이상형에 가까운 외모였고, 배려심 있고 다정해보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고 책도 읽는 등 열심히 사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나.. 제 생각만큼 다정한 사람은 아니었고, 또 가치관도 미성숙한 부분이 조금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연애에 대한 지식이 적어보였어요. 이래저래 단점이 있는 사람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 사람이 모솔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전에 거의 2년동안 만난 사람이 있더군요. 그래서 ’이 사람과 어떻게 그렇게 오래 만났지?‘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어요.
상대방의 낮은 연애 지식 때문에 저는 사귀는 동안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차분히 요구사항을 말하다가 점점 채찍의 수위가 높아집니다. 제가 하는 말도 심해지구요. 저는 그 사람이 절 그만큼 좋아하지 않아서 제게 그렇게 대하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상대방의 잘못을 꼬집는 방법을 잘 몰랐던 것도 있어요.
마지막 순간에도 상대방은 손을 내밀었지만, 제가 마지막까지 상대방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며 끝냅니다. 이렇게 만나봤자 똑같을 것 같아서요. 저는 만만하게 보이지 않으려 일부러 상처줄 수 있는 말을 고르고 골라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동안 제게 나쁜 말을 거의 하지 않았던 상대방도 마지막에는 제게 자존심 발동으로 ’널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는 말을 합니다.
대체 얘가 왜이리 만만해보이기를 싫어하나, 궁금하셨죠?
저는 자존감이 높은 편이에요. 주변 사람들은 제게 장난삼아 자신감 빼면 시체라고도 하구요.
사람과의 관계에서 고자세를 보이면서도 제때 진심 어린 칭찬을 많이 하고, 고마운 건 기억했다가 꼭 돌려줍니다. (물론 눈눈이이로, 제게 못하면 저도 그 이상으로..)
친구들은 절 보러 제 집 앞까지 찾아오기도 하고, 특별한 날도 아닌데 선물을 주기도 하고, 심지어는 저를 무언가 세상에 없는 특별한 사람인 것처럼 대해요. 그래서 저는 인간관계에 관한 걱정은 없답니다.
생각해보면 친구 관계가 쉬운 이유는 무궁무진한 대체자가 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너무 자랑같나요? 다음 말을 하기 위해 씨를 좀 뿌렸다고 생각해주세요. 이제 본론입니다.
동시에, 저는 상처를 잘 받는 성격입니다. 제 생각에 저는 어떤 방어기제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기억나지 않는 어릴 때의 경험 때문일 수도 있겠죠.
그래서 저는 평소에 제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아요. 제 약점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하고, 제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지 걱정도 되구요. 그리고 상처받기 싫어서 마음의 문을 어느정도 닫아놔요. 특히 이성에게는요.
예를 들어 어떤 이성이 제게 잘해주면, ‘그래, 좋긴 한데.. 너는 그 마음이 얼마나 갈까?’ 이렇게 생각하기도 했어요. 좀 부끄럽네요 ㅎㅎ 실제로 그 사람이 제게 잘해주다가 조금이라도 덜 잘해주면 바로 ‘결국 이러네.’ 하고 남몰래 방에서 혼자 울었어요. 상대방에게는 더 만만하게 보이지 않으려 겉으로는 더더욱 당당한 척 굴었습니다.
전에 제가 만나던 사람들은 다 제게 정말 잘해주었어요. 누가 봐도 ‘갑’의 연애를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제가 그런 연애를 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힘들지 않기 위한, 저에게는 단 하나의 방법이었어요.
그런 제게 가장 큰 문제는 프레임 이론을 모르기 때문에 프레임과 신뢰감 관리를 적절히 하지 못한다는 거였습니다. 상대방의 프레임에 질질 끌려갈 때도 있었고, 잘못을 꼬집는 방법을 몰라 신뢰도를 깎기도 하구요.
이게 바로 제가 상담을 받은 가장 큰 이유였어요.
재회보다도, 연애를 현명하게 하는 방법을 알고 싶었어요. 제가 변하고 싶었습니다.
이유가 또 있는데, 상대방이 헤어질 때 마지막 순간에 한 ‘자존심 발동’이 제게 타격이 왔어요.
처음에는 ‘힝.. 진짠가?’ 이런 생각이었는데, 잠시 머리를 식히니 ‘니가 그럴 리가.’하고 제정신으로 돌아오더라구요 ㅋㅋ 저 웃기죠? 어쨌든 ‘내가 네 말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줄게.’ 하고 상담을 신청한 것도 있어요. 제가 봐도 자존심이 이게 무슨 일인가 싶네요...^^
그리고 그 유명한 하서영 상담사님께 상담을 받게 됩니다.
저는 부끄럽게도 지금까지의 연애 실패가 저의 ‘매력 부족’이 원인인 줄 알았어요. 전형적인 고프레임의 마음가짐이죠?
상담을 받고 진단을 받으면서, 제가 정말 상담을 받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칼럼과 후기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완전히 채워지는 것 같았어요. 결정적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돌아볼 수 있었구요. 이제부터 상담 내용을 말씀드릴게요.
채찍을 때린 타이밍이 ‘주관적이다’라는 게 문제라고 하셨어요.
객관적이지 않은 기준, 상대방과 합의되지 않은 기준으로 감정적인 채찍을 때린 게 문제라고 하셨습니다. 즉, 내 기분 따라 화내는 것. 그리고 상대방의 잘못에 비해서 채찍도 과하다고...^^ (특히 뒤로 갈수록 제가 점점 화가 났거든요.)
그리고 제가 상담 신청서에 쓴 여러 사건을 시간순으로 하나씩 설명해주셨어요. ‘이때는 신뢰감 문제없이 했고, 이때는 이 행동이 문제였다.’ 이런 식으로요. 예시를 들어주면서 상대방이 내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지도 말해주셨습니다.
명확한 근거가 있어서 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들었어요. 실제로 이해되지 않았던 상대방의 행동이 이해되기도 했구요.
저는 원래 상대방이 정말 미웠어요. 나는 이런 대접을 받을 사람이 아닌데, 내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대방이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요. 상대방의 객관적 가치가 나보다 월등한 것도 아닌데 내게 이렇게 대하는 게 화가 났어요. (심지어 상대방은 연애 지능이 높지 않은 편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도요.)
그래서, 실은 ‘내게 이렇게 스트레스를 줬으니 너도 한 번 마음 아파봐라.’ 이런 마음이 분명 있었어요. 그래서 연애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저는 어떻게 하면 이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어떻게 하면 내가 만만하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만 초점을 뒀습니다. 나빴죠?
이번에 더더욱 느낀 건데, 먼저 내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가장 먼저 저부터 사소한 일로 상처받지 않을 수 있고, 이렇게 제가 좋게 생각한 사람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었겠지요.
제가 아트라상을 몰랐다면 저 혼자 이걸 깨닫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 같아요. 여길 알게 되고, 큰맘 먹고 상담을 받기로 한 제 선택이 결과적으로 제게 이렇게 좋은 영향이 되었네요.
다행히 아트라상을 알게 되고 저도 점점 나아지고 있어요.
사람은 바뀔 수 있답니다. 단, 자신이 진정으로 원한다면요.
서영쌤 이야기를 열심히 듣다가, 제가 “좀 미안해지네요..”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사실 이때 상대방에게 미안해서 눈물이 찔끔 나왔답니다. 서영쌤 아셨나요? 지금 녹음을 돌려보니 훌쩍 소리가 나네요.. 다정하신 분이라 모르는 척 해주신거겠죠?)
그렇게 하니 서영쌤께서 “예? ㅎㅎ” 이렇게 웃으시면서 괜찮다고, 몰라서 그런거니까 괜찮다고 해주셨어요. 그리고 알고 이랬으면 많이 미안해해야 하지만.. 잘 해보고싶어서 했던 행동들이었고, 어리기 때문에 지금은 당연히 이런 시행착오와 과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구요.
저는 이 말이 참 위로가 됐어요. 시행착오와 과도기를 겪는 건 당연한 거라는 말.
머릿속으로는 시행착오를 겪는 게 꼭 필요한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저는 그런 시행착오와 실패가 있으면 많이 괴로웠거든요. 저는 연애에서 몇 번의 실패를 하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다행히 이제 조금은 바뀌었답니다. 내가 만약 연애에서 실패를 해도, 이런 시행착오로 다음에 더 나은 사람이 된다면 그걸로 저는 지나간 그 사람보다도 훨씬 값진 걸 얻게 되는 거니까요.
이제 아트라상을 알게 되었으니 제가 원한다면 지나간 사람도 붙잡을 수 있구요.
재밌게도, 서영쌤이 제게 나이에 비해서 어른스러워 보인다고 하셨어요. 신기하지 않나요? 제가 상담때 한 건 잠자코 이야기를 들은 것 밖에 없거든요. 고프레임 성향에서 이렇게 차분한 사람은 처음 보셨다고 하셨어요. 굉장히 성숙하다고...(기분 좋으라고 하신 말일 수도 있겠지만요.)
서영쌤은 그래서 놀라셨다는 표현을 쓰셨지만, 저도 많이 놀랐어요. 제 몇 마디 안 되는 말로도 이렇게 절 꿰뚫어보시는 상담사님의 판단력이 신기했거든요.
저는 실제로 어릴 때부터 항상 어른스럽다, 차분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고 말씀하신 대로 또래나 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저를 만만하거나 쉽게 여기지 않아요. 문득 서영쌤께서 어떻게 그런 판단을 내리셨는지 궁금해지네요.
그리고 ‘앞으로 연애도 잘하실 거고, 나~~중에 결혼도 잘하실 것 같다’라는 말씀도 하셨어요.
후기 보시면 알겠지만 자긴 칭찬 잘 안한다고 하시며 ㅎㅎ 어쨌든.. 저도 제게 연예인과 같은 서영쌤과 대화를 나누게 되어 좋았다고 말씀드렸어요.
지금 만나는 사람도 나쁘지 않고, 평범하지만 더 눈을 높여도 된다고도 하셨어요.
그렇게 만족스러운 상담 후에, 상담사님께서 지침을 보여주셨어요.
제가 상담을 받은 또다른 이유는 ‘지침 문자’가 궁금해서였습니다.
미해결 과제가 있으면서, 신뢰감을 주면서도 내 가치를 지키고, 그걸 길지 않은 문장 안에 담아내야 하며 상대방에게 큰 타격을 주는, 그리고 상대방이 살면서 절대 받아보지 않은 유형의 문자. 그리고 내담자들이 보내기를 꺼려하는 지침.
저는 이 지침문자가 제 머릿속에 항상 미해결과제로 남아있었어요. 대체 문자에 어떤 말이 들어있는건지 너무 궁금했거든요.
그리고 서영쌤께서 지침을 주신 결과.. 저는 정말 속으로 ‘헉’ 했어요.
본 순간 저도 ‘이거 내가 진짜 보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들더라구요.
말그대로 제가 절대 보내지 않을 것 같은, 상대방이 받아보지 못했을 문자였어요.
그래도 문장 하나하나의 의도를 다 알려주셔서 이해가 됐습니다.
서영쌤께서는 지침을 보여주신 후에 질문 없냐고 물어보셨어요. 저는 심호흡을 하고... 질문 없다고, 지침 잘 지켜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지금까지 아트라상의 칼럼을 봐오면서 이론이 타당하다고 생각했고, 이 지침은 어찌됐건 그 이론에 입각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하서영 상담사님의 판단도 믿기 때문에 마음을 다스렸어요.
그리고 몇 번 읽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구요.
정해진 날 1차지침 완료하고 다시 후기 남기러 올게요.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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