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후기 1. 미쳤서영 ( 연상연하/1년반/고프저신/70/절대적가치 )
Julieto2
2021. 12. 10
상담받은 후, 바로 1차지침 보내고 3일.
공백기 시작하며 내프도 다질 겸
후기를 적어 내려갑니다. (비장)
후기는 공백기 전후로 1부 2부로 나눠볼게요.
필요하신 분이나, 저랑 비슷하신 분은 제 닉넴으로 검색하시면 될 것 같아요.
지금 너무 흥분해서 후기 안쓰면 안될 것 같아서요.
케이스 소개
-열살많은 연상연하
-연락문제, 집중문제,
-상대방 개복치
(노멘탈, 노자존심, 노내프, 상처잘받, 글로 사랑을 배운타입)
-특이점 + 상대방에게 절대적가치
이별 후 한두번의 정리용 카톡중 초장문, 그것도 며칠 후에 받은 케이스
(서영쌤께서 이런경우 처음이라 하셔서 특이점으로 남겨둡니다.)
-잦은다툼과 말씨름으로 저신뢰도 남자가 멘탈깨지며 지쳐나가떨어짐
1부.
(하서영 상담사님 상담 및 1차 지침 3일후)
1) 내용
남자친구라는 말을 쓰면 내프가 또 흔들릴것 같아서 그쪽이라고 해볼게요.
그쪽과 저는 여자가 열살이나 많은 연상연하입니다.
여기서 어느정도 예상 하시듯 (서영쌤은 한방에 알아보셨음)
순탄치 않았죠.
결혼생각 1도 안해본 남자쪽에서 서서히 그것을 열어가야했고
또 워낙 내프낮고 자존감 없고 무서움 많고 모든일에 용기가 필요한 타입인데도 불구,
저랑 1년 반 "대화"라는 끈덕진 고리로 이겨내며 잘 만났습니다.
그런 용기가 필요하게 될거라는걸 알면서도 그남자는 패기롭게도 적극적이었어요.
그러다 저희도 다른커플들처럼 사소한 문제에서 이것저것 터지기 시작했고,
그때마다 큰 싸움대신 기나긴 그리고 아까말한 끈덕진 대화로 하나씩 해결(?)해나가던 중이었습니다.
서영쌤피셜 제가 완전 초고프인데 당근채찍이 어긋나 그남자 지쳐나가떨어진거라더군요.
예상은 했습니다만, 나름 저는 당근을 많이 줬다고 생각했었어요.
매번 그 남자를 데려오고 데리러 간 것도 저였고, 그 남자의 모든 사회생활의 멘탈 부분을 제가 잡아줬었거든요.
너무 믿은 탓인지 또는 못믿은 탓인지 그런 사소한 이유로 결국 마지막에 터져 그 사람은 저에게 "놓아달라"라는 말을 하게 되고 그 말에 너무 상처받은 제가 결국은 매달리다못해 반 포기 상태로 아트라상을 찾아왔습니다.
상담받기전 저는 그야말로 처참한상태였어요.
2주가량 쌀한톨 못먹고 두유로 버티는 상황이었고, 잠도 거의 못자서 수면제에 의존하기도 했어요.
다른분들처럼 어느날 재회에 대해 검색하다 여길 알게 되고, 하나씩 하나씩 칼럼과 후기를 읽어내려가면서 제 케이스에 대해 집중해 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차, 저프저신일 줄 알았던 제 케이스가 고프저신일 거라는 추측을 하게 되었고, 상담을 결정하게 했던 결정타는 상대방에게 나는 "절대적가치"가 있다! 라는 결론이었어요.
(여기까지의 추론은 그저 칼럼과 후기로만 해보았던 부분인데,
상담시작하면서 서영쌤께 제가 이야길 꺼내자 서영쌤 깜짝 놀라시면서 어떻게 알았냐 하시더라구요.)
여튼 그러면서 저의 내프는 점점 단단해져갔어요.
어느 순간 울지 않게 되었고, (물론 아주 무너지는 날도 있었어요)
조금씩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밥도 먹을 수 있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살은 6키로가 쑥 빠졌지만, 다이어트 된거니 어부지리네요.
그때부터 상담 전 준비해야 할 것들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누워서 쳐 울기만 하면서 서영쌤의 일방적인 가르침만을 받을 것인지, 상호작용하며 하나씩 나조차도 서영쌤께 티끌만큼이라도 이끌어 낼 수 있을것인지 결정 해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털고 일어나 화장을 하고 옷을 입었습니다.
밥을 먹고 커피도 마셨어요.
그 사람이 없는 일상은 마치 외계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고,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 같은 공황이었지만, 애써 더 웃고 애써 더 마음을 다잡았어요.
신기한건 그런 척, 그런 척, 하다보니 점점 잘 되는 것 같더라구요.
친구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습니다.
아이패드로 일일히 섬세하게 보정까지 해서 프사에 걸어뒀어요.
멈춰있던 SNS도 시작했습니다.
"나 이렇게 잘지내,
너 없어도 내 일상은 돌아가.
미치겠지? 나도 알아. 더 멋있는 여자가 되어서 더 절대적 가치를 느끼게 해줄게.
넌 곧 뚝배기 깨진다." 하는 마음이 먹어지자
놀랍게도 마음이 평온해 지더군요.
그 후 서영쌤께 상담받을 날이 되어 저는 씩씩하게 전화를 받습니다.
2) 상담
카랑하고 맑은 목소리로 서영쌤은 말씀하셨어요.
"이 남자 여자를 진짜 사랑하네요."
안도의 한숨과 함께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정신차리고 서영쌤에 목소리에 더 집중했어요.
제 리액션이 좋으니 서영쌤 더더욱 강하게 말씀해주시더군요.
모르셨을 수 있지만, 이 남자 진짜 사랑한다고.
숱하게 다뤄보신 고프저신 케이스이니, 걱정 뚝 내려놓으라고.
잦은 싸움과 상황적 케이스를 보더라도 헤어질만한 이유가 숱하게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년 반이라는 장기간을 연해 했다는 건 그만큼 남자쪽에서 저를 사랑했던 증거, 그리고 남자에게 여자가 절대적 가치가 있는 증거라고 하셨어요.
이미 사진관리 시작했고, 또 운동도 시작해서 살은 살대로 빠지고, 곧 유럽여행도 간다고 자랑을 늘어놓으니 서영쌤 너무 잘했다고 이런 내담자가 다있냐면서 칭찬해주셨어요.
지침을 주셨는데 사실 저, 읭? 이렇게 물렁하다구요? 했어요.
저는 워낙 자존심이 쎄서 완전 쎈 지침을 원했어요.
확 쥐어박아 버리고 싶었거든요.
너덜너덜 해져서 엉엉 울면서 찾아오지 않으면 절대 안만나겠다는 생각이었구요.
하지만 한톨의 의심없이 그대로 컨트롤 씨 브이 해서 보냈습니다.
3)
1차 지침 후
생전 연락 없을 것 같았던 아이가 연달에 한시간에 한번씩 전화가 왔어요. 그렇게 총 두번의 전화와 한번의 카톡이 왔습니다. 카톡은 미리보기에서는 덕담 같았어요.
오늘 3일이 지난 후에 읽어보니 저를 다독이는 내용이었는데, 약간의 아쉬움도 묻어나는... 그리고 자기도 정리하는 중인 것 같다는 뉘앙스였달까요.
진짜 알 수 없네요 하하
여튼 1차 지침 후의 반응은 큰 의미 없다셨으니 저는 에프터 메일을 아낍니다.
제가 원한 것 처럼 매달린다거나 또는 저자세로 사과 등의 표현이었다면 받아줘도 된다셨는데 전화가 온건 기절 초풍이지만 아직 매달린다는 증거는 없기에 소망적 오류에 빠지지 않고 이건 분명 지침에 대해 물어보려고 전화한거다! 라고 결론 내렸어요. 알려주신 행동지침 지키려고 저는 한 번 더 참을 인자를 새깁니다.
전화오자마자는 손이 발발 떨리고 당장 받아서
개달려와서 울고불고매달려야지!!!!
소리지르고 싶었는데. 진짜 하...... 인내의 시간을 즐기면서 비웃어보려구요.
"네가 언제까지 버틸수 있나 보자. 절대 안잊히는 여자의 여유를 보여줄게."
하는 마음을 먹고 먹고 또 먹어봅니다.
솔직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서영쌤께 배정되고 칼럼읽고 후기 읽으면서어쩌면 이것조차 소망적오류일 수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상황적 문제가 많은 사람이니, 진짜 어려운 케이스라 환불권유 하실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근데 서영쌤께 그렇게 말씀드리니 목젖터지게 웃으시면서 절대 아니라고 하셨어요.
워낙 많이 다뤄본 케이스라 자신하신다면서 걱정말라고! 큰소리를 뻥뻥 치셨습니다. 하하
얼마나 든든 하던지요.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끙끙댔던 2주를 생각하면 누군가에게 이렇게 털어넣고 나의 연애사에대해 진지하게 함께 고민해줄 사람이 생겼다는건 이렇게나 시원하고 이렇게나 용기가 생기는 일이었네요.
저는 이제 고난의 공백기를 시작합니다.
다행이도 중간에 2주조금 넘는 시간동안의 유럽여행과 짧은유학이 잡혀있고, 다녀와서는 일에 집중하다보면 공백기는 훌쩍 지날 수 있지않을까 생각해보아요.
무너지는 날엔, 피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 아이가 내 인생에 머물렀던 흔적이고 이 조차 신뢰와 내프를 다져나가는 관계속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제발, 2차지침 보내기 전 그 아이에게 연락이 와 가장 이상적인 재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그 이후 2차 지침쯤엔 이 마음이라면 저는 어쩌면 재회 자체에 의미를 두지 못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가오는 일요일은 저의 생일이고 그 아이와 꿈꾸었던 그날의 일들이 있지만, 혼자보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아마도 그렇게 되겠죠.
하지만 그 많은 이야기와 대화, 그리고 우리의 꿈을 기억하는건 저 뿐만이 아닐테니.
존재 하는 사랑을 저버리는 비겁한 선택이 저에게는 아니었음에 만족하고 공백기와 다가오는 생일을 보내보려고해요.
마지막 여러분과 저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요.
서영쌤 감사해요.
연말 따뜻하게 보내시고 말씀처럼 믿고 잘지내다가 와 볼게요. :)
특이한 연상연하 케이스이니 기억하시리라 믿고
후기와 함께 편지를 동봉해봅니다.
공백기 후 2부 후기 써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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