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예나쌤! 애프터 메일 후기에요! 감사합니다^^
친한사이
2021. 11. 22
예나쌤에게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공백기가 끝나고 지침을 수행했지만 마지막에 실수가 생겨 주말에 내프가 많이 흔들렸습니다.
더구나 출근길에 지침 반응과는 다른 상대의 모른체 하는 행동에 혼동이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 내용들을 담아 예나쌤에게 애프터 메일을 보냈고 예나쌤은 정확히 짚어주셨습니다.
지침 반응에 대한 분석뿐만 아니라 저의 상태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짚으시는 것을 보고 놀라우면서도 부끄러웠습니다.
예나쌤의 말처럼 제가 강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환불권유의 확률임에도 해보겠다고 했고 공백기를 버텨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상담을 신청하면 지침을 쓰고 공백기를 보내지만 저는 지침조차도 쓸 수 없던 상황이었고
공백기는 지침을 쓰기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단순히 지침만을 쓰기 위한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공백기 동안 상대에게서 나온 반응들을 보면서 기대감이 커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더구나 제 자신감이 올라가면서 이거 뭔가 될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러다보니 지침 후 상대의 반응에 대한 기대도 컸습니다.
하지만 제 기대와는 다른, 후기 속에 나오는 그런 극적인 반응은 없었습니다.
예나쌤의 예상은 맞았습니다.
게다가 지침문자를 보내고 제가 읽씹을 했어야 했는데 실수로 그러지 못해 실수라는 것에 대한 강박관념도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번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마음 속에 있었는데 그게 이번 일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패닉 올 정도의 실수는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미스는 있었지만 상담 때 지침문자 이후의 지침 수행에 대해선 그대로 하면 된다고 하셔서 흔들렸던 내프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애프터 메일에서는 앞으로 다시 보낼 공백기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저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난 공백기 동안 알려주신 대로 대체자 찾기 연습도 해보고 사진 관리도 했지만 궁극적으로 저는 상대에 대한 생각을 접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후기들을 보시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재회에 대한 생각을 접었더니 뜻밖에 상대에게서 연락이 왔고 재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예나쌤의 애프터 메일 답장을 받고 이 말이 떠올랐습니다.
재회에 대한 생각을 접었다, 하지만 상대에게 연락이 왔고 결국 재회를 하게 되었다.
후기에서 이 말을 처음 접했을 때 이해가 잘 안되었습니다.
여전히 상대방에 대한 마음이 있어서 상담을 신청했는데 재회에 대한 생각이 접어졌다. 근데 결과는 처음에 원했던 재회를 하게 되었다.
이렇게만 보면 모순된 얘기 같았습니다.
하지만 오늘에서야 이 뜻을 조금은 알게된 것 같습니다.
재회에 대한 생각이 접어졌다는 말에 대해 저는 두가지 뜻으로 생각했습니다.
하나는 진짜 말 그대로 재회에 대한 생각이 접어졌다. 다른 하나는 상대에 대한 생각을 줄이게 되었다.
얼핏 들으면 똑같은 말 아니냐 하실겁니다.
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자는 상대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비운 상태, 후자는 완전히 비우지 못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내담자분들의 성향과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에 따라 전자의 상태가 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후자의 상태가 되시는 분들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전자도 후자도 아니었습니다. 공백기 동안 대체자 찾기 연습은 했지만(예나쌤은 더 연습해야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럴 때마다 저는 상대방에 대한 생각이 커졌습니다.
한때는 썸탔던 사이였고 연애까지 갈 수 있는 좋은 상황까지 갔었는데 연이은 실수로 지금은 모른체 하며 친구로조차 지내지 못하다 보니
상대방과 대화라도 편히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고 싶었습니다.
아예 서로 얼굴을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 마음을 좀 내려놓을 수도 있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는 같은 직장을 다니는 경우이다보니 출근길이나 직장 내에서 마주치는 경우가 있어 상대에 대한 생각이 쉽게 내려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 후기를 쓰면서 이 개념이 떠오릅니다. '소망적 오류'
사실 2차 상담 전에 소망적 오류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자신감이 생기고 상황에 대한 판단과 분석력이 과거보다 나아지다보니 혹시나 내가 소망적 오류에 빠진 것은은 아닌가란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소망적 오류에 빠지더라도 예나쌤 말만 믿고 지침만 어기지 말자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소망적 오류는 단순히 지침만 어기지 말자라는 생각만으로는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담사님들은 누구보다 내담자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시고 판단하십니다.
그리고 이 분석과 판단 그리고 예측은 다 맞습니다. 이 부분은 저도 경험을 해봐서 압니다.
저는 공백기를 보냈고 그간에 나온 반응들 속에서 제 프레임이 올라갔고 그렇기에 지침을 보냈을 때 쌤이 예상하신 것보다는 좀 더 나은 반응이 나올거다 라는 기대를 했습니다.
예나쌤이 어떤 반응이 나올지 말씀을 안해주신게 아닙니다. 예나쌤은 더 나은 방향이 나오면 좋겠지만 상대는 이러이러 할 것이다라며 보수적으로 예상하셨습니다.
저는 알면서도 그래도 쌤이 생각하신 것보다 좀 더 나은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란 기대를 했지만 결국 이것은 소망적 오류였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소망적 오류에 빠졌어도 과거처럼 지침을 어기고 내 생각대로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에 대한 통제는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망적 오류와 강박관념이 합쳐지니 내프를 잡는게 쉽지 않습니다. 사실 그동안 어떻게 이걸 버텨왔는지 제 자신이 신기합니다.
하지만 이젠 좀 내려놓으려고 합니다.
위에 쓴 내용처럼 상대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비우는 것은 당장 쉽지 않을 것입니다.
서로 볼 수 없는 상황은 아니기에 마음을 완전히 비운다는게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덜 해보려고 합니다.
p.s
예나쌤!
애프터 메일 보면서 실수에 대한 불안했던 마음을 잡을 수 있었고 저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쌤이 메일 마지막에 "지혜로운 분이시니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라고 하셔서 처음엔 어떤걸 내가 이해할거라고 하신거지? 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메일을 몇번 정독하면서 읽다보니 쌤이 말씀하신게 다 맞아요.
그래서 제가 쌤의 답장을 보고 이해한 것을 후기로 남기게 된 것이구요.
위에 적은 내용들이 쌤이 제가 이해하길 바라던 방향대로 이해한게 맞겠죠?ㅎㅎ
후기와 애프터 메일만으로도 저의 상태를 꿰뚫어 보시다니 궁예가 아닌가 싶었습니다(농담입니다!)
강박적으로 접근하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고 제가 생각하기에 소망적 오류에 빠져있던 것 같아요.
소망적 오류의 개념을 알면서도 빠지는 걸 보면 소망적 오류라는 놈이 참 무서운 놈이네요ㅎㅎ
지침을 어겼고 더 이상의 실수는 있어서는 안된다, 용납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작은거 하나하나에 내프가 요동쳤던 것도 사실이에요.
쌤이 지난 상담 때 그러셨죠. 언제까지 아트라상을 끼고 셋이서 연애할거냐고.
맞아요. 옆에서 전체적인 진행 방향과 틀은 쌤이 잡아주시지만 작은 부분은 저 스스로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요.
물론 이 말이 이젠 실수 좀 해도 괜찮겠네 라는 생각으로 쓴 말은 아니에요. (다음 지침문자 때는 어이없는 미스가 나오지 않도록 주의할게요!)
하지만 대범함도 필요한 거 같아요. 아직은 쫄보 기질이 남아있어 한순간에 확 바뀌진 않겠지만 노력할게요!
어려운 확률임에도 해보겠다는 저의 말에 도와주시겠다고 하신 쌤의 노력에도 누가 되지 않도록 할게요.
쌤처럼 전문가가 아니기에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판단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번에 다시 갖는 공백기는 제가 어떻게 공백기를 보내야 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상황적으로 상대와 마주칠 수밖에 없고 그만큼 내프도 잡고 소망적 오류에도 벗어나는게 쉽진 않겠지만
최대한 상대와 마주쳤을 때 나오는 반응, 혹시나 연락이 오지 않을까란 기대감
이런거에 흔들리면서 억지로 꾸역꾸역 버티는 공백기가 아니라 저만의 시간을 보내도록 할게요.
그렇다고 손 놓고 다음 지침까지 있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알려주신 대로 지침 수행하면서 보낼게요.
그 사이에 나타난 상대의 반응은 객관적으로 판단해보려고 하고 정 모르는게 있다거나 이건 말씀드려야겠다는 것이 있으면 쌤께 메일로 도움 요청할게요!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늘 감사합니다. 이제 제대로 겨울 추위가 오고 있는데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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