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하서영 상담사님, 손수현 상담사님 상담 후기 그리고 변화
작은곰자리
2021. 11. 21
안녕하세요 북쪽별 내담자 입니다.
이전 재회 업체를 떠돌다가 다른 누군가들처럼 이 곳으로 흘러들어왔고, 결국은 두 번의 상담을 받은 상황입니다.
다른 업체와는 다르게 오히려 상담을 하지 말라고 밀어내고
상담을 받기 위한 시스템도 매우 어려운 편이며, "프레임", "고프저신" 등의 블로그 속 단어들을 보면서 뭔가 남다른 용어 이해가 필요한 영역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장문 카톡 보내면 안되는 이유"나 "차단을 당해도 재회에는 문제가 없다" 라는 내용은 이전 업체에서도 많이 보던 내용이었는데,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글들에서 "압도적 1위"라고 칭하고, 모든 상담사들은 내담자 출신이라는 내용에 가장 신뢰감이 갔고 후기들을 읽어보면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저 후기들이 만약 다 주작이라고 해도, 저 중 하나만 진실이어도 충분할 것 같다."
공통적으로 "지침"을 보낸 후 상대방이 매달리게 되었다는 다른 내담자들의 후기가 가장 흥미로웠는데, 결국 지침을 완벽하게 보내려면 상담사라는 전문가의 서포트가 필요하구나 라는 생각에 저도 상담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들이 얼마나 충격적이길래 그렇게 하지말라고 하는데도 다들 지침을 수정해서 보내고, 똑바로 보내지 못하고, 불안해 하는 경향을 보이는지도 참 궁금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상담사님, 내담자님 모두 혹시 살다가 한 번쯤 귀에서 "삐-" 하는 소리가 약 5초 정도 진행되었던 경험이 있으시죠?
저는 "이명" 이라는 고질병을 약 3개월동안 앓다가 너무나 운이 좋게도 회복하였습니다.
병원 후기도 아니고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첫 상담때 신규 내담자로서 하서영 상담사님의 과분한 칭찬에 너무 당황했었거든요. ㅎㅎ
한번 상상해 보실께요. 새벽에 공중파 방송이 종영하고 "삐-" 하는 소리가 귀에서 24시간 쉼 없이 난다고요.
아마 미치실겁니다. 여러분들의 인터넷 검색 기록은 거의 다 이명에 관련한 기록들로 가득하게 될겁니다.
초반에는 별 일 아니라고 여기실 수도 있습니다. 하루 이틀 지나면 사라지겠거니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라지지 않고 병원에 방문합니다. 여러분들이 받으실 처방은 거의 비슷할겁니다.
"약을 좀 드려볼께요. 한 2주일 치 처방 해드릴테니 다 드시고 내원해보세요."
여러분들은 약을 열심히 복용합니다. 기대와는 달리 약을 먹어도 귀에 들리는 소리는 변화가 없습니다.
약을 다 쓰고 병원에 다시 내원합니다. 여러분들이 들으실 말은 확률적으로 이 말이 가장 큽니다.
"이명은 현재 70%는 원인을 알 수가 없어요. 저로서는 어쩔 수가 없네요. 진료의뢰서를 작성해 드릴테니 대학병원 가보세요"
안타깝게도 이명은 현대의학에서 의사분들도 치료를 포기한 질병입니다. 현재 의사분들 중에서도 이명을 앓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치료하기 위해 별 짓을 다했습니다.
이명 환우들의 인터넷 카페와 오픈채팅방에도 들어가서 정보를 수집했고 해외 논문까지 번역해가며 싸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명의 의사분들을 만났고, 여러 병원들을 찾아보면서 어떤 의사가 더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 어떤 의사분이 더 환자를 단순히 돈이 아니라 진실되게 바라보는지를 찾게 되는 "감"을 잡았습니다.
이비인후과는 어디를 가도 항상 환자들이 북새통을 이룹니다. 의사 분들도 성심성의껏 친절히 환자를 맞아주고 싶으시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여유는 없습니다. 환자가 지속적으로 질문을 하면 더 이상 듣기가 싫어집니다. 표정만 봐도 압니다.
그 결과 저는 평소에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이 아님에도 최대한 짧은 시간안에 저의 발병 시기와 그 동안 다닌 병원, 받은 처방, 복용한 약과 현재 상태 등을 요약해서 말하는 방법을 "어렴풋이"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의사분들이 하는 말을 꼼꼼하게 기억하고 긍정적인 말들은 계속 반복해서 듣기위해 "녹음"을 하는 버릇도 생겼습니다.
그 결과 저는 이곳에서 상담을 받을 때 상담사님들 입장에서는 좀 더 읽기 쉬운 글을 쓰게 된 것 같고, 하서영 상담사님께서는
"올해 읽은 글 중에 제일 기분 좋게 읽었다" 라며 엄청난 칭찬을 듣게 됩니다.
상담 후 녹음파일을 반복해서 듣게 된 결과 하서영 상담사님께서 유일하게 틀리신 한 가지는 저에게 "사회성이 뛰어날 것 같다" 라고 하신 부분입니다 ㅎㅎ
(사실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도 최근에 사회성 없다고 짤릴 뻔 했습니다 ㅠ.ㅠ)
시간이 흘러흘러 그렇게 3개월이 지나고, 거리가 좀 멀어도 저는 스스로를 자신있게 전문가라고 하는 의사분이 계신 병원에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했습니다.
그 분은 따로 돈이 들어가는 처방 없이 저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봐주시고 말씀해주셨고, 저와 같은 케이스를 자주 본다는 듯이 아주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만 하시면 됩니다."
그 의사분께서 하라고 한 다음 날부터 저는 거짓말같이 이명이 사라졌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생활하는데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다가 맞는 말이겠죠.
그 방법을 좀 더 지속합니다. 지금은 귀에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고 고요합니다.
제가 그토록 바라던 침묵을 드디어 찾은 순간입니다. 의사도 보람차고 환자는 행복합니다.
듣고 싶지 않아도 소리를 듣게되는 고통을 3개월이나 앓다가 갑자기 고요해지니 귀가 예민해져서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어폰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고, 음악감상을 하게 되면 헤드폰을 사용하게 되었으며,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도 역에서 역으로 이동하는 소음이 발생할 때에는 두 손으로 양쪽 귀를 막아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질병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스스로의 건강을 현명하게 지키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뭔가 비슷하죠?
내담자들이 모종의 이유로 이별을 겪고, 여러 재회 업체들을 떠돌다가 결국 이곳에 흘러들어와서 상담사님의 말씀대로 하고 재회를 하게 됩니다.
여기서 더 아름다운 결말은, 내담자가 "재회 했다" 라는 현실에 만족해서 더 이상 이론을 찾아보지 않는게 아니라,
다시 고요함을 찾은 귀에서 다시는 이명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시는 "이별" 이 재발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지키는 힘을 찾아갑니다.
멋진 후기를 다른 내담자들처럼 작성합니다.
상담사도 보람을 느끼고 내담자는 행복을 찾고 성취감을 얻어냅니다.
이렇게 해서 열린 결말처럼 상담사님도 보람차고 저도 행복을 느끼게 되는 후기를 쓸 수 있었다면 참 좋았겠지만..
아무리 귀 치료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이미 떨어진 청력을 되돌릴 수 없듯이 아무리 재회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이미 가능성이 박살나버린 케이스는 섣불리 도와주시기 어려우실 겁니다.
1차 상담과 2차 상담 사이에 발생한 돌발 상황으로 저는 손수현 상담사님께 "10% 미만의 확률"을 진단받고
정말 죄송하다며 도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는 말씀까지 듣게 됩니다. ㅜㅜ
내담자의 사연이 절대 오픈되어선 안된다고 들었고, 아직 저는 여정을 다 끝마치지 않았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라 구체적인 서술을 자제하겠습니다.
저는 지침을 보내기 전까지 공백기를 가져야했던 케이스 입니다.
그리고 그 돌발상황은 오로지 저의 잘못으로 생겨난 것이라서 상담사님은 언제나 내담자 편이시겠지만, "인간으로서 이런 상황까지 도와야 하나..." 라는 생각도 충분히 하실 수 있으셨을 겁니다.
그 공백기동안 저에게 일어난 변화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블로그에 자신과 비슷한 상황만을 찾아봅니다.
그렇다가 좀 더 구체적인 단어를 검색해서 찾아봅니다. 인상 깊은 내용들은 몇 번 더 반복해서 봅니다.
한~참 뒤 나중에는 "내담자들이 어떻게 변해갔는지를 보고 어떻게 편안함에 이르렀는지"를 주로 찾아보게 됩니다.
재회심리학을 창시한 사람은 무엇을 소스로 이러한 실용학문을 설립했는지 궁금증을 갖게 됩니다.
인터넷을 조금 뒤져보면, 그 주인공이 누군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현역에서 뛰시는 현재 상담사님과는 다르게 이미 본명과 얼굴을 오픈했습니다.
추천하는 책에 눈길이 갑니다.
공백기동안 책을 읽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원래 책과는 친하지 않고, 앉아있는 버릇도 없었는데,
출근 시간 지하철에서 남들이 다 스마트폰을 보는 동안, 저는 책을 계속 읽었습니다.
물론 힘들었습니다. 가끔은 피곤해서 그냥 졸기도 했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그냥 눈만 갖다 대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책 읽는 습관이 없던 저에게 쉽지 않은 내용의 두꺼운 책을 "완독 했다" 라는 작은 성취감이 생기고, 독서의 즐거움이 생깁니다.
책의 내용들을 보면서 저의 잘못을 알아갑니다. 그 동안 얼마나 잘못되게 살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 결과 제가 추구하는 방향은 상담 전과는 약간의 변화가 생긴 듯 합니다.
"재회가 되든 안되든, 다음 연인과는 이러한 실수를 반복해선 절대 안돼. 그러니까 나는 배우고 노력해야 해"
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설정됩니다.
제가 저지른 잘못은 법의 처벌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누구나 들으면 양심이 없고 도덕적인 죄가 있다라고 손가락질 받을 만한 행동입니다.
스스로의 삶의 규칙을 정하기 위해 종교를 선택합니다.
스스로를 수행하는 "불교" 라는 종교에 끌립니다.
교회나 성당과는 다르게 대부분의 사찰은 산에 있습니다.. ㅜㅜ
저는 주 2회 산에 올라가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불교 교리에 따라 인생의 기준을 설정합니다. 저는 제 삶의 기준을 새로 정립했습니다.
아침일기와 저녁일기를 쓰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오늘 하루 ~한 일이 있었다, 참 힘들었다" 라는 단순한 일기가 아니라,
감사하는 내용과 오늘 하루의 다짐, 반성의 내용이 반드시 짧은 문장을 적더라도 녹아들도록 합니다.
이렇게 살아온 결과 이별 후 그렇게 매달리면서 붙잡으려고 했던 내 인생에서는 더 이상 이 사람 말고는 없을 것 같았던 상대방의 프레임이 조금씩 떨어집니다.
물론 교제기간 자체가 너무나 길기 때문에 아직도 문득문득 그리워지고 다른 사람과 데이트한다는 생각을 하면 괴롭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이전같지 않습니다. 변화한다는 것을 스스로 느낍니다.
20대 청년이 독서라는 습관이 생기고, 절에 다니면서 착실히 살고, 일기를 쓰는.. 요즘 젊은이들은 하지 않을 법한 행동을 합니다.
스스로의 잘못을 정확히 캐치하고 반성하며 뉘우칩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낮은 확률을 뚫고 상대방과 재회가 되든 아니면 언젠가 시작할 새로운 연인과의 관계에서든 적어도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내적 프레임이 조금 상승합니다.
이것이 저에게 생긴 변화입니다.
내적 프레임이 변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정신의 건강도 향상하는 것과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스스로를 발전하려고
태어나서 이렇게 노력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담사님들의 역할이 저에겐 너무나 컸습니다.
저는 재회로의 길이 현재진행형이라 아직 완전한 후기를 작성하지 못했지만,
나중엔 엔딩이 결정된 채로 후기를 다시 써서 상담사님들의 작은 행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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