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내프가 중요한 이유 / 하서영 + 손수현 상담사님
biceps71
2021. 11. 09
상담을 받은지도 3달 반이 다 되어갑니다. 당시 저의 모든 가치관과 판단에 확신이 없었던 시절을 기억합니다. 전여친이 리바를 만들며 있었던 일련의 일들과 다른 외적 요인들이 겹치며, 지금은 기억조차 잘 나지 않는 힘든 순간들의 연속이었습니다.
당시 많은 후기에서, '내프를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말을 많이 보았습니다. 머리로는 이해하겠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루하루가, 아니 1분조차도 살아내고 있는 게 아닌 어떻게든 버텨내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매 순간이 힘들었고 도저히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모르겠었습니다.
다행히 1차 지침과 공백기는 어찌어찌 잘 지켜냈습니다. 2차 지침을 보낼 때가 되었고, 마침 상대방으로부터 간접적인 가능성 제시가 옵니다. (하서영 상담사님께서 가능성 제시 맞다고 컨펌하신, 매우 좋은 반응이었습니다.) 제가 고프가 된 거죠. (사실 헤어질 때도 고프 상태에 그 고프가 오랜 기간 유지되었고 제 일시적인 막장 행동으로 저프가 잠깐 되었지만 금방 회복되던.. 그런 프레임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불안하더군요. 이걸로 된 건가? 프레임이 아직 부족하지는 않을까? 불안한 마음에 2차 지침을 보대기 직전, 이전에도 수없이 읽어 보았던 칼럼들을 다시 읽어보며 제가 하면 좋을 대사들을 머리속에 때려박아넣었습니다.
2차 지침을 보냈습니다. 상대방이 가능성제시를 한 직후였기에, 상대방은 '내가 이러니 이제와서? 떠보는 건가?' 하며 불안함 미움 자존심 뭐.. 그래서 제게 카운터를 날립니다. 이때도 사실 이론으로라도 무장했었기에 자존심 발동에 불과하구나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만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구요. (결과적으로, 그냥 씹고 가만히 있는 게 베스트였습니다. 애초에 상대방이 가능성 제시를 했다는 변수가 있었는데 기존의 지침을 그대로 따란 것부터가 약간 미스였습니다.) 상대가 질투심 유발까지 하는 것에 약간 멘탈도 나가서, 이론을 더 공부하고자 겸사겸사 2차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상대방에게는 그냥 쿨하게 알겠다고 하고 잘 지내라고 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상대방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약간 무리수를 두어 상대방의 자존심을 최대로 발동시키고 말았습니다. 2차 상담 때 손수현 상담사님께 혼날 줄 알았는데 그러지는 않으시더라구요. 2차 상담 덕에 약간은 안심하면서 방향성도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에게 집착하며 반응 하나, 제 실수 하나하나에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던 당시였습니다. 좋은 계기가 있어 살아난 지금 당시를 돌이켜보면 당시 재회할 수 없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던 것 같습니다. 너무 그렇게 민감하고 불안해하니, 공백기가 끝났을 때, 상대방이랑 연락이 닿았을 때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지 않는 것은 당연하더라구요. 그 기간 동안 내프를 잡아야 합니다. 연애를 시작할 때, 혹은 좋은 관계를 이어갈 때, 상대방을 배려하기도 하고 상대방이 정말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할 때는 화도 냈던 (혹은 주의를 줬던..?) 뭐 그런 모습들을 회복해 상대방을 다가가야 합니다. 공백기가 끝나는 날만을 학수고대하며 그 전의 시간들을 어영부영 보내는 것이 아니리, 그 하루하루 또한 소중히 보내는 연습을 하세요. 그리고 내프를 다지라는 것을 보고 무작정 '지금 당장 괜찮아져야지'라고 하시지 마시구요. 절대 그렇게는 안 되고, 절대적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만 지금 자신의 힘든 마음을 오롯이 인정하고 시작하는 것부터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저는 3차 지침을 보낼 때가 되었습니다만 상대방 배려 차원 (이제는 이런 부분도 생각할 여유가 생겼네요 예전같으면 다짜고짜 보냈을 텐데) + 굳이 이런 문자를..? 싶어서 일단 보내는 걸 보류해 두고 있습니다. 재회가 그렇게 간절하지도 않고 상대방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게 됐지만, 지침 수행 기간 동안 아쉬웠던 것들이 떠올라 이렇게 길게 글을 적어봅니다. 괜찮아지고 삶이 회복되었다고 상대방을 완전히 잊은 건 아니니 시간이 지나면서 지침의 효과가 떨어지는 건 아닐까 생각하시는 분들은 너무 걱정하지는 마시구요 ^^ 만약에 상대방과 다시 얼굴을 보게 된다면 저는 확실히 흔들릴 테니까요. 우선 이별의 원인을 (저프 등등) 해결해 마음을 되살리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그럴 수 있게 1차 지침을 통해 당시 상황에서 최선의 대처를 할 수 있게 도와주신 하서영 상담사님과, 중간 상황, 연애사, 상대방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잘 분석해주시고 앞으로의 방향성도 알려주시며 내프 잡는 데 크게 도움 주신 손수현 상담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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