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고프저신] 자립하기/하서영 상담사님
울지말아요
2021. 09. 13
안녕하세요. 상담을 굉장히 많이 받은 내담자 입니다. 며칠전에 글을 썼었는데 오글거리고 오늘 관계에 좋은 진행이 있었어서 새로 글을 씁니다.
저는 17년도 엄청 어린나이부터 상담을 받아왔습니다. 돈 많은 사람은 아닌데 돈이란 돈은 다 상담에 썼죠 덕분에 지금 행복합니다 ^^b
대략 6번 받은 것 같네요. 네명의 상대로 상담을 받아왔고 두번은 제가 이론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서 적당히를 못하고 과하게 행동했었습니다.
제 사회적 지능이 별로 높지 않아서 일어난 아쉬운 일이지만... 지금까지 많이 좋아졌으니 앞으로도 높이면 되겠죠
아무튼, 제 소개를 살짝 해드리자면 남들에겐 밝고 밝은 이미지 이지만, 그 속은 내프가 낮고 멘탈도 약한데 자존심만 센 사람이라 무슨 관계를 유지를 못해요.
이런 사람이다 보니, 항상 신뢰감 문제로 연애가 늘 어지러웠습니다. 센 자존심 때문에 남자가 저에게 무조건 헌신하길 바라는 답정너 그 자체였습니다. (정작 본인은 몰랐음)
이번 연애 이야기 입니다.
#전체 연애
사내 연애로 처음에 고프고신으로 남자의 구애를 받고 연애를 시작했으며, 연애 내내 프레임이 항상 높았습니다.
연애중 싸우고 시간을 가지며 상담을 받았었는데, 쌤께선 주도권은 제게 있으며 객관적 가치도 제가 더 좋다고 하시고 심지어 절대적 가치도 있다고 해주셨었습니다.
상대 분석은 헌신적이지만 자존심 센 타입으로, 잘 해주다가도 수 틀리면 '왜 나만 잘해줘야 하지!' 하고 자존심 부리는 걸 보면 안다고 ㅋㅋ 해주셨습니다. 내프가 낮고 멘탈이 약하다고 하셨습니다. 객관적 가치는 아직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전 똑똑한 사람이 이상형인데 상대도 그런 절대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제 주관이 느끼고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저신이 된 이유는 과한 채찍, 채찍의 수위 조절 실패, 보상 없음. 딱 칼럼에서 나온 내용 대로죠
너무나도 중요한 말을 들었습니다. 이 후기를 읽으시는 고프저신 분들이 계시면 이 말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당근과 채찍은 내 기준이 아니라 상대 기준이어야 합니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 고프저신은 이걸 안지킵니다.
전 이 말을 제가 겪기 전까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적용을 잘 못시켰습니다. 제 기준을 벗어난다는 것은 내프 낮은 상태에선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전 이번 연애에서 굉장히 게으르게 지냈는데, 그러는 상황 속에서 상대는 노력하니 제 내프가 점점 떨어지고 불안감이 올라갔습니다.
역시 게으르면 내프관리가 어렵습니다. 사실 괜히 실험삼아 '난 이론 공부 열심히 했으니 할 수 있을지도???' 라는 마음도 한몫 했습니다.
그냥 게으르고 싶은데 잠시 합리화 한거였죠. 상대방이 잘 해주니 너무 기분이 좋아서 좀 권리로 누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절대 그러면 안되겠습니다.
다시, 당근과 채찍을 상대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 저는 곰곰히 생각해서 화해 후, 상대방에게 칭찬을 굉장히 열심히 했습니다.
상대는 큰 이중모션 없이 화해하자마자 사랑을 듬뿍 보여줬습니다. 내프 낮은 저는 그런 모습에 신뢰감을 참 많이 느꼈지요. 그렇게 금방 다시 알콩달콩 꿀 떨어지는 사이가 됐지만, 저에게 생각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고진감래였어야 했을까요, 여전히 내프관리를 못하고 저는 상대에게 꾸준히 시비를 걸었습니다. 2달 가까이 그랬습니다.
상대도 점점 전 처럼 받아주지 않게 되었고 저희는 싸우면 대화도 없이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애프터 메일을 쓰게 됐고, 저는 제 잘못이니 사과하는 지침을 받게 됩니다. ㅋㅋ 전 이런 지침 누가 받는지 정말 궁금했는데 그게 저였습니다.
제 생각이지만 평소에 상대방에게 모든 걸 마음에 안들어하고 상대방 잘못으로만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프저신이고, 그럼에도 몇달이나 관계가 유지됐다면 다른 칼럼들에 나오는 것 처럼 매달리지 말고 담담하게 상대가 듣고 싶어할 사과하면 대부분 화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결국 저는 메일대로 당장 달려가 사과했고 상대도 안아주면서 미안하다고 해줬습니다. ㅜㅜ 진짜 고마웠지만, 싸움 후에 불안해진 내담자가 살짝 채찍이 잦아졌고, 금방 싸움을 한 상태였던 상대는 미안한 마음에 잘해주려다가도 채찍이 들어오니 자존심이 상하고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답이 보이지 않아서 몇주가 안가 다시 비슷하게 싸움을 했습니다.
#마지막 싸움
상대는 쌓인 것이 터져 헤어짐의 뉘앙스로 이야기를 꺼냈고, 대화를 조금 더 하다가 대화가 안 돼서 시간을 갖기로 됩니다.
(프레임이 진짜 겁나 높은가 봅니다..)
저는 상대에게 시간 잘 가져보라고(비꼬는거 아님) 오빠 의견에 따르겠다며, 이 싸움으로 두번째 애프터 메일을 썼습니다.
운 좋게 메일 처리 요일이었어서 그 날 바로 메일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서영쌤은 신뢰감 관리가 너무 안된다며 ㅜㅜ 안타까워 해주셨고 일시적으로 남자가 지친거니까 앞으론 관계 회복되면 신뢰감 관리 잘 해서 스트레스 없고 걱정없는 행복한 연애 하기를 바라주셨습니다. 물론 지침도 주셨습니다.
우선 오빠 집에 있던 제 많고 많은 짐을 싹 뺐습니다.
지침 내용은 일단 가만히 있고, 최근 칼럼에서 많이 나온 내용인 "남자 마음 읽어주고 프레임은 보호하는 지침" 이었습니다.
(칼럼 - 헤어진 남자친구 잡는법,11일만에 성공시킨 '이것')
지침을 보낸 뒤 상대쪽에서 붙잡으면 받아주는 내용이었는데, 처음엔 메일을 받고 너무 불안했습니다.
'언제까지 가만히 있으라고 하시는 거지??', '언제 쓰라고 주신 지침이지?', '신뢰도 더 안높여도 되나?', '보내도 반응 없는거 아니야?? 없으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지?'
이걸 어쩌나 발을 동동 굴리다가 아트라상 블로그에 들어가서 글을 쭉 봤습니다. '내가 알아내야 해. 이게 맞아. 안그러면 어차피 실수해' 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블로그에서 최근 글, 기억나는 내 상황과 비슷한 글들도 찾아서 읽고 지금까지 받은 상담 글을 다시 읽으면서 점점 예전의 높은 내프의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되니, 점점 상황에 대해 분석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헛수고한건 아니었던거죠.
제가 한 해석은 이랬습니다.
현재상황
-> 여전히 프레임 높고, 마지막까지도 프레임 높은 모습이었다. 솔직히 신뢰도 좀 보였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당시엔 잠시 '저프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 내가 그럴리가 없다.
지금까지 쭉 고프였고 마지막에도 내 기준에서나 한 발 뺀거지 상대입장에선 그런 느낌도 없었을 거다.
상대방 시간 달래서 안 붙잡고 시간 줬고 (엄청 쿨하진 않았지만) 상대 집에 있던 내 짐도 빼서 단호한 모습도 보였다.
신뢰도 떨어지지 않는 선에서 상대방 본능은 자극이 됐을거다.
'언제 쓰라고 주신 지침이지??'
->타이밍이 따로 적혀있지 않은 것을 보니 내용 자체가 핵심이라서 어느 구절에나 붙일 수 있다. 사과할 때도 붙일 수 있고, 이중모션에도 카운터 펀치로 붙일 수 있고, 이별 상황에도 같다.
'신뢰도 더 안높여도 되나?'
-> 이별을 통보받은 상황이기에 적당히 한다. 마지막 만남 때 신뢰도 안떨구려고 노력하기도 했고 본능도 자극됐으니 부족한 신뢰감은 메타신뢰감 칼럼대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가만히 언제까지 있으라고 하시는 거지??', '상대 반응 없는거 아니야?? 없으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지?'
-> (칼럼-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사람 연락받기) 대로라면 2주 정도를 생각해보는 게 맞는 것 같다. 거기에 내 상황까지 대략 계산해보면 내 프레임은 높고 잘 모르겠지만 절대적가치도 있는 케이스라고 지난 상담에서 말씀해주셨으니 조금 더 빨리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어쩌면 2주가 지나도 스트레스로 연락을 안할지도 모르지만 그 때에도 위의 칼럼에서 나온대로 카운터 펀치를 때리면 될 것 같다.
아주 만약 그랬는데도 반응이 없다면 내가 모르는 다른 문제가 추가로 발생한거거나 자존심 발동이니 전자의 경우엔 상황을 파악한 후 계획을 짜보다가 어려울 것 같으면 상담을 신청해서 쌤께 도움을 구한다.
결론
-> 연락이 올 확률이 높으니 조금 더 두고 본다. 또, 연락이 왔을 때 긍정적일 확률이 좀 있고 부정적인(이중모션 혹은 헤어지자) 상황이 나와도 지침으로 카운터 펀치를 먹이자.
그렇게 시간을 가지기로 한 후 멘탈 좋게 주말이 지나서 5일만에 연락이 왔습니다. 퇴근하고 시간 괜찮냐는 연락이었습니다.
처음엔 뭐라 답할지부터 고민했는데 무덤덤하고 불친절하지 않게만 대답했습니다. 불친절이라고 쓴 이유는, 예전에 이 친절하게에 꽂혀서 부자연스러운 행동이 나와서 아예 불친절하지 않게로 생각을 바꿨습니다. (역시 고프레임!ㅋㅋ)
그렇게 종일 일하면서 퇴근 시간만 기다리는데 심장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회사에서 내내 이론보고 마음 다스리려 화장실 왔다갔다 했습니다.
그렇게 퇴근 후 상대를 만났고 카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상대는 예상보다는 괜찮은 이중모션을 보였습니다.
'확신이 안선다...', '좋아하는 마음은 여전히 있는데 이렇게 만나고 싶진 않다', '너는 어떻게 하고 싶냐'
-> "나는 여전히 그 때 말 했던것 처럼 오빠 만나는게 좋고, 계속 만나고 싶지만 오빠 의견에 따를거다. 오빠가 말 했듯이 나도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고 오빠는 생각할 시간을 가졌는데도 만나는게 아닌것 같다면 인연이 아닌걸로 생각 하겠다."
대답을 하면서 뭔가 이상했습니다. 제가 걱정한 상황은 괜히 프레임만 높아서 자존심 발동 때문에 밑 빠진 독 상태의 오빠였는데, 저런 말을 하기엔 오빠가 원하는 바가 그게 아닌 것 같다고 대화 중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제가 변할지 확신을 받고 싶은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말을 바꿨습니다.
"오빤 정말 자신이 없냐. 난 솔직히 이젠 좀 자신이 있다. 그 땐 내가 잘못을 하고 있는 줄을 몰랐었고 이제나마 알게 됐다. 나는 우리 관계가 소중하고 오빠한테 고마운 마음도 있어서 계속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여전히 있지만 그래도 오빠가 원치 않는다면 그 부분 무조건 존중할거다. 그 땐 정말 인연이 아닌걸로 생각하겠다."
여기에 저는 말을 잘 하는 편은 아니니까 서영쌤이 써주신 지침 (1. 달라진 모습 보여주기 2. 떠날듯한 모습 보여주기 (주도권 가져오기) 글 내용을 첨가시켜서 남자의 마음을 그대로 읽어줬습니다.
상대는 달라진, 달라질 듯한 제 모습에 마음이 열렸는지 조금 더 자신있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말로서만 보면
똑같은 이중모션이지만 긍정적인 뉘앙스였습니다. 저도 제게 신뢰감 있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듣고싶어하는 말을 해주는 기분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러다가 잠시 머뭇할 말이 나왔습니다.
"지금 선택하기엔 자기는 너무 확신이 서지 않는다. 앞으로도 확신하게 될 거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놀라서 일단 프레임을 보호하려는 말이 나왔습니다.
"생각하기엔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던것 같았는데.. 난 오빠가 당연히 결론을 짓고 오늘 보자고 연락한 줄 알았다. 뭐라고 하려는건
아니지만 내 마음도 이해해주면 좋겠다."
솔직히 살짝 실수였습니다. 그렇지만 곧 무슨 뜻인지 이해하고 듣고싶어하는 말을 이어해줬습니다.
"..휴 그렇지만 오빠가 무슨 의미로 그렇게 말 하는 지 나도 시간 가지고 생각하면서 같은 생각 했어서 알 것 같다. 그래 그렇게 해라. 한번 여유롭게 기다려 볼게"
하고나서 웃어줬습니다. 테이블 밑에선 손 벌벌벌 떨면서요 ㅋㅋ 오빠도 기쁜듯이 웃더라구요. 너무 뿌듯했습니다.
이후로는 분위기가 좋아졌기 때문에 서로 어떻게 시간 보냈는지, 그간 연애할 때 어땠는지와 예쁘다는 둥, 좋은 분위기로 대화했습니다.
필요한 상황들에서는 신뢰도 높이는 말 해주고 기분 좋아지니 자동으로 좋은 프레임 높이기도 나왔습니다.
오빠는 좋아 죽으려 하더라구요 ㅎㅎㅎ 차마 본인이 나중에 실수라면서 미안할 일 생길까봐 덥석 화해하자고도 못하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오빠에게 고프고신대로만 대하니 오빠도 최대한 빨리 생각 끝내겠다면서 이렇게 몇번만 더 만나봐 달라고 얘기하는데 내프 낮은 제가 봐도 좋아서 실망시켜주고 싶지 않은 남자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기분 좋게 기다려주겠다고 해줬습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니 당근을 줄 수 밖에 없더군요 ㅎㅎㅎ 좋았습니다.
한시간 정도 그렇게 둘이 오랜만?에 기분 좋은 시간 보낸 후, 오빠가 용기 낼 때 마다 당근을 줬고 좋은 상황에 있습니다.
만약 멘탈 안좋아서 또 갑자기 휘청이면 좀 힘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별로 어려울 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 확신이 들어서 오늘, 상담 날짜를 잡고있던 상담 신청을 취소하고 왔습니다. 관리자님 번거롭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ㅎㅎ
후기로 보답하고 있는걸로 여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른 내담자 분들께, 저도 5개월 넘게 재회기간 들여본 적 있고 재회에 실패한 적도 있기 때문에 마음 너무 잘 아니까 힘내셔서 멘탈 잡기 위해서라도 꼭 칼럼 많이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멘탈이 좋지 않으시겠지만, 또 저보다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으시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서영쌤 오랜만에 봬서 너무 반가웠고 쌤처럼 말을 잘 하고 싶네요.. 다음엔 음.. 안오는게 베스트겠지만 온다면 더 나은 모습으로 뵐게요 ^^
자립하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엔 확실하게 자립하고 메일로 자랑할게요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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