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상담 후기
가능성 제시 없이 재회한 케이스 / 고프저신 그 자체 / 결혼문제 (이강희 상담사님)
MH030
2021. 08. 27
결혼 적령기 1년 이상 연애한 커플입니다.
이런저런 사연 있으신 분들 많긴 하지만.. 저희도 어찌보면 아침드라마, 어찌보면 로코 같은 파란 만장한 연애를 했답니다..
강희쌤도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하셨어요 ㅠ_ㅠ
연애 기간 동안 남친이 절 많이 사랑하는게 느껴지고 결혼 이야기를 많이 하는거에 비해 제대로 추진은 안하는게 불만이었어요.
그 문제로 한 번 헤어지기도 했다가 재회를 한 상황이었는데, 이번엔 남친 부모님이 약간 반대를 하기 시작하니 남친이 더 밍기적대는게 보였고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서 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확신을 갖게 하기 위한 상담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고프저신 / 결혼 확률 70% 로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에 저에게도 남친이 현실적인 부분 때문에 고프였던 것 같은데 쌤이 제가 아깝다는 듯이 말씀을 해주셨어요..! 사실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에이 설마 했거든요
남친은 저의 사랑을 자주 의심하고 저한테 컴플레인(?) 걸 때가 많았는데, 제가 생각한것보다 내프가 많이 낮게 나왔어요. 내프가 낮으면 상대는 가만히 있어도 고프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심지어 제가 원래도 고프성향이라 자주 트러블이 있는거라고 하셨어요.
신뢰도만 신경쓰면 결혼까지 무난하게 갈 수 있을거라고 하시며 신뢰도 올리는 방법에 대해 정말 자세히 길게 써주셨어요.
분명 읽을때는 오 맞아 이거야! 했거든요..? 근데 돈 내고 상담을 신청해놓고서는... 성격이 어디 잘 안가더라고요 ㅋㅋ 막상 남친이랑 대화하면 다시 원래의 습관으로 돌아가 버렸어요 ㅠㅠ 노력 부족 인정합니다..
'눈치주기' '감정적으로 비난하기' '내가 이길때 까지 말꼬리잡기' 등등.. 나쁜 프레임 올리기 습관이 나오더라고요.
남친이 자신없는 모습을 보이자 저는 몇시간동안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결국 뒤돌아 헤어져버리고 맙니다 ^^ㅋ
(강희쌤 결혼상담 와서 되려 헤어져서 당황하셨을듯..ㅋㅋㅋㅋ)
애프터 메일로 상황 말씀드렸더니 강력지침을 주시긴 했지만 그 전에 우선 신뢰감 높이며 잘 타일러 보라고 하셨어요. 제 성격이 훤히 보이셨는지 꼭 신뢰감 먼저 하고 안될때 보내라고 신신당부 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장문으로 신뢰감 높이는 카톡을 하나 보냈는데 답이 없길래 바로 강력지침을 보내버립니다.. (이것도 나중에 혼났네요. 좀 더 타일렀어야 하나봐요. 신뢰감 10 낮추고 2 올리고서는 나는 했는데? 해버리는 고프저신의 본능이 무섭습니다ㅠ 심지어 그 와중에도 프레임 슬쩍 지키는 뉘앙스라고.. 총체적 난국이었네요)
그 1차 지침은 남자의 죄책감을 심각하게 유발하는 내용이었어요.
그것 또한 답이 없었지만 저는 오히려 차단을 하고 잘 지내며 미련없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공백기 중에 제 SNS 염탐하는걸 여러번 목격했습니다.
다음 지침을 주셨는데, 공백기가 훨씬 지나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남친이 저한테 미련 있는 게 보이니 오히려 저에게 '재회가 급하지 않은 일'이 되었고, 공백기는 최소한으로 주신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최대한 선연락을 참아봤어요. 마지막에도 내가 장문 보냈는데 또 해야돼? 싶기도 했고 (이 생각 블로그에 금지라고 되어있죠 ;;)
자기가 죽도록 힘들면 연락 오지 않을까, 정 너무 안오면 나중에 해봐야지 하는.. 고프의 테스트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재회는 미루고 대체자 만드는 노력을 열심히 했는데 생각보다 대체자 감이 많더라고요..? 물론 남친이랑 쌓아온 스토리와 미운정 고운정이 있기에 쉽게 마음이 가는 건 아니었지만, 이번 기회에 제 가치를 더 잘 알게 되고 내프가 단단해졌어요.
결국 주신 공백기의 두배 정도 기간이 흐르고 선연락이 옵니다.
수척한 얼굴로 만나자마자 엉엉 울더라고요.. 인생 최악으로 너무 힘들고 저한테 너무 너무 미안하대요.
다른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해봐도 되지가 않는대요.
자기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이제는 그럴 수 있대요. 저한테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해요.
하지만 그 말과 동시에 저한테 신뢰감을 간곡히 부탁하더라고요. (자세한 얘길 쓸 수는 없지만.. 저는 아트라상 블로그 결혼하고 싶은 여자 포스팅에 딱! 반대되는 성격이랍니다 ㅎㅎ;;)
상황이 힘들어도 헤쳐나가볼테니 자기한테 힘을 많이 달래요.
왜 연락 안했냐고 하더라고요..? 자기가 1차 지침 씹어놓고 ^^.. 역시 2차 지침이 선연락이라 고민할 필요는 전혀 없구나를 또 직접 확인했네요. 했으면 정말 반갑게 받아줬을 것 같네요.
만약 헤어지기 전에 신뢰감을 많이 올렸으면 헤어지지 않고 신뢰감을 쌓았었겠죠? ㅎㅎ 강희쌤이 추천하셨던 방법은 이쪽인데,
어쩔 수 없이 상황이 망가진 김에 프레임을 심하게 올려놓고 신뢰감은 그대로니 위의 멘트들이 나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헤어져보니 헤어짐도 좋은 경험인 것 같아요. 저도 공백기동안 생각을 많이 했는데, 옆에 사람이 있을때보다 간절해져서 더 몰입이 잘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이 사람을 사랑하기도 하지만 연애를 하면서 이 남자 덕에 편하다는 생각도 많이 했거든요. 그 마음이 자연스럽게 저신의 행동과 말로 표출되는 것 같아요.
강희쌤이 제가 하~~~도 신뢰감을 못높이니까 ㅋㅋㅋ 신뢰감이란? 하면서 초등학생한테 처럼 차근 차근 알려주셨어요 ㅠㅠ 아무래도 신뢰감은 초딩 수준이 맞는 것 같아요.
저한테 프레임 높이는게 타고난 수준이라고, 원래 이런 지침 잘 안주시는데 전 신뢰감만 신경쓰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헤어진 기간동안 신뢰감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커뮤니케이션 강의도 듣고 뭐가 문제였는지 제 생각과 언행들을 처음부터 뜯어봤어요. 제가 정말 남자한테 확신 주기 어려운 성격이라는 자기 객관화가 되었답니다.
아트라상 아니었으면 이런 사고를 할 기회가 있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너무 감사드려요!
상대가 어떤 사람이 될지 모르지만 결혼이란걸 하려면 신뢰감을 꼭 꼭 높여야할 것 같아요.
누가 이기적이고 시비걸고 잔소리하는 여자랑 결혼하고 싶겠어요 ㅠㅠ
원래는 '나랑 있으니 무조건 행복하지?' '내가 행복한걸 보니 너도 행복하지?' 라는 생각이었는데 그런 행복은 연애적인 요소고, 결혼 확신까진 못주는 것 같아요. 이제 지속 가능한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요.
자기 탓만 하는것도 잘못이지만, 자기가 잘못한 부분이 있어도 상대탓만 하는 것도 위험한 것 같아요.
지독한 고프저신 분들! 갑질은 적당히.. 상대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 가지세요. 머리로가 아니라 가슴 깊숙한 고찰이 필요한듯 해요.
그리고 저 응원해주신 강희쌤 정말 감사드립니다!! ^^
고프고신이 되어 좋은 소식으로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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