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사정으로 후기가 조금 늦었네요.

최시현상담사님께서는 50%면 환불권장을 하시겠다고 하셨지만 애초에 이번 상담은 재회에 간절했다기보다는 나를 제대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진행하기로 한 면담이었습니다.


긴 상담문의 신청글을 적으면서, 그리고 그와 별개로 제가 그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도 끄적인 글을 막 적어봤는데 적다가 징글징글해지는 것도 있고, 적다가 다시 떠오르면 고치고, 또 다시 내가 무슨 광명을 찾는다고 이러고 있나 현타가 오기도 하고 ㅋㅋ참 많은 감정이 오갔습니다.

그 사람 입장에서 보여서 이랬어야했구나~라는 생각으로 적어내린 글도 결국 저프스러운 글이었구나 깨닫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사랑했어도 사실 끝난 인연과 늘 돌아보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상담을 진행했던 것은 이번 연애는 뭔가 제가 꼰 부분으로 확실히 빠르게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했고 조금 더 많은 데이터를 쌓아둔 사람들(상담사님들)이 진단한 나의 성향과 보완점을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외모적인 부분으로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생각도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ㅋㅋㅋ일단은 좀 그 사람한테 저프로 남는 것이 싫었습니다.

평소 결혼에 목을 매는 편은 아니었지만 더 이상 부딪혀 깨져가면서 배우는 연애는 하고 싶지 않고, 아직까지 미완성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빠르게 개선하고 싶은데 상담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달라지는 생각 떠오르는 새로운 말들과 장면들 여러 칼럼을 읽으면서 나는 이 관점에서는 고프인가 저프인가 나는 프레임을 깎는 사람이었나 신뢰도를 깎는 사람이었나 내 관점으로 아무리 진단해도 제3자의 시선이 필요했습니다. 사실 저 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그러실 것 같아요

특히 상담사님이 말씀하신대로 저는 '생각이 너무 많은' 약간의 강박성향이 있는 사람이었어서 상대의 지나가는 한 두 마디가 더 큰 의미나 중요한 힌트였던 것처럼 느껴져 거기에 꽂히는 때에는 별별 또다른 생각들이 뻗어나간 적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상담을 진행하면서, 그리고 상담사님께서 해주신 말씀들을 복기하면서 느낀 건 제가 꽂혀 있던 그 사람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문제가 아니었구나, 조금 더 거시적으로, 그 사람과 나를 관통하는 요소들에서 생각을 시작했어야 하는구나 였습니다.

정말 '이별'에 직행하게 된 핵심적인 포인트를 중심으로 가지치기 해주시는 걸 듣다보니 제가 정말 핵심요소보다 곁다리들을 주목한 것을 느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사람과의 연애는 나의 신뢰도 테스트와 그의 낮은 내프의 콜라보로 만들어진 것이었네요.

제가 보완해야할 테크니컬한 부분이 어떤 것인지도 다시 한 번 상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상대가 느꼈던 '어색함'이라는 부분의 원인과 그 강도에 대해서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후기를 보면서 처음부터 너는 고프저신이다/저프저신이다

이런 진단을 해주실 줄 알았는데 저는 따로 그런 말씀이 없어서 의아했는데 나중에 제가 질문해서 대략적으로 알았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미리 짚고 가세용)

그리고 뭔가 생각지도 못한 지침을 받고 느꼈던 어색함에 두 번 의아했었습니다. 후기나 상담사님들 컬럼 보니 전반적으로 다들 비슷한 느낌을 받으신 듯도 하고.

이성을 떼내고 본능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건 아직 저에게 조금 어려운가봐요...


최시현 상담사님께서 약간은 츤데레처럼 말씀해주셨었는데, 상담이라는 관점에서 지침은 내렸지만 이 사람의 성향 탓이 크고 내담자가 크게 잘못한 걸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좋게 보이지 않고 좋은 사람 많다라는 말씀해주시면서 저에게 이 남자는 50점짜리일 수 밖에 없고, 손절하는 것도 추천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아무렇지 않게 저를 좋게 봤고 충분히 좋은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해주셨을 때 저 역시도 당시에는 덤덤하게 들었지만, 이게 혼자 반창고 뜯고 연고 바르고 있었는데 마지막 밴드로 처리해주신 그런 느낌이었나봐요.

내 스스로가 무엇을 고쳐야할까 하며 포커스 두고 있던 자세가 풀어졌습니다. 덕분입니다 :)


안내해주신 지침 시점까지 조금 남기는 했는데 물론 재회에 대한 간절함은 없지만 저프로 끝날 수 없지!하는 마음이 조금 있는지라 설명해주신 지침이 노리는 효과와 별개로 제가 받은 이 지침과 반응 후 어떤 경우의 수들을 고려하고 계신 것인지, 왜 이 시점이 적절한지 사실 그 부분이 너무 궁금해서 애프터메일을 쓸까말까 너무 고민 중입니다.

재회보다 저는 프레임 회복이 조금 더 포인트여서요 ㅎㅎㅎㅎ(요것은 강박성향보다는 탐구심으로 봐주시길..)


개인 일상이 바빠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고, 간간히 생각나는 건 생각이 나는구나~하고 흘려보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제 프레임이 높아져서 상대방도 감정투자가 조금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직 치기 어린 마음이 있네요 ㅎㅎㅎ

남은 시간 조금은 더 다듬어가면서 저도 제 스스로가 조금 더 여유있고 좋은 방식으로 연애하는 방법을 체화시키는 시간으로 지내보겠습니다.